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따뜻한 날씨가 코로나 잡는 무기 될까 생명건강

corona1.jpg »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자현미경 사진. 위키미디어 코먼스

MIT, 기온과 감염자 수 변화 분석

감염자 90%가 3~17도 지역에서

18도 이상 지역 비율은 6% 불과

감염력 약해질 뿐 사라지는 건 아냐

습도도 또다른 주요 변수 중 하나

‘-2~10도 건조지역이 위험’ 분석도


봄을 맞아 올라가고 있는 기온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지금까지의 발생 현황 분석을 토대로 기온이 높아지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이 19일 온라인 사전출판 논문집 ⟨SSRN⟩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금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의 90%는 기온이 섭씨 3~17도인 지역에서 발생했다. 적도와 남반구에 있는 나라들에도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1~3월 평균 기온이 섭씨 18도가 넘는 지역의 감염자 수는 전 세계 감염자 수의 6%에 불과했다. 남반구는 현재 여름을 지나가고 있는 시점이다.

논문공동저자인 MIT의 컴퓨터과학자 카심 부카리 박사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기온이 더 낮은 곳에서 감염자 수가 급속히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경향은 미국에서도 확인된다고 밝혔다. 애리조나, 플로리다, 텍사스 같은 남부지역은 뉴욕, 콜로라도 같은 북부 지역보다 감염자 증가 속도가 느렸다. 캘리포니아는 중간 수준이었다.

계절성은 바이러스 질환에서 흔히 나타나는 특성이다. 미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의 일원인 데보라 벅스 박사는  최근 브리핑에서 "독감은 북반구에서 일반적으로 11월부터 4월 사이에 발생한다"고 말했다. 일반 감기를 일으키는 4종의 코로나바이러스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으며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마찬가지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벅스 박사는 이번에 중국과 한국의 코로나19 감염증은 좀더 늦게 발생했기 때문에 같은 경로를 밟을지에 대해선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corona2.jpg » 코로나19 감염자 수 증가 속도. 기온이 낮은 지역이 훨씬 빨리 늘어났다. SSRN 제공

앞서 지난 12일 온라인 사전출판 논문집 ⟨메드알카이브⟩에서 발표된 스페인과 핀란드 연구진의 논문에서도 영하 2도~영상 10도의 건조한 지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나타난다는 내용이 있었다. 중국 연구진도 또다른 사전출판 논문 사이트 ⟨아카이브⟩에 지난 9일 온도와 습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코로나19 전파 속도가 더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연구들은 아직 동료 과학자들의 엄밀한 검토를 거치지 않은 사전논문이다. 여행 제한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진단검사자 수, 병원의 수용 능력 등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부카리 박사는 지적했다.

그는 특히 더욱이 높은 기온이 바이러스를 없앤다는 뜻이 아니라, 단지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므로 강력한 예방 조처의 필요성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계절성 바이러스는 여름에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으며, 전파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될 때까지 사람 몸 안 등에 숨어 기다린다는 것이다. 특히 남반구에서도 지역사회 전파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과거의 다른 호흡기 질환 유발 바이러스보다 더 높은 온도에 대한 적응력이 좋아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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