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처럼 깊은잠의 비결은?/혈기도 5 혈기도

큰 대자로 자야 좋은 잠이다.

 

몸이 행복해야 잘 잘 수 있다. 행복하지 않으면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난다. 몸을 만드는 것은 행복하게 자기 위해서다. 잘 자고 잘 일어나는 것이 바로 잘사는 삶이다. 하루를 잘못 살면 절대로 평생을 잘 살 수 없다. 생활의 연장으로 잠을 대하면 잠은 결코 삶도, 행공도 될 수 없다. 잠을 자는 것은 내일을 위한 것이 아니고, 지금 내 몸을 사랑하고 편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잠은 인간에게 먹는 것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다. 모든 동물이 똑같다. 먹고 자는 것이 안 되는 날이 올 때 죽는 것이다. 잘 자고 나면 하루가 편안해진다. 잘 자지 못하면 몸이 뻣뻣하고 불면증, 우울증이 온다. 오래 살 수 없고, 뭐든 잘할 수 없다. 밥은 사흘 굶어도 괜찮지만 잠은 사흘 안자면 몸의 리듬이 다 깨진다. 세포가 뭉치고 혈문이 막힌다. 몸이 신통찮으면 마음이 밝을 수 없고, 하루가 편할 수 없고, 평생토록 편안할 수 없다.
 
 잠을 3년만 잘 자면 수명이 10년가량 늘어난다. 잘 때 호흡을 잘해야 한다. 사지를 턱 내려놓고 큰 대(大)자로 자는 것이 가장 좋은 수면 자세다. 그래야 오장육부, 관절, 바깥 세포의 운기가 잘 된다. 이렇게 자고 나면 얼굴이 편안해진다. 30초 안에 잠에 떨어져야 좋다. 아기는 엄마 젖꼭지에서 떨어지자마자 곧바로 잔다. 몸과 마음을 아기처럼 턱 내려놓아야 한다.

 

와식 3.jpg


 
 뒤척이면서 자면 척추가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운기가 안 되어 오장육부 기능도 떨어진다. 자고 나서도 몸이 찌뿌둥하고 얼굴이 까칠하고 하루가 편치 않다. 아기도 자고 나서 얼굴이 까칠하면 운다. 혈문이 닫혀 있기 때문이다. 또 자고 나서 몸이 춥다면 잘 못 잔 것이다. 잘 때는 체온유지가 잘 되어야 한다.
 
 몸에 객기와 사기가 끼면 편히 잘 수가 없다. 노인들은 탁기를 안은 채 자기 때문에 똑바로 눕지 못하고 새우처럼 구부리고 자야 편하다. 그러다 자다 일어나서 ‘에구구’한다. 어린애는 완전히 탈기하면서 잔다. 표범이나 퓨마는 나무에서도 잘 잔다. 인간도 가능하다. 잠자리가 바뀌면 못 자는 사람은 머리가 문제다. 뭔가 익숙지 않다는 생각이 짓누르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병이다.
 
 어떻게 해야 잘 잘 수 있나? 잠자리 들기 전에 호흡을 해서 몸을 풀어라. 잠이 삶과 행공이 되려면 죽음과 같아야 한다.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몸에게 지극히 고맙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몸이 편안히 쉬게 해야 한다. 잠자리 들기 전에 오늘 해야 할 일을 매듭짓지 못했더라도 무조건 끝을 맺어야 한다. 결론이 나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무조건 상대방이 옳다고 인정하고 까맣게 잊어야 한다. 내일 할 일이나 세상의 근심 걱정을 잊어버려야 한다.

 

와식 4.jpg


 
 하루가 평생이다(一日 平生). 죽지 않고 다음 날 아침에 다시 일어나는 것일 뿐이다. 남자는 기가 좌측에서 우측으로 돌기 때문에 누울 때 왼손으로 바닥을 짚고 돌아서 눕는다(여자는 오른쪽으로). 양손과 발을 탈기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단전에 의식을 집중한다. 억지로 잠을 청하거나 내일 일찍 일어나야지 하는 생각조차 필요 없다. 생각이, 영(靈)이 결정을 지어주지 않으면 몸은 밤새 고민한다. 몸이 쉬지를 못해서 뻣뻣하게 굳어버린다. 오장육부도 운기가 안 돼 세포가 뭉치고 온몸에 객기가 낀다.
 
 와식호흡은 잠을 자거나 잠에서 깨어날 때 하는 호흡이다. 가장 편한 자세로 누워서 숨을 쉰다. 와식호흡을 해서 잘 자고 잘 일어나면 된다. 잘 때도, 일어날 때도 대우주 기운을 따르는 것이다. 잘 때 양손과 양발 끝으로 하루 동안 몸 안에 쌓인 객기를 모두 내보낸다는 편안한 기분으로 가볍게 단전 자리에 왼손으로 오른손을 잡아 얹고(남자의 경우) 누워서 와식호흡을 하면서 잠에 들면 된다.
 
 누워서 고민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누웠는데도 잡념이나 망상이 일어나면 일어나 앉아 좌식호흡을 하고 그래도 잡념이 계속되면 입식호흡을, 그래도 안 되면 행공을 하는 게 좋다. 걸어라. 옛날 사람들은 와식호흡을 잘했다. 오래 살지 못한 것은 먹는 것, 즉 지기(地氣)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와식 2.jpg


 
 잠을 편히 못 자면 와식호흡이 안 된다는 의미다. 자는 것이 아니고 노동을 하는 것이다. 왜 노인들은 와식호흡이 힘들까? 대우주 에너지가 들락날락하는 혈문이 막혀 호흡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지구의 기운인 지기를 마신다는 뜻이고 들어온 지기만큼 대우주 에너지(천기)가 내 몸에 들어와야 혈문이 막히지 않게 된다.
 잠자는 습관이 나쁘면 와식호흡이 안 된다. 벌러덩 편안하게 누운 자세로 호흡하면서 자야 한다. 어린애들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잠을 자는데 이게 바로 행공이다. 그러나 어른들은 돌아다니면서 자면 객기가 차서 탈기가 안 되기 때문에 세포가 고통을 받는다.

 

글 우혈


 

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