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쓰는 아이에 명약 중의 명약 - 생생육아



ef1fe3bc8ca319960ea31cfd6c3a94ed. » 율동에 빠져 있는 아란이.










떼쓰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 떼쓰는 아이를 둔 엄마들의 공통된 관심사이자, 고민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27개월 된 둘째딸 아란이의 이런 나쁜 버릇 때문에 적잖이 맘고생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어제부터 큰맘먹고 ‘떼쓰는 버릇 고치기’ 모드에 돌입했다. 상태가 점점 더 심해지는데다, 어린이집 선생님들마저 아란이의 떼쓰는 못된 버릇을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오늘은 아란이가 선생님한테 침을 뱉었어요. 그러고서는 뭐라뭐라 하면서 큰 소리로 뭐라뭐라~ 훈계를 하지 뭐예요?!”










얼마 전 퇴근 후 어린이집에서 아란이를 찾는데 원장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헉~ 충격.




“네~ 침을 뱉었어요? 그런 적이 한번도 없는데. 어디서 배웠을까요? 아이들한테 지는 것도 싫어하는데다 욕심도 많아요. 자존심도 세고. 그러다보니, 아이들 앞에서 혼이 난 게 분했었나봐요.” 난 정말 의아했다. 떼쓰는 것도 모자라 어디서 그런 나쁜 걸 알게 됐는지.




“아란이가 친구들과 장난감 다툼을 하면서 친구를 때려 혼을 냈더니, 그러더라구요. 그리고 요즘에는 안아달라고, 업어달라고 울면서 떼를 쓰는데 그렇게 해주지 않으면 울면서 뒤집어지기도 합니다. 차츰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이런~




그러면서 하시는 말. “힘들더라도 이제는 아란이의 떼쓰는 버릇을 잡아줘야 할 것 같아요. 어린이집에서도 노력할테니, 집에서도 신경써주세요. 아란이가 울어불며 매달려도 절대 업어주지 말고, 안아주지 말고, 아니 아예 투정을 받아주지 마세요. 한두시간 울리더라도 말이에요.”







그러고 보니 아란이는 요즘 부쩍 떼가 늘어 있었다. 언니랑 함께 놀 때나 노래를 부를 때, 컨디션이 좋을 때는 그렇게 천사같을 수가 없는데, 기분이 안 좋거나 졸립거나 하면 바로 ‘떼쓰기 모드’에 돌입한다. 그렇다고 어떻게 아이를 1~2시간 울린단 말인가! 부모맘이 어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더구나 아란이는 한번 떼쓰면서 울기 시작하면 눈물 콧물을 쏟아가며 정말 서럽게 운다. 보는 내 맘이 짠할 정도다. 결국 나중에는 제 화를 삭이지 못하고 뒹굴고 뛰어다니고 목이 다 쉴 정도다. 쩝.




큰딸 수아를 너무 수월하게, 큰 소리 한번 내지 않고 키운 탓일까? 아란이는 꼭 그 두배만큼 키우기가 힘들다. 조금만 제 성에 차지 않거나, 제 뜻과 다른 상황이 벌어지면 큰소리로 우는 것은 기본이고 엄마와 아빠 얼굴을 때리고 할퀴고, 머리 잡아당기기 일쑤다. “물 줘.”라고 했는데, “없다”고 했다거나, “책을 읽어달라”고 했는데, “잠시만”이라고 답하거나, “안아달라”거나 “업어달라”고 했는데, “그냥 걷자”고 하면 어김없이 엄마 얼굴에 손부터 올라간다.






 









ce3b3f0782f2a1946f21e96369fbcf0a. » 아란이.




어쨌든 사실 아란이가 떼쓰는 나쁜 버릇은 평소 집에서 하는 행동과 별반 다르지 않기에, 어린이집 원장님의 조언을 전혀 새삼스럽게 그리고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요즘 부쩍 심해졌다는 거다. 그래서 결국 괴로운 건 나다. 내가 퇴근한 뒤 어린이집에서 찾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안아달라” “업어달라”고 조르는데, 내 몸이 그 응석을 절대 받아줄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퇴근 후 아이들 밥 먹이고, 씻기고, 설거지하고, 대충 집 정리하는 순간조차 둘째딸을 업거나 안고서 해야 하는 탓이다. 정말 팔이 빠질 지경이다. 아이가 서럽게 우는 꼴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으니, 잠시 떼쓰는 것을 무시하다가도 결국 아이의 울음과 지쳐가는 모습에 두손을 들고 결국 업어주거나 안아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도 이제 지쳤다. 그리고 이제는 4살(27개월이지만...)이 되었으니, 아란이의 못된 버릇을 고칠 때도 됐다. 더 늦기 전에 말이다. 어린이집에서도 이제는 아란이가 최고참이다.(0~4살까지만 봐주는 곳이기에) 




실은 아란이의 떼쓰기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12월 이미 하정훈 원장님과 김영훈 의정부성모병원 원장님께 조언을 받았었다. 첫째, 무시하라는 것, 둘째 아이의 팔을 잡고 눈으로 엄마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라는 것이었다. 실천을 안하고 있었던 게 화근이었다.




