[지구] 0.01% 인간, 포유류 83%를 말살하다 지구환경

bio1.jpg » 지구상 포유동물의 60%는 가축이다. 픽사베이

 

지구상 생물 총량 분포도 완성

인간, 야생 포유류 83%...식물 절반 파괴

 

2018년 현재 전세계 인구는 76억명에 이른다. 200년 사이에 8배가 늘었다. 하지만 지구 전체의 생물체 총량에 비하면 미미한 숫자다. 그럼에도 인간은 '만물의 제왕'으로 지구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문명의 탄생 이후 불관 1만년 안팎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지금 지구의 생명체들은 과연 어느 정도로 불균형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일까?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0.01%에 불과한 인간이 모든 야생 포유동물의 83%와 식물의 절반을 파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스라엘 바이츠만과학연구소의 론 밀로(Ron Milo) 교수가 이끄는 국제공동연구진이 21일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한 연구 결과다. 바이러스를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물군 총량을 종합 분석한 첫 연구 결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인간이 유일하게 개체 보전을 지켜준 생명체는 가축뿐이다. 이에 따라 현재 닭, 오리 등 가금류는 모든 조류의 70%, 돼지 등 가축은 모든 포유류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인간의 총량은 포유류의 3 분의 1 정도이다. 포유동물 가운데 야생에서 서식하는 동물은 불과 4%다. 밀로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 지구상에서 인간이 얼마나 불균형적인 상황을 초래했는지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gg.jpg

생물체내 탄소량 비교 방식으로 추정

인간 총량은 6천만톤...전체의 0.01%


연구진은 생물들의 총량을 추정하는 수단으로 각 생물체에 있는 탄소를 측정해 비교하는 방법을 썼다. 위성에 탑재된 원격센서, 유전자 시퀀싱 같은 첨단기술을 사용한 수백개의 연구 데이터들을 분석 자료로 활용했다. 그 결과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명체의 탄소를 합치면 5500억톤(이하 탄소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의 패권을 쥐고 있지만 중량으로 본 비중은 매우 가볍다. 총 6천만톤으로 전체의 0.01%다. 남극의 크릴새우나 흰개미와 같은 수준이다. 바이러스는 인간의 3배, 물고기는 12배, 균류는 200배나 된다. 지하 깊숙한 곳에 있는 박테리아의 경우 총량 파악에 불확실한 구석이 많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인 개요를 파악하는 데는 탄소 측정 방법이 유용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bio3.jpg » 흰개미 총량은 인간의 총량과 같은 수준이다. 픽사베이

인간 총량, 흰개미와 같은 수준

식물이 지구 전체 생물의 82%

바다 생물량은 전체 1% 불과

 

지구상 모든 생명체 집단의 무게를 비교한 결과를 토대로 한 이번 추정치는 오랫동안 받아들여져 온 가설을 뒤집었다. 첫째는 지구상에서 가장 압도적인 생물체는 식물이라는 점이다. 박테리아는 모든 생명체의 13%에 이르는 주요 생명체이기는 하지만, 식물과 비교하면 식물의 6분의1에 불과하다. 식물의 총량은 4500억톤으로, 지구상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의 82%나 된다. 인간의 7500배다. 곤충에서 곰팡이, 물고기에서 동물에 이르는 다른 생물들은 전부 합쳐봤자 전체 생물 총량의 5% 정도이다.
연구진이 밝혀낸 더욱 놀라운 사실은 바다 생물량의 비중이 1%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바다가 지구 표면적의 70%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엄청난 불균형이다. 식물을 포함해 대다수 생명체는 육지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 중 8분의 1은 지표 아래 깊숙한 곳에 묻혀 있는 박테리아로 무려 700억톤이나 된다.

bio2.jpg » 한 해 600억마리의 닭이 인간의 먹거리가 된다. 픽사베이

 

조류 70%가 가금류..포유류 60%는 가축

 

인간의 지배적인 역할에 주목한 일부 과학자들은 현재의 지구를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새로운 지질시대로 명명하고 있기도 하다. 이들이 인류세의 대표 지표 화석으로 꼽는 것이 닭뼈다. 인류는 한 해 600억마리에 이르는 닭을 먹어치우고 있다. 2020년에는 닭이 돼지고기를 제치고 세계 최대 육류로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오늘날 사육되고 있는 닭, 오리 등 가금류는 지구상 모든 조류의 70%를 차지한다. 나머지 30%만이 야생 조류다. 포유동물도 마찬가지다. 돼지를 비롯한 가축이 지구상의 모든 포유류의 60%를 차지한다. 가축의 주류는 소와 돼지다. 인간의 총량은 전체 포유동물의 36% 정도다. 야생 포유동물은 포유동물 전체의 4%에 그친다.

지난 50년 사이에만도 지구상 동물의 약 절반이 사라진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인간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농업, 벌목, 각종 개발 등 자연 파괴행위들은 결국 6번째 대멸종을 부를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간 문명을 태동시킨 농업혁명, 자본주의 씨앗을 뿌린 산업혁명이 생명체의 대규모 멸종을 촉발한 촉매였다. 현재 남아 있는 것은 야생 포유류의 6분의1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과학자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한다. 바다에선  3세기에 걸친 포경으로 해양 포유동물의 5분의1만이 살아남은 상태라고 한다. 반면 전체 포유동물은 4천만톤에서 1억7천만톤으로 4배 증가했다. 인간이 사육하고 있는 가축 때문이다. 오늘날 자연 생태계가 얼마나 뒤틀려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 하겠다.

bio4.jpg » 지구 생명체 총량의 82%가 식물이며, 그 대부분은 나무다. 픽사베이

 

고기를 덜 먹는 것의 의미 되새겨야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 럿거스대 폴 폴코스키(Paul Falkowski)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논문에서 우리가 건져갈 것은 두가지다. 첫째는 인간이 매우 극단적으로 자연 자원을 착취했다는 점이다. 사실상 모든 대륙에서 인간의 식량이나 쾌락을 위해 야생 포유류를 도살하고 경우에 따라 멸절시켰다. 둘째는 육상 식물의 총량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그 대부분은 나무라는 점이다."
밀로 교수는 "이번 연구가 사람들한테 인간이 지구에서 수행하고 있는 매우 지배적인 역할을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시각을 제공해주기를 바란다"며 자신은 가축이 환경에 끼치는 거대한 영향을 고려해 고기를 덜 먹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우리가 어떤 식단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동물과 식물, 그리고 다른 유기체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2018053100116_0.jpg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31/2018053100116.html?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출처
https://www.theguardian.com/environment/2018/may/21/human-race-just-001-of-all-life-but-has-destroyed-over-80-of-wild-mammals-study

https://www.atlasobscura.com/articles/biomass-of-everything-on-earth

https://www.sciencealert.com/humans-are-just-0-01-of-life-earth-but-we-annihilated-rest-biomass-animals-mammals-plants

http://www.sciencemag.org/news/2018/05/plants-outweigh-all-other-life-earth?utm_campaign=news_daily_2018-05-21&et_rid=17776030&et_cid=2065701
논문 보기
http://www.pnas.org/content/early/2018/05/15/1711842115

그래픽 보기(생물유형별 비중 비교)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plants-are-the-worlds-dominant-life-form/?
닭, 2020년 돼지고기 제치고 세계 최대 육류로
-한해 600억마리 희생.
https://www.theguardian.com/environment/2016/aug/31/domestic-chicken-anthropocene-humanity-influenced-epoch

TAG

Leave Comments


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 

Recent Trac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