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10년 안에…지구 온도가 억제선을 넘어선다 지구환경

earth.jpg » 미 항공우주국의 수오미 극궤도 위성(NPP)이2015년 4월9일에 촬영한 지구. 나사 제공

 

이르면 2026년 1.5도 마지노선 붕괴

산업화 이후 1도 올라가는 데 100년

그 다음 0.5도 올라가는 덴 불과 10년

 

산업혁명 이후 대기중에 쌓이는 온실가스가 급증하면서 현재 지구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도 가량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회의에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지구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내로 억제하는 것을 제1 목표로 삼되, 가능한 한 1.5도 이내에서 상승세가 멈출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목표는 지구 온난화 억제 의지를 밝히는 상징적 선언일 뿐, 실제 현실에서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기간에 급감시키는 건 현실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그래서 지구온도 상승폭이 1.5도 억제선을 돌파하는 건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그 시기가 언제쯤일까? 먼 미래가 아닌 불과 9년 후인 2026년에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 결과대로라면 1도 올라가는 데는 100년이 넘게 걸린 지구온도 상승 속도가, 그 다음 0.5도 올라가는 데는 10여년에 불과할 정도로 가속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hen1.jpg » 1850~1900년 대비 지구평균온도 변화와 IPO 국면 추이. 논문에서 인용

 

10년주기 태평양 사이클, 플러스 국면 진입한듯


급가속화의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지구 온난화의 기본 동력은 온실가스이다. 호주 멜버른대 연구진은 여기에 덧붙여 지구 표면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바다가 품고 있는 열 에너지의 변화를 또다른 주된 동력으로 지목했다. 연구진은 최근 <지구물리학연구지>(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한 논문에서, 10년주기 태평양 진동(Interdecadal Pacific Oscillation=IPO)이라는 이름의 태평양 순환 사이클이 플러스(양) 국면으로 진입해 다음 10년간 지구온난화를 촉진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IPO는 10~30년에 걸쳐 천천히, 그러나 강력하게 기후를 변화시키는 기후 지렛대다. 플러스 국면은 적도 부근 태평양의 온도가 평상시보다 따뜻한 시기를 말한다. 마이너스 국면은 정반대 현상을 가리킨다. 플러스 국면에선 바다가 많은 열을 대기로 방출해 지구 온난화를 촉진한다. 마이너스 국면에선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무역풍이 강해지면서 바다 속으로 열을 밀어넣어 차가운 물을 끌어 올린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지구 온난화 속도가 느려진다

연구진에 따르면 IPO는 1999년 이후 마이너스 국면을 유지해왔다. 연구진은 그러나 2014년 이후 3년 연속 지구온도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점을 들어 이 국면이 바뀐 것으로 추정했다. 과거 기록을 보면, 플러스 기간과 지구온도 상승 기간이 일치했다는 것이다. 설령 IPO가 마이너스 국면에 있더라도 2031년까지는 1.5도 억제선을 넘어설 것같다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이번 예측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금 상태를 유지한다는 전제로 한 것이다.

henry2.jpg » 1850~1900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 전망. 주황색은 IPO 플러스 국면일 경우, 파란색은 IPO 마이너스 국면일 경우. 플러스 국면에선 2026년, 마이너스 국면에선 2031년에 지구온도 상승폭이 1.5도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됐다. 논문에서 인용.

 

21세기 들어 마이너스 국면에도 지구온도 상승

 

IPO는 과거 1925~1946년, 1977~1998년에 플러스 국면이 있었다고 한다. 이 두 기간에 지구 평균온도는 급속히 높아졌다. 마이너스 국면이었던 1947~1976년 기간엔 지구온도 상승세가 주춤했다.
그런데 21세기 들어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마이너스 국면임에도 지구 온도가 천천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연구진은 "2000년 이후 지구 온도가 계속해서 올라갔지만, 상승 속도가 느려지는 바람에 우리가 잘못된 안도감을 갖게 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플러스 국면이 오게 되면 향후 수십년 동안 지구온난화의 가속화를 예상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연구진은 파리에서 세운 지구온도 상승 억제 목표를 달성하려면 세계 각국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서 더 나아가 대기중의 온실가스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energy-environment/wp/2017/05/09/earth-could-break-through-a-major-climate-threshold-in-the-next-15-years-scientists-warn/

http://www.futuretimeline.net/blog/2017/05/11.htm#.WRQSWp61uUk
http://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2017GL073480/abstract;jsessionid=9636ACA53489284E3B8824AB34D0EF6D.f04t04
http://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joc.691/abstract
https://www.carbonbrief.org/pacific-ocean-shift-could-see-1point5-limit-breached-within-decade
보도자료

https://www.climatescience.org.au/content/1138-paris-15°c-target-may-be-smashed-2026
https://www.sciencedaily.com/releases/2017/05/170508184929.htm

논문저자의 기고문

http://theconversation.com/global-warming-could-accelerate-towards-1-5-if-the-pacific-gets-cranky-77175

지구온도 상승 추이
https://www.carbonbrief.org/worlds-major-climate-agencies-confirm-2016-hottest-year-on-record
https://www.carbonbrief.org/analysis-how-2015-became-the-hottest-year-on-record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769100.html
http://blog.naver.com/gwatercenter/220112846151

TAG

Leave Comments


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 

Recent Trac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