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주] '안방의 세월호'가 돼버린 가습기 살균제 미래기상도

[5월1주]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안방의 세월호'란 별칭을 얻었습니다.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 지금까지 진행돼온 양상이 2년 전 세월호 침몰 이후 사태와 다를 게 없다는 데서 온 비유인 듯합니다. 뭐가 같을까요?

무엇보다 초동조처에 실패한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신속한 조처보단 누구 소관인지를 먼저 따집니다. 그러는 사이에 피해자는 속수무책으로 희생되고 말았습니다. 분노의 여론이 들끓자 표적에 책임을 돌리는 것도 같습니다. 이른바 초점을 다른 데로 돌려,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시선 돌리기 수법입니다. 부부싸움에서 남편들이 불리할 때 흔히 쓰는 수법이기도 하지요. 세월호 때는 유병언이, 이번엔 옥시가 시선돌리기의 대상이 된 듯합니다. 의도야 어쨌든 결과적으로 사태의 근본 책임이 정부에 있다는 걸 회피하는 처사입니다. 애초 정부가 선박이나 제품 독성을 제대로 관리, 감독만 했더라도 이런 비극이 벌어지진 않았을 것입니다.  검찰에서 뒤늦게 역학조사 결과 조작 여부를 수사한다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수사를 하려면 관리감독 책임을 외면한 정부의 책임자들한테 먼저 법의 칼날을 들이대야 합니다.

더 기가 막힌 건 원통하게 죽은 희생자들이 대부분 어린이, 청소년, 아기엄마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사회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국가가 더 특별히 보호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지요. 아동청소년보호법이나 모자보건법, 어린이헌장을 별도로 만든 이유입니다. 명실상부한 정부의 직무유기입니다. 

한 사례를 들어볼까요? 1950년대 말 미국의 한 식약청 공무원은 독일 제약사가 시판 허가를 신청한 한 진통제를 독성 실험 정보가 부족하다며 시판 허가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 약은 전세계적으로 1만명이 넘는 기형아 출산 사태를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이 공무원 덕분에 기형아 사태를 겪지 않았습니다. 한 공무원의 힘이 이 정도일진대, 정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정부는 여전히 국민의 안전보단 기업의 이익이 먼저인 듯합니다. 기업이 권력의 돈줄이니, 가재는 게편인 것일까요? 그러니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옥시의 본사 영국에는 기업과실치사법이란 게 있습니다. 이 법의 적용을 받은 기업에 물리는 벌금에는 상한선이 없습니다. 이번 같은 일이 한번 벌어지면 기업은 파산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그럴 일이 없습니다.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임하겠다." 박 대통령이 선거 당시 했던 말입니다. 그런 마음이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이렇게까지 번진 데 대해 국민한테 사과를 먼저 했어야 합니다.  '공복'의 수장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사과를 해야 할 때 오히려 호통을 치는 게 특기죠. 이번에도 엄정 수사하라는 호통만 쳤습니다. 그렇게 해서 검찰이 그나마 움직이기 시작한 걸 고마워해야 할까요? 시쳇말로 '웃기는 짬뽕'입니다. 자신이 홀대받는다고 생각되는 정부 아래서 삶의 행복감이 높아질 수 있을까요?

 

[이번주 칼럼] 언론은 왜 옥시만 때리나?/성한표

"언론 보도가 애경, 롯데, 이마트, 홈플러스 등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다른 대기업들은 제쳐두고, 유독 ‘옥시’에만 집중하는 것은 정도가 지나치다. 유사한 혐의를 받는 다른 기업들은 그냥 두고 유독 한 기업에만 집중하면, 그 기업만 불매운동과 같은 대중의 몰매를 맞는 효과를 가져온다. 대중의 시선을 한쪽에만 집중시키는, 일종의 ‘시선 돌리기’ 효과다. 도망자가 지니고 다니면서 추적견을 따돌린다는, 냄새가 지독한 훈제 청어(red herring)가 하는 역할과 비슷하다. 이번 사건에서 시선 돌리기로 득을 보는 쪽이 어딘지는 뻔하다. 시선 돌리기는 권력자들이 애용하는 통치수법의 하나다. 2년 전 세월호 참사 때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원 등 정부로 향하던 국민적인 분노와 의혹의 시선을 유병언 쪽으로 돌리게 유도한 것이 전형적인 시선 돌리기 기법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국민적인 분노를 유병언 개인에게 묶어두는 데 성공했다. 결국 국회가 특별조사위원회까지 만들었지만, 세월호 진상규명을 밀고 나갈 대중적 에너지는 이미 상실한 뒤다. "

