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메르스사태에 대한 한국정부의 잘못 2가지 생명건강

mers2.png » 한국의 메르스 발생 추이. 네이처  

 

위협의 실상 알리고, 국민 신뢰 얻는 데 실패

 

5월11일 시작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종식돼가고 있다. 신규 감염자가 7월2일 이후 40여일째 나오지 않고 있다. 그동안 186명이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에 감염됐고, 이 가운데 36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는 초여름 한국을 얼어붙게 만든 이번 사태에서 무슨 교훈을 얻을 것인가? 과학저널 <네이처>가 한국의 메르스 사태를 되돌아보는 기사를 통해, 한국의 보건당국은 2가지 면에서 메르스 대응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하나는 ‘메르의 위협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언론과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점, 다른 하나는 ‘당국이 메르스를 제어하고 있음을 언론과 국민에게 확신시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리스크 커뮤니케이션'(risk communication)의 실패다.
<네이처>는 지난해 세월호 침몰사건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국민의 신뢰를 잃었던 한국 정부가 이번 사태에서도 초기에 관련 병원의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함으로써 루머 확산을 자초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런 초동대응 실패 이후, 새 감염자 수를 신속하게 밝히고, 감염자와 접촉했던 사람들을 추적해 격리한 것은 모범사례라고 평가했다.

mers.jpg »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NIAID/CDC

 

위험은 사실 그대로 평가해야…유럽의 대응에서 배워라

 

질병에 대한 과잉 공포심 논란과 관련해서는, 질병 바이러스에 대해 과잉반응을 보이는 것은 인지상정이라며, 당국은 국민들의 과잉반응을 ‘비합리적’이라고 탓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이처>는 또 감염병 사태가 발생했을 때 언론과 정치인들의 책임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네이처>는 그 사례로 미국의 에볼라 사태를 들었다. 지난해 미국에서 에볼라 환자가 몇 명 발생했을 때, 미국에서는 ‘집단 히스테리’(오바마 대통령의 표현)가 발생했다. 많은 언론들이 충격적인 보도를 쏟아냈다. 우익 정치가들과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에볼라를 빌미로 오바마 정부를 편파 공격했다. 에볼라의 실질적 위협을 받고 있지 않고 있음에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위험이 과장돼, 현실과 동떨어진 루머들이 유포되었다. 그 결과 심각한 상황이 벌어졌다. 뉴저지 주지사인 크리스 크리스티를 비롯한 많은 정치가들이 불필요한 조처(예컨대 서아프리카에서 귀국한 보건의료 근로자들의 강제 격리)를 취해 역효과를 낳았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서아프리카에서 돌아온 보건의료근로자들의 입국을 금지하라’고 요구했다. 실제로 있지도 않는 질병에 대해 이렇게 난리법석을 피운다면, 실제로 심각한 유행병 위협이 닥쳤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네이처>는 즉흥적인 뉴스와 소셜미디어 루머가 뒤엉켜 효과적인 보건의료정책을 방해하고 사회적 혼돈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 사태 대응에 대한 <네이처>의 결론은 모든 위험은 사실 그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큰 위험이 없는 질병’에 과잉대응하면 ‘정말로 위험한 질병’에 대한 대응이 소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처>는 마지막으로 한국 보건당국에 대해, 국민에게 신뢰를 받고 위험을 제대로 전달하는 방법을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어떻게 하면 될까? 메르스와 에볼라가 유입됐음에도 의연하게 대처함으로써 확산을 막은 유럽에서 배우라고 권고했다.

#이 글은 '미리안'에 게재된 번역본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57539&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5-08-06 
원문
 http://www.nature.com/news/realistic-risks-1.18082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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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