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쉼을 느끼기 시작하면 단전호흡의 출발 임경택의 국선도

국선도 1/단전호흡에 다가서자
 
 사람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소중하고 귀한 존재이다. 자신의 삶을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면 거기에 행복과 즐거움과 보람이 있다. 그리고 이것은 호흡의 상태에 그대로 나타난다. 호흡이 부드럽고 길고 깊으며 소리가 나지 않는다. 화가 나거나 흥분할 때는 숨결이 가빠지고 숨소리가 거칠어지며 가슴이 벅차고 답답해진다. 그러면 마음에 여유가 없이 조급하고 가슴에 열이 찬다. 심하면 머릿속이 멍하고 헝클어져서 생각을 제대로 할 수 없고 혹시 생각이 나더라도 올곧게 나지 않는다.
 
 어려서는 자신도 모르게 아랫배가 불룩불룩하며 숨을 쉬다가 나이 들어 숨을 거둘 때는 대다수가 어깨로 숨을 쉰다. 그것은 그만큼 마음이 들뜬 상태로 변했다는 것이다. 어깨호흡은 죽을 때 두려움이 따르고, 아랫배 깊숙한 호흡은 고통과 두려움을 수반하지 않는다. 숨쉬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더라도 ‘아! 내가 지금 숨을 들이마시고 있어. 숨을 내쉬고 있어’라고 자신이 숨쉬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며 사는 사람은 드물다. 우선 자신이 숨쉬고 있다는 사실을 느껴보고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어보라. 그것을 스스로 느껴 보는 것, 즉 자신의 호흡을 보는 것이 단전호흡의 시작이다.
 
 사실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던 호흡을 갑자기 의식한다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호흡을 의식하며 들여다보는 습관을 어떻게 들일 수 있을까? 어떤 자세든 자세에 구애받지 않고, 긴장을 풀고 자연스런 상태로 하면 된다. 자동차 속이나 자투리 시간이 날 때 쓸데없는 잡념에 빠지기 쉽다. 이럴 때 자신의 호흡을 들여다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내가 숨쉬는 것이 고른가? 숨소리가 거칠지는 않은가? 내 호흡의 길이는 어느 정도인가? 자신의 한 호흡, 한 호흡을 속으로 지켜보자.
 호흡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마음 자체가 잡념을 없애는 하나의 방법이 되고 호흡을 지켜보게 되면 호흡을 천천히, 느리게 하는 효과를 다소나마 얻을 수 있다.


 이때 사람에 따라서 한숨도 섞여 나오고, 몰아쉬는 숨이 나오기도 하며, 답답한 숨도 토해 내거나 울먹이는 숨이 나오기도 한다. 숨을 토하고 나면 그만큼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이를 반복하고 익숙하게 하면 할수록 호흡이 느려지면서 부드럽고 길어지면서 소리가 나지 않게 된다. 몸과 마음의 완전한 건강을 바란다면 먼저 자신의 호흡을 들여다보는 습관을 기르는 게 좋다.
 처음에는 서툴겠지만 부담없이 수시로 연습하다보면 호흡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자연스러운 단계에 이르게 된다.
 

건강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사람이 많다. 나는 한마디로 “숨을 제대로 쉬어야 한다”고 대답한다. 누구나 숨을 쉬고는 있지만 숨쉬는 일이 결코 만만하지는 않다. 호흡은 공기 중의 산소를 들이마시고 체내 대사 작용의 부산물인 탄산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기본적인 생명유지 활동이다. 몸 안의 음식물을 에너지화하고 몸 속에 축적된 탄수화물이나 지방, 단백질을 같은 연료를 태워서 에너지화하는 과정에는 반드시 산소가 필요하다. 또 몸안의 산소는 각 영양 물질을 신체의 각 부분으로 보내고, 약 60조나 되는 세포 하나하나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데도 필요하다.
 
