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금슬의 상징 원앙, 감쪽 같은 외도 윤순영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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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릉연못

 

경기도 김포시엔  인조왕의 아버지인 원종의 릉이 있는데 릉 정원의 작은 연못은 마치 소박한 수채화 같은 아름다움이 담겨져 있다.
작년 4월9일 원앙새가 자주 관찰된 다는 소식에 몇 일간 관찰을 해보니 암컷12수컷22 마리의 원앙이 번식 철을 맞이하여 화려한 색깔을 맘껏 뽐내고 있었다.
재미있는 장면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싶어 새벽 6시30분 위장막에서 관찰을 시작했다.
그러나 인기척을 느꼈는지 도망치듯 분주한 새들 소리에 고요한 연못의 정적이 깨졌다.
1시간이 지나서야 돌아온 새들로 다시 이곳은 여느 때의 평화로움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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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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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백로

 

 화려한 색채를 자랑하는 원앙, 이름 그대로 하얀 얼굴을 가진 흰뺨검둥오리, 원앙처럼 앙증맞은 크기의 쇠오리, 유난히 하얀 털이 돋보이는 쇠백로가 사뿐이 내려와 앉는다.
 3일후……. 다시 원앙의 관찰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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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암컷을 수컷들이 좌우에서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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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컷 한마리를 두고  숫컷들이 몰려들고 있다

 

해가 떠오르자 원앙이 하나 둘 씩 날아들더니 암컷22, 수컷39마리로 늘어나 구애에 향연이 펼쳐졌다. 마음이 설래 인다.
짝을 맺은 녀석과 찾는 녀석, 짝을 뺏는 녀석과 지키려하는 녀석, 평화로이 물장구치는 녀석들로 연못은 원앙의 놀이터처럼 분주 했다.
수컷의 머리 깃은 인디언 추장 모자처럼 바짝 치켜세워져 있고 주황색 부채형의 셋째 날개깃은, 화려한 작은 돛단배를 연상케 한다.
수컷은 정신없이 바쁘다 주위에서 호시탐탐 암컷을 뺏으려는 무리들이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암컷을 돌보고, 멋진 모습을 보이고, 사랑을 표현하고 또 적들을 쫒아내랴 정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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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짓기 전 행동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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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짓기 전 행동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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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짓기전행동3

 

정말 사랑이 무엇이 길래? 은밀히 숨어서 움직이는 쇠물닭도 보인다.

다른 수컷이 암컷 곁으로 눈치를 살피며 슬며시 다가온다. 암컷은 달려가 쫒는다. 지켜보던 수컷의 표정은 매우 흐뭇해하며 자신 만만하게 몸에 힘을 준다.
또 다른 수컷이 다가온다. 이젠 암컷이 남편한테 달려가 주둥이로 저 남자를 밀어내라고 비벼 댄다. 남편이 쏜살같이 달려가 쫒아낸다.
이들 부부의 앙증스런 애정행동이 귀엽기만 하다.
이래서 사이가 좋은 부부를 원앙 부부라 부르는 것일까?

 

 

글·사진 윤순영/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이사장


http://윤순영자연의벗.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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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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