하정훈 원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무시하는 것이다. 아이가 아무리 떼를 써도 엄마가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 지금 아란이는 떼쓰는 게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최적의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안돼’ ‘그만’이라고 단호하게 말하라. 그리고 아이를 2시간 울리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받아들여주지 마라. 대부분 포기하기 마련이다. 2시간 넘게 우는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는 정말 의지가 강한, 대단한 아이다.”




김영훈 의정부성모병원 원장님의 조언은 이랬다. “아이가 떼를 쓰고 자빠질 때는 강하게 아이의 팔을 잡고 안아주세요. 아이의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아이가 발버둥치지 못할 정도로 꽉. 그리고 눈으로 단호하게 말해주세요. “안돼”라는 엄마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해주어야 합니다. 아무리 떼를 써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 스스로 깨닫게 알려줘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양식을 취해야 하는지까지 알려주면 좋습니다. 예를 들면 떼쓰지 않고 자신의 요구사항을 또박또박 말해야 한다는 사실이이죠.”




 그런데 결국 석달 동안 실천을 못했고, 결국 아이의 떼쓰기 버릇을 더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더구나 나와 아이 아빠의 다른 양육방식도 한몫 거들었다. 아이 아빠는 아이의 우는 꼴을 절대 못보는 체질인데다 아이한테 무조건 다정다감한, 친구 같은 아빠다. 내가 큰소리로 아이를 혼내면 그 화살이 아이가 아닌 내게 돌아온다. 즉, 아이한테 ‘야단치는 엄마’가 “아빠한테 혼날 정도로,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하정훈 원장님은 이런 말씀도 하셨다. “부모가 일관된 양육방식과 태도를 갖고 있는지 한번 점검해보라. 일관된 양육방식을 아이들한테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엄한 엄마, 친구같은 아빠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친구 같아도 엄할 때는 엄하게, 권위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어제도 아란이는 역시나 어린이집에서 선생님  무릎 위에서 절대 안 떨어지려고 했다고 한다. 또한 퇴근 후 어린이집에서 아란이를 찾는 것과 동시에 업어달라고 매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더는 안된다. 다행히 일찍 귀가한 남편과 나는 의기투합(?)을 했다. 아란이의 심각성을 남편에게 알렸더니, 남편도 흔쾌히 동의했다. 오늘부터 작은딸내미의 떼쓰는 버릇을 고쳐보자! 업어달라고 1시간 남짓 울었다. 엄마와 아빠를 오가면서. 때리고 할퀴고, 머리 잡아당기는 일도 빠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절대 업어주지 않았다. 눈물이 날 정도로 안쓰러웠지만 꾸~욱 참았다. 그러니 결국 울다 지쳐 선잠이 들었다.




10분 남짓 지났을까? 언니가 샤워을 하겠다며 여기저기를 왔다갔다하니 아란이가 슬쩍 눈을 뜬다. 컨디션이 안 좋을까 염려했는데, 왠걸~ 언니와 함께 샤워를 하겠다고 옷을 훌러덩 벗기 시작한다. 표정이 밝다. 샤워를 하는 내내 그랬다.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려주고, 옷을 입히는 순간까지. 평소 같으면 잠자리에 들기 전 “포대기로 업어달라”고 했을텐데, 그 말도 쏘~옥 들어갔다. 팔베개를 해주고 누우니 소리없이 함께 눕는다. 그리고 스르르 잠이 들었다. 평온한 모습으로.




“벌써 효과가 있는 거야?” 나와 남편은 잠든 아란이를 보며, 내심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평소 같으면 일어나자 마자 분명 “안아달라”고 달려들었을 거다. 그런데 그 말을 안한다. 오호라~ 둘째딸의 떼쓰는 버릇 고칠 날이 머지 않았다. 기쁘다. 이제 시작이다. 무엇이든 굳게 마음 먹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아이의 나쁜 버릇을 고치는데 절대 ‘감성’이나 ‘인정’에 휘둘려서는 안된다.  부모의 잘못된 대처가 아이의 떼쓰기 버릇을 더 키운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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