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계 생태계의 등장, 로봇이 경제 장악하나 사회경제

인간이 반응하기엔 너무나 빠른 '기계 생태계'의 등장

 인간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빠른 속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를 하는 기계들의 글로벌 생태계가 발흥하고 있다. 이 거래 알고리즘은 세계의 데이터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금융시장에서 점점 큰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련의 컴퓨터 고장을 경험했다.  이 고장들은 갑작스레 시스템을 다운시켜 미국 증시 사상 세번째로 적은 주식거래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급속 동결’ 사태가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초고속 로봇 무리들의 출현이다. 이 로봇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간 능력을 넘는 속도로 작동한다. 그래서 기존의 시스템을 압도해 버린다. 이 ‘초고속 기계 생태계’의 등장은 11일 발간된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실린 한 연구에서 소개됐다.
srep02627-f1.jpg » A는 주가 급락, B는 주가 급등 사례. 지속시간이 밀리초 단위여서 인간 대응의 한계를 넘어섰다. C는 급락(빨간선)과 급등(파란선) 발생 누계. 검은선은 S&P지수의 흐름.  

 

0.001초도 안걸리는 컴퓨터…인간은 기껏해야 0.몇초

2008년 금융시장 붕괴, 밀리초단위 사건 확산과 연관

 

 가장 빠르고 강력한 기술 시스템을 갖춘 세계 금융시장에 대한 밀리초 단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이 `초단위 이하 사건'의 확산이 2008년 금융시장 붕괴의 발발과의 흥미로운 연관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1초도 안되는 시간에 금융 세계는 공격적인 거래 알고리즘에 장악된 사이버 정글로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알고리즘은 매우 빨리 작동해서 인간은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건 생각할 수조차 없다. 대신 초고속 로봇 생태계가 시스템을 장악한다고 미 마이애미대의 닐 존슨 예술과학대 교수(물리학)는 말했다.
 존슨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이 초고속 로봇 알고리즘 세계에서는 시장의 행동은 전통적인 시장이론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 전혀 다른 세계로, 근본적이고 갑작스럽게 전환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인간보다 반응속도가 빠른 작동 능력을 갖춘 알고리즘을 만들어낸 것은 경쟁자보다 앞선 좀더 빠른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압박이다. 예컨대 가장 빠른 사람일지라도 잠재적 위험에 반응하는 데는 약 1초의 시간이 걸린다. 가장 빠른 체스 챔피언조차 그가 코너에 몰렸음을 알아채는 데 650밀리초가 걸린다. 그러나 마이크로칩은 1밀리초(1밀리초는 0.001초)도 안되는 찰나의 순간에 작동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주식과 외환시장에서 밀리초 단위로 벌어진 주가 흐름들을 조합해 분석했다. 이들은 2006년 1월부터 2011년 2월까지 1.5초 이하의 짧은 시간에 이뤄진 1만8520개의 급등락 사례를 발견했다. 그리고 이 사례들은 지속시간이 인간 반응 시간 아래로 떨어졌을 때, 급락과 급등 숫자가 급격히 증가했음을 알아냈다.
srep02627-f2.jpg » 주가 급등락 발생 규모(세로축)와 지속시간(가로축)의 관계. 빨간선은 급락, 파란선은 급등.

 그들은 이 극단의 사례들은 초고속 컴퓨터 거래의 결과물이라고 결론지었다. 연구진이 보기에 어떤 규제나 거래 실수 같은 다른 요인은 있을 수 없었다. 학제간 연구로 진행된 이번 연구를 이끈 존슨 박사는 이 상황을 생태 환경에 비유한다.
 

금융 거래 세계의 포식자 '초고속 알고리즘'

모델링 통해 사이버 공격 대응에 응용 가능

 

먹이와 포식자가 일반적 조합을 유지하는 동안엔 모든 것이 균형상태에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빠른 포식자가 나타날 경우, 그들은 극단의 상황을 만들어낸다고 존슨은 말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초고속 컴퓨터 알고리즘을 거래 세계의 포식자로 본다. 이 경우 포식자는 먹잇감조차 자신이 거기에 있다는 것을 알아채기 전에 행동한다.
 존슨은 이러한 초고속 컴퓨터 알고리즘을 조절하기 위해, 우리는 그들의 집단 행동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것은 어려운 작업이지만, 좀더 빠르게 프로세스가 진행되려면 단순해야 하기 때문에 인간 반응 시간 이하로 작동하는 알고리즘은 상대적으로 간단하다는 사실을 알면 좀 더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존슨 박사는  “초고속 알고리즘은 동일한 행동을 시작하기로 할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시장의 특정 부분을 공격하는 사이버 군중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바로 극단 사례를 일으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존슨은 “우리가 만든 수학 모델은 이러한 사이버 군중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모델링해 이 집단행동을 잡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존슨은 이 수학 모델이 알아낸 사이버 군중 파악법이 금융 부문이 아닌, 사이버 공격이나 사이버 전쟁 같은 분야에서 중요하게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출처

http://www.nature.com/srep/2013/130911/srep02627/full/srep026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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