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비만수술과 같은 효과 내는 약물 개발 생명건강

sn-obesity.jpg » 연구진은 위장관 호르몬인 GLP-1, GIP, 글루카곤과 구조가 유사한 단백질을 만들어 하나의 분자로 통합했다. sciencemag.com  

 

 

위장관 호르몬 3개 통합한 단백질 합성

체중은 3분의 1, 혈당은 절반이나 내려
 
 누군가에게는 살 빼는 것이 사치지만,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건 싸움이 될 수도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비만과 당뇨를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의사들은 종종 비만수술(bariatric surgery)을 선택한다. 그러나 `칼`을 대지 않고 환자의 몸무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과학자들은 비만수술에 필적하는 효과를 지닌 `살빼는 약`을 개발했다. 이 약은 체중을 1/3이나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비록 설치류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됐지만, 이 약은 위장관에 존재하는 3개의 비만 관련 호로몬을 한꺼번에 겨냥한다고 한다.
 위우회술(gastric bypass)을 포함한 비만수술은 위나 장의 일부를 잘라내 음식물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만수술은 환자의 위장관 크기를 줄이는 것을 벗어나, 다양한 위장관호르몬(gut-related hormones)의 분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수년 동안 당분과 지방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은 사람은 대사(metabolism)가 교란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비만 환자의 세포에는 유전적 재프로그래밍(genetic reprogramming)이 일어나, 당분을 처리하고 지방질을 저장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체중을 줄이는 것은 더욱 어렵게 되며, 식생활개선과 운동도 무용지물이 된다.
 비만수술은 (혈당을 낮추고, 지방을 태우며, 식욕을 억제하는) 다양한 호르몬의 생성을 자극함으로써 비만의 악순환 고리를 끊으며, 심지어 위장관세균의 구성까지도 바꾸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http://news.sciencemag.org/biology/2013/03/microbes-may-slim-us-down-after-gastric-bypass). 비만수술 후에 생성량이 증가하는 호르몬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glucagon-like peptide-1), 위억제펩타이드(GIP: gastric inhibitory peptide), 클루카곤(glucagon)이 있다. 우리가 식사를 한 후, 위장관 세포는 혈당을 정상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GLP-1과 GIP를 분비한다. GLP-1은 식욕을 떨어뜨리고, 뇌에 신호를 보내 만복감(滿腹感)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2형당뇨 환자의 경우, 인체는 GLP-1과 GIP에 대한 반응성을 잃어 고혈당증(hyperglycemia)을 겪게 된다. 고혈당증은 당뇨병의 전형적 증상(예: 신장 손상, 심장질환, 신경손상)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반면, 글루카곤은 간에 `지방을 당으로 전환하라`는 신호를 보내 혈당을 상승시킨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고혈당증이 진행됨에 따라 인체는 글루카곤의 생성을 차단하여 혈당균형을 회복하려 하지만, 이는 다른 한편으로 지방의 연소를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비만수술을 받은 사람과 정상인의 경우, 글루카곤은 지방을 낮춰 체중감량을 촉진할 수 있다.
 기존의 약물들은 3가지 호르몬의 수준을 개별적으로 상승시켰지만, 비만과 당뇨를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예컨대 GLP-1 약물은 임상시험에서 겨우 2.7kg(평균)을 감량하는 데 성공했는데, 그나마 부작용(심각한 오심과 구토)을 일으키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러다 보니 과학자들은 “비만과 당뇨를 치료하려면, 여러 가지 위장관호르몬들을 한꺼번에 겨냥하는 약물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독일 헬름홀츠 당뇨센터의 연구실장인 마티아스 최프 박사(내분비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신개념의 비만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연구진은 GLP-1, GIP, 글루카곤과 구조가 유사한 단백질을 만들어 하나의 분자로 통합했다. 하이브리드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 연구진은 GLP-1과 글루카곤을 결합한 단백질을 먼저 만들었다. 그리고는 수년에 걸친 노력 끝에, 이 단백질의 구조를 약간 변형하여 GIP가 부착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단백질 구조를 변형하는 동안, 연구진은 세포나 마우스를 이용하여 하이브리드 단백질의 효과(3가지 호르몬의 분비 촉진)를 계속 확인했다. 마침내, 연구진은 글루카곤, GLP-1 GIP의 분비만을 촉진하고, 다른 호르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하이브리드 단백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3가지 호르몬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 개발된 약물을 비만 및 당뇨 마우스에게 투여한 결과, 비만수술과 동등한 수준의 대사변화(혈당강하, 지방연소, 체중감량)가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3주간에 걸친 실험에서 체중감량 효과는 평균 1/3, 혈당강하 효과는 절반이었다. 또한 체중이 1/3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지방체중(lean mass)에는 변동이 없었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정리하여, 12월 8일 <Nature Medicine>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리한 화학적 방법`과 `철저한 약물평가 방법`이 결합하여 이룬 쾌거로 평가된다. 이번에 연구진이 사용한 접근방법을 이용하면, 위험부담 없이 비만수술과 동일한 효과를 내는 약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개발한 약물은 인체를 속여, `비만수술을 받았다`는 착각을 일으킨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약물의 진정한 효과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밝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아직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출처
http://news.sciencemag.org/biology/2014/12/three-one-drug-cuts-body-weight-third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53812&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12-11     
※ 원문정보: Matthias Tschop, “A rationally designed monomeric peptide triagonist corrects obesity and diabetes in rodents”, Nature Medicine (2014) doi:10.1038/nm.3761 Published online 08 December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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