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하고 나서 베이비트리 애독자가 되어 업뎃되는 글은 다 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조회수 높은 글에 처음 보는 제목이 있어서 이제야 이 글을 보았네요.
캐비에 처음가셨다면 충분히 당황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처음 갔을 땐 그랬거든요. 나름 일찍 간다고 갔는데 비치의자는 매진이고, 먹는 곳들은 모두 가격이 제법 되고.... 사실 그래서 저는 그 다음부터 오픈시간 전에 가거든요. 일찍 입장에서 비치의자도 빌리고, 사람 덜 몰릴 때 놀고, 간단한 음식은 싸가서 냉장보관실에 보관해두고, 사람 몰릴 때쯤 씻고 나오고. 어떤 공간이든 경험을 하면 할 수록 활용하기 좋아지는 것처럼 만약 캐비에 몇번 더 가신다면 당황스럽게 돈을 더 지출하는 일들은 없어지겠지요. 어쩌면 인터넷상에서 정보를 좀 더 찾아보시고 가셨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요즘은 보통 그러잖아요. 검색의 생활화라고도 하는. ^^:
기자님 글을 늘 재밌게 봤는데 사실 이 글은 보면서 조금 불편했어요. '배려'와 '의무'의 개념이 많이 혼동되어있는 것 같아서요. 입장권의, 자유이용권의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면 그 장소에 들어가고 설치된 시설물(캐비는 물놀이 시설일 것이고 에버랜드는 놀이기구 시설이겠죠)을 사용하는 금액이잖아요. 그런데 그 외의 것들을 무료제공하지 않는 것 또는 그 비용을 입장료나 자유이용권 금액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을 가지고 비난의 화살을 돌릴 일이 아닌 것 같아서요. 아가들의 수면실은 무료, 어른들의 소위 리프레시룸은 유료, 무조건 아이니까 배려받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사실 제가 아이를 키울 때, 아이가 난 어리니까 배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도 싫고요. 무언가 추가로 무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다면 예를 들어주신 쇼핑센터처럼 그런 곳에게 고마운 것이지, 안하는 곳을 나쁘다 할 일은 아닌 것 같거든요. 마치 임산부에게 자리 양보를 하지 않는 분들을 나쁘다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양보하시는 분들에게 감사해야 하는 것처럼요. 이런 것은 인간관계에서든,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에서든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기자님이 독자들의 댓글에 달아주신 댓글들에서 '아이를 데려간 부모'의 입장이 많이 강조되는 것을 보았어요. 그것은 '부모를 모시고간 자녀', '저소득층의 친구를 데려간 누군가' 등등으로 확장되다가 결국 '남자를 데려간 여자', '회사상사를 모시고 간 신입사원'처럼 그냥 모든 인간관계로 확장되지 않을까요? 그런 관계를 기업이 배려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자신의 그런 관계를 감안하여 소비를 해야하는 게 더 합리적일 것 같아요. 제가 봤을 때는, 기업은 어느 기업이든 '상술'을 부린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목적이니까요. 그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면 소비자가 보인콧하면 되는거죠.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셨거나 말도 안되는 서비스에 돈을 받아먹으려 한다고 생각하셨으면, 그냥 아이 재우거나 에버랜드 돌아다니실 때 안거나 업어서 하셨어야 할 것 같아요. 아이에게 필수인 것들에 대한 준비는 기업이 할 일이 아니라 부모가 할일이니까요. ^-^
대기업에게 우리가 바라야 할 것들이 이런 쪽의 배려일까,도 좀 헷갈리는 부분이에요. 저는 대기업들이 공정거래를 하고 분식회계를 하지 않고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근로자의 건강의 위협하거나 하는 식의 위법을 저지르지 않고, 하청업체의 이윤이 자신의 이윤인양 가로채는 짓같은 것을 하지 않기를 바라지, 자동차 만드는 회사에서 자동차 살 때 추가 옵션을 싸게 주기를 바라거나 아파트 만드는 회사에서 25평 짜리 가격으로 33평을 주기를 바라거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주문을 받으러 와주고 뒷정리도 알아서 해줬으면 하고 바라지는 않거든요. 기자님께서 지적하신 부분은, 기업에게 바라야 할 부분이라고 보기엔 좀 어렵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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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들이 사는 법세 딸에게 자매를 만들어 준 일을 세상에서 가장 잘 한 일이라고 믿고 있는 김미영 한겨레 기자. kimmy@hani.co.kr
