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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하지 못한 일에는 핑계가 많다고 하던가요? 저역시 그렇네요. 첫 출산으로 낳은 아이를 병원의 무지막지한 처치 속에서 무지막지한 진단으로 난지 두 달만에 잃고 두려움 속에 낳은 아이라 그저 무엇을 먹던 기뻐 끝내는 18개월까지 모유수유를 했지만 첫 두 달은 잘 안나오는 젖과 분유를 같이 먹였고, 아이를 낳을 무렵 천기저귀 쓰려는 의도를 슬며시 내비쳤으나 같이 사는 시부모님과 남편이 시큰둥하여 더 고집부리지 못했는데 지금도 그 부분이 가장 아쉽습니다. 부모님과 남편은 저를 위해 천기저귀 쓰라고 말하지 못하였을테지만 저는 또 별나다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 핑계를 대며 쉽게 넘어갔나봅니다. 둘째를 낳으면 꼭 천기저귀를 쓰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낳고 기르다보니 엄마로서 별나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을 수 없을 바에야 아이에게 좋고 내 마음에 편한 결정은 그대로 따르는 것이 좋다 생각됩니다. 요즘 평온님의 블로그에서 추천해 주셨던 [병원에 의지하지 않고 건강한 아이 키우기]를 읽으며 먼저 보낸 아이가 생각나 조금은 슬프고 또 대개는 엄마로서 지금 20개월 된 건강한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평온님의 글이 저에겐 치유도 되고 신념도 줍니다. 좋은 글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