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름매미가 운다, 가을이 온다 윤순영의 시선
2019.08.27 15:39 윤순영 Edit
기후변화, 빛 공해, 길고양이…매미는 올여름 더위도 이겨냈다
» 참매미는 맴맴∼ 하는 울음소리와 나무의 비교적 낮은 곳에 앉아 우리에게 친숙하다. 기후가 더워지면서 말매미에 밀리고 있다.
이른 아침은 제법 서늘하다. 새벽부터 방충망에 붙어 잠을 깨우던 참매미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해가 떠올라야 참매미가 합창하고, 한낮엔 말매미의 파도 치기 울음소리가 여전히 요란하다. 길바닥에 죽어 떨어진 매미와 쓰름매미의 울음에서 여름이 가고 있음을 느낀다
지난해 만큼은 아니었지만 올해 여름도 무척 더웠다. 매미는 더워진 여름을 가장 반기는 동물 가운데 하나다.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밤낮으로 울어댄다. 전에는 매미가 밤에 울지는 않았는데, 요즘은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데다, 길가와 공원의 가로등, 광고 간판, 아파트 불빛 등 빛 공해 때문에 매미가 잠을 잊었는지 모른다.
» 공원의 가로등 빛.
» 녹색 계열의 참매미.
» 매미채를 들고 가는 아이.
어릴 적 기억에 매미는 밤에 울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수도권 지역이 밝아지며 밤에 매미가 울어대는 횟수가 늘어났다. 개발과 함께 빛 공해와 도시 열섬 현상이 심해진 탓이다.
» 참매미 수컷. 배 위쪽에 울음판이 크게 도드라져 보인다.
» 참매미 암컷. 배 위쪽에 울음판이 매우 작다.
변주를 포함한 울음소리가 독특한 애매미는 주로 낮에 울지만,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도 운다. 쓰름∼쓰름∼ 소리가 우렁찬 쓰름매미는 저녁 무렵 많이 울어댄다. 수컷 매미는 번식을 위하여 암컷을 불러들이기 위해 운다. 수컷은 배 아래 쪽 윗부분에 특수한 발성 기관이 있어 소리를 내는데, 매미 종류마다 발성 기관의 구조와 소리가 다르다. 암컷은 발성 기관이 없어 소리를 내지 않는다. 매미는 등 쪽 좌우에 청각기관이 있어 소리가 들리면 진동으로 감지한다.
» 애벌레가 매미로 바뀌는 탈피는 매우 느리고 취약한 과정이다. 매미는 본능적으로 천적들의 눈을 피해 캄캄한 밤 탈피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