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아이의 발육(?)이 유달리 남다르다고요? - 생생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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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의 셋째 아이가 세상 구경을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날은 이달 18일이다. 그러니까 출산 2주(38주 진입)을 눈앞에 둔 채, 나는 하루하루를 셋째 딸을 맞을 준비를 하면서 팽팽한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36주가 지나면 언제든지 출산이 진행될 수 있기에, 산모는 항상 분만할 준비를 하고 대기해야 한다. 더구나 난 초산부도 아니지 않은가!)


첫째딸은 예정일보다 5일 늦게 나왔고, 둘째딸은 예정일보다 하루 먼저 나왔다.  그렇기에 셋째 아이도 예정일 즈음에서 세상 구경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왔다. 첫째 둘째보다 확연하게 튀어나온 배와 치골 통증 증상을 감안했을 때, 가끔 ‘출산’이 빨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내심 했지만, 통증과 배뭉침, 가진통 외에 (이슬이 비친다거나, 양수가 터진다거나... 등등) 지금껏 별다른 특이 사항은 없다. 특히 예정일이 2주 이상 남았기에 아직 출산이 임박했음을 몸소 느끼지 못하고 있었고,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주 목요일(7월28일) 정기검진을 다녀온 뒤부터 달라졌다. ‘출산’ ‘분만’ ‘진통’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서서히 나를 옥죄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은 내가 분만을 앞둔 산모이기에, 출산 전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체크할 요량으로 병원에서 혈액검사와 심전도 검사는 물론 태동 및 태아 초음파 검사, 첫 내진을 했다. 그런데 이날 모든 검사가 끝난 뒤 주치의로부터 깜짝 놀랄만한 소식을 전해 들었다.


“아이 몸무게가 3.8kg이네요?”

“네? 한달 사이에 1kg 이상이 늘 수 있나요? 아이가 너무 큰 거 아닌가요?”

나는 순간 숨이 멎는 듯했다!!!!


“머리는 주수 사이즈에 맞는데, 배 둘레가 크네요. 초음파는 오차가 있으니 꼭 맞다고 볼 수 없어요.”


“예정일 되면 4kg 넘는 거 아닌가요? 자연분만 가능할까요?” 

둘째까지 잘 낳고, 셋째 때 제왕절개 억울하잖아!!!! 


“첫아이(3.59kg) 둘째아이(3.675kg) 모두 잘 낳으셨으니, 다음주에 한번 더 보지요. 다행히 머리가 크지 않으니. 초음파 상에서는 오차가 있을 수 있어요.”

초음파 상에서 최대 500그램 안팎에서 오차가 발생한다고 한다.


아이의 체중을 듣는 순간 두려움이 엄습했다. 셋째라 배가 많이 나온다 싶었지, 이렇게 아이가 잘(?) 자랐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아이는 제 주수에 맞게 적당한(?) 선인 2.5kg에서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다 자연분만 포기해야 하는 거 아냐?’라는 생각까지 하니, 두려움에 식은땀까지 날 정도였다. 이렇게 긴장하고 있는 내 마음을 전혀 감지하지 못한 채, 의사는 오히려 담담하다. 아이가 너무 커질 수 있으니 예정일에 앞서 유도분만을 해야 할 수도 있다거나, 태아의 체중을 덜 늘리기 위한 비법(?) 같은 것도 전수해주지 않는다. 나와 달리 주치의는 이상할 정도로 태연하다. 쩝~ 도대체 환자인 나의 출산 능력(?)을 너무 과신하고 있으신 건 아닌지...

하긴 그러고 보니, 셋째 아이가 거대아(?)가 될 조짐은 임신 초기부터 있었던 것 같다. 첫째, 둘째와 달리 임신 초기부터 먹는 것이 무척 땡겼다. 셋째를 임신 하기 전 성공한 다이어트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세끼를 꼬박 챙겨 먹어도, 중간에 허기가 어김없이 찾아왔다. 아침과 점심 사이 간식, 점심과 저녁 사이에도 반드시 샌드위치 같은  간식을 챙겨먹었어야 했다. 입덧을 ‘과식’으로 한 셈이다. 이제보니, 다이어트를 핑계로 억제했던 식욕과 식탐을 임신을 핑계삼아 지난 9개월간 맘껏 누린 게 화근이다. 임신 기간 내내 고기가 그렇게 땡기기도 했다...   

‘적게 낳아 크게 키우기’는 출산을 앞둔 모든 산모들의 바람이다. 아쉽게도 우리 두 딸들은 크게 낳았지만, 지금은 또래보다 월등히(?) 작다. 셋째 아이만은 3.0kg 안팎에서 낳아 크게 키우고 싶었으나, 역시나 언니들의 전철을 밟을 모양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유달리 발육이 남다른 셋째 아이의 성장을 잠시만 멈추게 하는 일! 어떻게 해야 하나? 폭풍 운동을 해야 하나? 다이어트를 해야 하나?

두려움을 안은 채 병원을 나온 뒤부터 내가 한 일은 ‘인터넷’을 뒤지는 일이었다. 출산 후기, 분만 후기, 거대아, 4kg, 태아 체중, 태아 몸무게, 출산 징후, 태아 배둘레 등 검색어를 바꿔가면서 의료진의 조언이나 엄마들의 경험담을 정신 없이 찾아 헤맸다. 다행히 4kg 넘는 태아를 자연분만으로 출산한 사례도 있고, 태아가 커서 예정일에 앞서 유도분만으로 자연분만을 한 경우도 있었다.(유도분만을 시도하다 실패해 제왕절개를 해야 했던 안타까운 사연도 여럿 있었다.)


“그래... 3.8kg이라고 해서 자연분만을 아예 못하는 건 아냐!”


나름 위안을 삼아보기로 했다. 같은 부서 한 선배의 아내는 4.6kg의 남아를 자연분만하지 않았다고 했던가! 그럼에도 출산 때 겪어야 할 말못할 고통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두렵다. 몸무게가 더 나갔던 둘째를 낳을 때 분명 더 힘들었던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다. 이제보니, 지난 2주 동안 치골통증 때문에 움직이지 못한 것이 태아의 체중을 늘리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하지 않았나 싶다. 


인터넷을 한차례 들쑤셨으니, 이제는 태아의 성장 억제를 위한 본격적인 실행에 돌입해야겠다. 치골 통증도 몇주간 겪으면서 이제 어느 정도 단련(?)이 된 듯 하기도 하다. 집 안에서라도 열심히 움직여야겠다. 청소, 빨래 등 집안일도 더 부지런히 해야겠다. 태아가 아래로 쉽게 내려올 수 있도록 쪼그려 앉아 걸레질을 하거나, 빨래를 하려는 노력도 해야겠다. 더불어 음식 조절도 필수다. 과일과 채소 위주로 먹고, 군것질은 이제 절대 금물이다.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도 최대한 억제해야 할 듯하다. 둘째까지 자연분만을 잘 해놓고, 셋째 때 제왕절개를 해야 할 일이 생기는 것만큼 억울한 일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아~ 출산 시기를 땡기는 비법 아는 분 어디 안 계신가요?

‘셋째딸 아침아! 지금 너의 지금 체중이 얼마나 되는 거니? 설마 세상 구경을 하면서 엄마를 힘들게 하지는 않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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