 숨을 잘 쉰다는 것은 어떤 것을 말하는걸까?
 호흡을 코로? 아니면 입으로?
 호흡을 소리없이? 아니면 소리나게?
 호흡을 깊게? 아니면 얕게?
 호흡을 느리게? 아니면 빠르게?
 호흡을 길게? 아니면 짧게?
 호흡을 부드럽게? 아니면 거칠게?

 

좌사범.JPG

 단전호흡은 호흡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함께 얻고자하는 수련이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반드시 코로 하되, 숨소리가 나지 않으며 가슴으로 하지 않고 배꼽 아래까지 깊이 마시며, 천천히 길고 부드럽게 하되 힘은 은은하게 주면서 한다는 생각으로 하는 것이다.
 자연호흡이란 이와 같은 호흡이 익숙하여 의식적으로 하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자연스럽게 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호흡이 소리나거나 숨막히듯 답답하거나 몰아쉬면 부자연스러워진다.
 
 단전(丹田)은 하늘 기운과 땅 기운이 합치는 곳이다. 그 위치가 사람의 체구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침술상으로는 배꼽 세치 아래에 위치한다. 그러나 호흡을 할 때는 침술상의 위치보다 약간 낮은 부위, 즉 치골뼈 바로 위의 가장 말랑말랑한 곳에 의식을 집중하고 호흡을 이곳까지 깊이 들이마시는 것이 좋다.
 
 단전을 잡는 방법은 배꼽에 양 손의 엄지손가락 끝을 가로로 마주대고 나머지 손가락들을 자연스럽게 모아 역삼각형을 만든다. 그러면 검지와 중지 사이에 조그만 마름모꼴이 생기는 점과 꼬리뼈 위에 약간 튀어나온 부분을 직선으로 잇고, 회음(항문과 성기 중간 지점)에서 위쪽으로 직선을 그어서 만나는 점에 단전이 있다고 보면 된다. 다만 사람에 따라 손가락의 장단이나 배꼽 위치의 높낮이가 다르므로 단전의 위치가 다소 달라진다. 수련인의 입장에서 보는 단전은 몸 속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단전을 보면서 호흡하라는 것은 호흡을 깊이 하라는 의미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 아닌 불여일행’이다. 먼저 한 번 시도해 볼일이다. 눈을 고요히 감고 마음을 배곱 아래 단전에 집중한 다음 숨을 천천히 부드럽게 들이마셨다 다시 내쉬어 보자. 배 밑바닥까지 물이 차들어간다는 느낌으로...
 
 그러면 마음도 훨씬 더 가라앉고 기운도 더 깊이 받아들일 수 있다. 이때 호흡은 꼭 코로만 숨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입으로하면 마음이 잘 가라앉지 않으며, 호흡 수련 단계가 올라갈 때 고도의 무아지경에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보통 한호흡의 길이가 약 3초인데, 한호흡 간의 시간을 들숨 5초, 날숨 5초씩 해서 약 10초 정도 되도록 한다. 물론 처음에는 어색하고 잘 되지 않겠지만 조금씩 노력하면 몸의 신진대사가 원만해지고 힘이 생기며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

 한호흡 시간대가 10초씩 한두달 정도 되면 스스로 좀 짧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것은 그만큼 마음이 가라앉고 안정되어 여유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한 호흡 간의 시간을 조금씩 자연스럽게 늘려, 들숨 10초, 날숨 10초씩 해서 20초대로 해 보자. 이 상태가 자연스럽게 되면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게 된다. 즉 큰 충격이 없는 한 육체가 그다지 지치지 않고, 직장생활이나 인간관계 등으로 인한 부담감이 사라지는 수준이 된다.
 수련하는 단계에서 이 정도 수준을 심리적 안정이나 기력으로 따져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는 인생’에 비유할 수 있다. 20초대 호흡을 두고 이처럼 말하는데 그렇다면 그에 미치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상태란 말인가? 각자가 짐작해 볼일이다.

 

글 임경택 법사(국선도 연맹)

임경택법사님(7902)[1].jpg

 


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