캐비에 처음가셨다면 충분히 당황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처음 갔을 땐 그랬거든요. 나름 일찍 간다고 갔는데 비치의자는 매진이고, 먹는 곳들은 모두 가격이 제법 되고.... 사실 그래서 저는 그 다음부터 오픈시간 전에 가거든요. 일찍 입장에서 비치의자도 빌리고, 사람 덜 몰릴 때 놀고, 간단한 음식은 싸가서 냉장보관실에 보관해두고, 사람 몰릴 때쯤 씻고 나오고. 어떤 공간이든 경험을 하면 할 수록 활용하기 좋아지는 것처럼 만약 캐비에 몇번 더 가신다면 당황스럽게 돈을 더 지출하는 일들은 없어지겠지요. 어쩌면 인터넷상에서 정보를 좀 더 찾아보시고 가셨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요즘은 보통 그러잖아요. 검색의 생활화라고도 하는. ^^:
기자님 글을 늘 재밌게 봤는데 사실 이 글은 보면서 조금 불편했어요. '배려'와 '의무'의 개념이 많이 혼동되어있는 것 같아서요. 입장권의, 자유이용권의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면 그 장소에 들어가고 설치된 시설물(캐비는 물놀이 시설일 것이고 에버랜드는 놀이기구 시설이겠죠)을 사용하는 금액이잖아요. 그런데 그 외의 것들을 무료제공하지 않는 것 또는 그 비용을 입장료나 자유이용권 금액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을 가지고 비난의 화살을 돌릴 일이 아닌 것 같아서요. 아가들의 수면실은 무료, 어른들의 소위 리프레시룸은 유료, 무조건 아이니까 배려받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사실 제가 아이를 키울 때, 아이가 난 어리니까 배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도 싫고요. 무언가 추가로 무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다면 예를 들어주신 쇼핑센터처럼 그런 곳에게 고마운 것이지, 안하는 곳을 나쁘다 할 일은 아닌 것 같거든요. 마치 임산부에게 자리 양보를 하지 않는 분들을 나쁘다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양보하시는 분들에게 감사해야 하는 것처럼요. 이런 것은 인간관계에서든,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에서든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기자님이 독자들의 댓글에 달아주신 댓글들에서 '아이를 데려간 부모'의 입장이 많이 강조되는 것을 보았어요. 그것은 '부모를 모시고간 자녀', '저소득층의 친구를 데려간 누군가' 등등으로 확장되다가 결국 '남자를 데려간 여자', '회사상사를 모시고 간 신입사원'처럼 그냥 모든 인간관계로 확장되지 않을까요? 그런 관계를 기업이 배려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자신의 그런 관계를 감안하여 소비를 해야하는 게 더 합리적일 것 같아요. 제가 봤을 때는, 기업은 어느 기업이든 '상술'을 부린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목적이니까요. 그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면 소비자가 보인콧하면 되는거죠.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셨거나 말도 안되는 서비스에 돈을 받아먹으려 한다고 생각하셨으면, 그냥 아이 재우거나 에버랜드 돌아다니실 때 안거나 업어서 하셨어야 할 것 같아요. 아이에게 필수인 것들에 대한 준비는 기업이 할 일이 아니라 부모가 할일이니까요. ^-^
대기업에게 우리가 바라야 할 것들이 이런 쪽의 배려일까,도 좀 헷갈리는 부분이에요. 저는 대기업들이 공정거래를 하고 분식회계를 하지 않고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근로자의 건강의 위협하거나 하는 식의 위법을 저지르지 않고, 하청업체의 이윤이 자신의 이윤인양 가로채는 짓같은 것을 하지 않기를 바라지, 자동차 만드는 회사에서 자동차 살 때 추가 옵션을 싸게 주기를 바라거나 아파트 만드는 회사에서 25평 짜리 가격으로 33평을 주기를 바라거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주문을 받으러 와주고 뒷정리도 알아서 해줬으면 하고 바라지는 않거든요. 기자님께서 지적하신 부분은, 기업에게 바라야 할 부분이라고 보기엔 좀 어렵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