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변신 로봇’ 실마리 풀리나 로봇AI

 T1000Terminator_2.jpg » 영화 `터미네이터2'에서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액체금속 로봇 `T-1000'.

새로운 방식의 자가조립 로봇 성공 

이동장치 없이도 움직이는 M블록

스스로 올라타고 뛰어오르고 굴러

 

영화 <터미네이터2>나 <트랜스포머>에서 봤던 것처럼, 상황에 맞게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로봇이 과연 실현 가능할까.
 아직 제대로 된 인간형 로봇마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로선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미 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SAIL)의 연구과학자 존 로마니신이 최근 만들어낸 자가조립(Self-Assembling) 로봇은,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로마니신이 만든 것은 아무런 이동장치를 달지 않고서도 움직이는 엠블록(M-Blocks)이다. 그가 만든 작은 엠블록들은 서로 올라타거나 공중으로 뛰어오르고 바닥을 구르면서 여러 모양을 만들어낸다. 블록들은 심지어 금속 표면 밑에 거꾸로 매달려 움직일 수도 있다.
20131003224522-0.jpg » 큐브 로봇의 프로토타입 내부와 플라이휠. 이 플라이휠로 독립적 이동이 가능하다. MIT 제공.  

변신의 비밀은 플라이휠, 그리고 자석

 

어떻게 이런 움직임이 가능할까. 비밀은 1분당 2만 회전을 할 수 있는 플라이휠(관성바퀴)에 있다. 큐브(정육면체) 모양의 블록 안에 있는 플라이휠에 브레이크가 걸리면, 큐브에 각운동량(angular momentum, 회전하는 물체의 운동량)이 전달돼, 엠블록의 각 모서리와 면에 있는 영구자석이 2개의 큐브가 서로 달라붙도록 해준다.
 또 큐브의 각 모서리에는 밀방망이(밀가루 반죽을 만들 때 쓰는 방망이)처럼 회전하는 2개의 원통형 자석이 있다. 이 자석들은 2개의 큐브가 서로 접근할 때 N극과 S극이 맞도록 자연스럽게 회전한다. 그래서 큐브의 어떤 면도 다른 큐브의 면에 달라붙을 수 있다.
 정육면체의 각 면에는 좀 더 작은 자석쌍 4개가 대칭으로 박혀 있는데, 이것은 다른 큐브 위에 올라탄 큐브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찰칵 잠가주는 역할을 한다.
20131003224524-2.jpg » MIT 연구팀이 소형 큐브 로봇의 개선점을 토론하고 있다. MIT 제공.   

 

다리, 빌딩 등에 문제가 생겼을 때 비상투입해 응급수리

 

이런 자가조립 로봇 연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모듈을 최대한 소형화해서 자기조립할 수 있는 변신 마이크로봇 군단을 만드는 것이다.
 예컨대 움직이는 큐브 로봇들은 비상시에 다리나 빌딩을 임시로 응급수리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선 가구나 중장비 등 다른 모양으로 바꿀 수 있다. 나아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에 뛰어들어 문제를 진단하고 스스로 몸체를 재조립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카메라나 조명장치, 배터리팩 등을 갖추고 특수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들은 아직까지는 먼 이야기이지만 연구자들은 시스템을 조금만 개선하면 지금과 같은 크기에서도 뭔가 쓸모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MIT 연구자들은 현재 어떤 방향으로도 움직일 수 있는 큐브 100개를 만들고, 이들을 움직이는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있다. 로마니신은 “바닥에 흩어져 있는 수백개의 큐브들이 서로를 알아차리고 스스로 결합해 의자나 사다리, 책상 등으로 모양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로마니신과 로봇공학 교수 다니엘라 러스, 박사후연구원 카일 길핀은 11월 일본에서 열리는 ‘IEEE/RSJ 지능형 로봇 시스템 국제회의’에서 그들의 새로운 로봇 기술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20131003224523-1.jpg » 왼쪽부터 큐브 로봇 연구팀인 카일 길핀(Kyle Gilpin), 다니엘라 러스(Daniela Rus), 존 로마니신(John Romanishin). MIT 제공.  

 

하이테크에만 의존하던 방식서 벗어나 간단한 발상으로 접근

 

원래 이 계획은 2011년 MIT 4학년생이던 로마니신이 제안한 것인데 당시 러스 교수는 그에게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었다. 과거 자신이 슬라이딩 큐브 모델을 만드는 데 무려 18개의 모터가 필요했다는 점을 아는 그로선 눈으로 확인하기 전엔 동의하기 어려운 방식이었다. 
 2년 후 러스는 코넬대 로봇 연구자인 핫 립슨 교수에게 로마니신의 디자인에 기반해 만든 로봇 프로토타입이 작동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보냈다. 립슨 역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MIT 연구과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로마니신은 11월에 마지막으로 한번 더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계획이다.
립슨은 로마니신의 성과에 대해 “그동안 매우 높은 수준의 하이테크(high-tech)로 해결하려던 문제에 대한 로테크(low-tech)적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로마니신의 방법은 특별한 첨단기술을 굳이 총동원하지 않아도 된다니, 앞으로 기술 개선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정보
http://web.mit.edu/press/2013/simple-scheme-for-self-assembling-robots.html
http://www.kurzweilai.net/mit-inventor-unleashes-hundreds-of-self-assembling-cube-swarmbots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1547&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3-10-09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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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