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전력난... 누가 더 줄일 수 있을까?

해마다 여름이면 전력난이 반복되면서 절전을 강조하는 얘기도 어김없이 되풀이 된다. 최근에도 예외는 아니다. 덩달아 절전 요구에 대한 대중의 반감도 커진다. 전기를 아끼는 것은 비용을 생각해서든, 환경을 생각해서든, 꼭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누가 더 쓰고, 누가 덜 쓰는지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다. 많이 쓰는 쪽에서 절전 노력을 더 할수록 효과도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의 통계를 볼 때, 한국은 국제적으로 전기를 많이 쓰는 나라에 속한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산업, 상업 부문에서 소비한다. 국제에너지기구의 '2010년판 전력 정보' 자료를 보면, 2008년 기준으로 전체 전력 소비의 51.1%를 산업용이 차지한다. 상업 시설 및 공공 시설의 소비 비중은 33.8%, 주거용은 13.8%다. 아래 그래프는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간 비교다. 인구 1인당 전체 사용량은 9위이지만, 주거용 사용량은 24위다. 한국 가정의 “상대적 저소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의 전기 사용량, 전기 요금 통계를 정리한 표는 구글 독스에 올려놨습니다. 상세 자료를 원하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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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정이 상대적으로 전기를 적게 쓰는 건 값이 비싸서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아래 그래프는 각국의 전기요금 비교다. 한국의 전기 요금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싸다. 가정용이나 산업용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요금이 싼데도 한국의 가정이 전기를 그리 많이 쓰지 않는다는 건, 언뜻 묘한 일이다. 경제력이 낮은 탓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생활 수준이 어슷비슷한 동유럽 나라들과 비교할 때도 값이 월등히 싸지만, 더 많이 소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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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지도가 한가지 실마리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 지도는 지난해 여름 서울 지역 아파트의 제곱미터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표시한 것이다. 난방, 급탕, 수도, 전기 등 모든 에너지 소비량을 합친 것이지만, 여름철의 특성상 대부분은 전기와 수도다. 이 지도는 여름철 에너지 소비 격차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지도는 제곱미터를 기준으로 그렸기 때문에 실제보다는 격차가 작은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30평 아파트라면 100제곱미터 정도이니, 지도에서 1kg 차이가 30평 아파트 거주자 기준으로는 100kg 차이인 셈이다.) 더 자세한 것은 한눈에 보는 한국의 온실가스 지도를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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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시각을 좀더 넓혀 전세계를 보자. 아래 두개의 지도는 전세계의 인구 1인당 전기 소비량과 인구 1인당 가정용 전기 소비량이다. 전기 소비에 있어서도 양극화가 심하다. 한국인은 너 나 할 것 없이, 지구 전체를 위해 에너지를 더 아낄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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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주소: 한겨레 데이터 블로그 plug.hani.co.kr/data/1427273
■ 정리된 표 자료: 구글 독스에서 보기
■ 원 자료 보기: 국제 에너지 기구 2012년 주요 통계(영문 PDF 자료) | 전력 정보(2010년판 영문 PDF 자료) | 국제연합 2010년 가구 전기 소비 통계 데이터베이스(영문)

신기섭 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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