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과 삼쏘는 궁합의 산물이다 김인곤의 먹기살기

 누가 뭐래도 여름엔 치맥(치킨에 맥주) 겨울엔 삼쏘(삼겹살에 소주)다. 생각 좀 해보자. 왜 닭이고 돼지인가. 사실 한국인의 유전자 속에는 여름엔 닭 겨울엔 돼지를 최고로 치는 전래법이 빛바랜 우체국 소인처럼 남아있다. 그렇다면 소고기는? 조선시대엔 소고기는 유통이 금지된 불법음식이었으니 서민의 음식이 아니다. 물론 귀한 탓도 있었지만 여름에는 소가 풀만 먹는다고 해서 풀소라 부르며 보양식에서 제외했다. 반면 역사속에서 한반도의 새벽은 돼지우리 지붕에 올라간 닭울음소리로 시작되었다. 시골집치고 닭 놓아먹이지 않는 집이 없을 만큼 흔했다. 
 먼저 닭. 오행론에 따르면 목성인 닭은 같은 목성인 간을 돕는다. 여기에 목생화(木生火)라. 더위로 냉해진 속을 덥혀준다. 약한 위를 가져서 위암발병률이 가장 높은 우리체질에 닭은 특히 여름건강을 돕는 보양원이다. 다음은 돼지. 돼지는 수성이니 신장을 도와 ‘돼지고기를 먹어야 뒷심이 생긴다’했다. 또 수생목(水生木)이라. 목성인 간을 보한다. 해마다 보릿고개만 되면 누렇게 뜬 자식들의 얼굴을 보는 부모님들은 남모르는 눈물을 흘렸다. 황달은 영양실조와 간건강의 지표다. 

 

치맥.jpg » 닭은 여름철 간의 기능을 도와준다


 다음은 맥주와 소주를 생각해 볼 차례다. 여기에도 음양의 이치가 감추어져 있다. 맥주의 주원료는 보리. 밀이나 조를 쓰기도 하지만 음양으로 따지면 음에 속한다. 전통적으로 보리는 음체질이 대부분인 우리가 음양의 조화에 따라 여름에 먹어야 할 식재료다. 양체질이 대부분인 서양인들에게 맥주는 술이 아니라 음료다. 반면에 소주는 쌀,보리,밀 등 곡물을 발효증류시킨 주정이 주원료다. 희석해 도수만 낮추었을 뿐 만드는 방식은 서양의 위스키와 같다.

 

삼겹살과 소주.jpg » 돼지고기는 겨울철 신장의 기능을 도와준다


 그런데 조금 더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체질에 따라 맞는 술이 있다. 맥주나 와인같은 낮은 도수의 술은 양체질에 맞다. 혈액형으로 보아 O형·AB형인 사람이 양체질이다. 반면 A형· B형 같은 음체질의 경우 위스키 같은 독한 술이 맞다. 왜냐면 양체질은 독한 술에, 음체질은 약한 술에만 중독이 되기 때문이다. 서양인들 중에 위스키 중독이 많은 것처럼 음체질이 대부분인 우리 할아버지들은 농사일을 하면서 새참으로 먹던 막걸리 중독이 많았다. 음체질은 쉽게 취하지 않아 자신이 ‘술이 쎄다’고 착각하는 겅우가 많다. 반대로 맥주를 마셔도 취하고 위스키를 마셔도 취하는 사람도 있다. 음체질인 사람은 술 마실 때 얼음물을 함께 마시면 주독(酒毒)이 몸에 쌓여 큰 병을 부른다. 밀가루음식도 피해야 한다. 대신 매운탕이나 아구찜같은 뜨겁고 매운 음식이 좋다. 숙취해소에는 뜨거운 꿀 물,인삼차·배숙·국화차등이 좋다. 반대로 양체질인 사람들은 술을 마실 때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맥주를 마실 때는 약간 짭짤한 안주가 좋다. 얼큰한 음식은 피해야 한다. 숙취해소에는 생오이즙이나 칡차· 칡즙이 그리고 꿀물보다 설탕물이나 이온음료가 좋다.
 잘 먹으면 약이고 잘 못 먹으면 독이다. 선택은 자유다.

 

글 김인곤(수람기문 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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