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한국어 인기로 본 한류 붐...미 대학 외국어 중 유일하게 수강생 증가 사회경제

5년새 38% 늘어 2만명 육박…전체 10위 외국어
케이-팝 등 한국 문화 관심이 한국어 학습 이어져
미국 대학에서 한국어가 외국어 강좌 수강생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세종학당의 한국어 강좌 모습. 세종학당 동영상 갈무리
미국 대학에서 한국어가 외국어 강좌 수강생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세종학당의 한국어 강좌 모습. 세종학당 동영상 갈무리

외국에서 한류 바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다. 대학 내에 개설된 외국어 강좌 수강생 실태를 들여다 보면, 젊은층 사이에서 어느 언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지 대략 알 수 있다.

미국 대학에서 영어가 아닌 외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줄어들고 있지만, 한국어 수업 등록자는 오히려 급증해 수강생 증가율에서 압도적인 1위를 보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00년대 들어 불기 시작한 한류 붐에 케이-팝이 합류하면서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현대언어협회(MLA)가 최근 발표한 2021년 가을 미국 고등교육기관(대학 학부 및 대학원)의 비영어 강좌 등록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대학의 외국어 수업 등록자 수는 2016~2021년 사이에 16.6% 감소했다. 보고서는 미국 고등교육기관 244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1년 가을 외국어 등록자 수를 토대로 작성됐으며, 응답률은 92.2%였다.
조사 결과 수강생 수 상위 15개 언어 중 수강생 수가 증가한 언어는 한국어를 비롯해 3개뿐이었다. 한국어 수강생 수는 2021년 가을학기 기준 1만9270명이었다. 이는 2016년 1만3936명에 비해 38.3% 늘어난 것이다. 수강생이 늘어난 나머지 2개 언어는 성서 히브리어(9.1%)와 미국 수화(0.8%)였다. 일반인들의 생활 언어 기준으로 보면 수강생이 늘어난 언어는 한국어뿐인 셈이다.

한국어는 미국 대학에서 등록생 수 기준으로 외국어 강좌 순위 10위다.
한국어는 미국 대학에서 등록생 수 기준으로 외국어 강좌 순위 10위다.

전체 외국어 수강생은 감소…늘어난 언어는 3개뿐

수강생이 가장 많이 감소한 언어는 독일어(-33.6%)였으며, 이어 아랍어(-27.4%), 현대 히브리어(-26%) 차례였다.

수강생 수가 가장 많은 언어는 스페인어로 58만4453명이었다. 전체 외국어 수강생 118만명의 거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어 프랑스어(13만5088명), 미국 수화(10만7899명), 일본어(6만5661명), 독일어(5만3543명) 차례였다. 한국어는 전체 10위에 올라 있다.

미국 대학에서 외국어 강좌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보고서는 조사 대상 기간인 2016~2021년 사이에 미국 대학의 언어 강좌는 1만1734개에서 1만773개로 961개가 줄었다고 밝혔다. 독일어 강좌가 172개 줄어 가장 많이 감소했으며, 이어 프랑스어(164개), 중국어(105) 순이었다. 반면 한국어와 미국 수화는 각각 29개, 44개 늘어났다.

케이-팝을 비롯한 한류 붐이 한국어 수강생 급증세의 원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BTS ‘Butter’ 뮤직비디오 갈무리
케이-팝을 비롯한 한류 붐이 한국어 수강생 급증세의 원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BTS ‘Butter’ 뮤직비디오 갈무리

1974년 이래 한국어 수강생 감소한 적 없어

현대언어협회 상임이사 폴라 크렙스(Paula M. Krebs)는 “한국어 강좌 증가의 뒤에는 케이-팝과 케이-드라마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있다”며 “문화적 관심이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캔자스대의 경우엔 한국어 강좌 등록자 수가 10년 사이에 2배 늘었다고 한다.

보고서는 “한국어 수강생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1974년 이후 단 한 번도 감소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어 수강생 수는 2006년 7146명과 비교하면 15년 새 거의 3배가 늘었다. 일본어와 중국어는 2010년 중반까지 소폭 증가했으나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크렙스 상임이사는 “한국어 수강생 증가의 원동력이 된 문화의 가능성은 다른 언어에도 희망을 갖게 한다”며 “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미디어를 생산하는 문화를 알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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