 

[세상 읽기] 가습기 살균제 앞에 선 사회책임기업 / 이원재

"영국 기업의 한국법인 옥시레킷벤키저가 보여준 모습은 끔찍하다. 어린이들이 죽어가는 중에도 적절한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정부 조사가 본격화하자 유한회사로 모습을 바꿔 기업 정보를 감췄다. 제품 유해성에 대한 연구는 입맛대로 나오도록 조작했다. 검찰 수사로 흘러나오는 내용들이다. 그동안 영국 본사는 전세계 어린이들의 설사병 사망을 막겠다며 거액을 기부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유레카]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 / 구본권

 

[세상 읽기] ‘루프물’로서의 대한민국 / 박권일

"2000년대 이후로만 따져봐도 여러 번이다. 세월호 참사, 천안함 침몰 사건,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 언젠가부터 국가의 총체적 무능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일은 예외 사태가 아닌 일상생활이 됐다. 마치 ‘루프물’ 같다. 루프물이란 고리(loop)에 갇힌 것처럼 동일한 사건이나 시간이 무한히 반복되는 이야기를 가리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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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 뉴스

      

계속성장

(Continued Growth)  

정부, 아동권리헌장 선포 당신은 좋은 어른입니까
한국 청소년 행복지수 다시 OECD 회원국 중 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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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남성 결혼 확률, 미취업자의 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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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Collapse)

옥시, 5년 만에 가습기 살균제 직접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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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습기살균제는 ‘안방의 세월호’… 피해자 최소 29만명”

한국역학회 “가습기 살균제와 폐질환 인과관계 매우 높다”

항균 가구·필터·물티슈, 허가제 도입한다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대책을 내놓는 것은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 2011년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지난달 28일 대통령 지시가 나오자 뒤늦게 대처에 나섰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옥시 보고서 조작 의혹’ 서울대 교수 긴급체포

외국에서 퇴출된 살생물제, 국내 방향제 등에 ‘버젓이’

 

지속가능

(Disciplined)

정부, 아동권리헌장 선포 당신은 좋은 어른입니까

 

변형사회

(Transformation)

영동대로 아래 ‘지하도시’…6개 철도노선 등 ‘교통 허브’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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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가지 대안미래는 선호하는 미래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거쳐가야 하는 마지막 단계입니다. 각각의 미래는 어떤 개념이며, 이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뭘까요?

1) 성장 :  정부와 공적 기구들이 갖고 있는 미래에 대한 공식 관점입니다. 이들 기구의 목적은 현재의 경제가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사람과 제도와 기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2) 붕괴 : 붕괴는 현재 시스템의 실패입니다. 내부에서 올 수도 있지만 운석 같은 외부의 침입이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붕괴 미래가 “나쁜 시나리오”로만 폄하돼선 안됩니다. 사람들은 오히려 극심한 생존경쟁의 종말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더 단순한 생활을 갈구합니다. 어떤 재난이든 승자와 패자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붕괴의 미래가 말해주는 한 가지는, 무슨 미래를 찾아내든 그것을 향해 움직이고 준비함으로써 그 미래에 성공하고 즐기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3) 지속가능 : 사람들이 계속성장이 바람직하지 않거나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느낄 때 부상하는 미래입니다. 지속가능사회에선 일련의 근본적 가치들 쪽으로 우리의 삶을 옮겨놓아야 합니다.  부와 소비보다는 삶에서 좀더 깊은 목적을 찾습니다. 

4) 변형 사회 : 기술이 사회를 변형시키는 힘에 무게중심을 둡니다. 특히 로봇공학과 인공지능, 유전공학, 나노테크놀로지, 우주 시대, 그리고 정보사회 이후의 드림소사이어티 출현에 주목합니다. 현재의 인류가 포스트휴먼 형태로 변화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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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