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대머리 치료의 새 길 `3D 배양' 생명건강

christiano_follicle-xsection.jpg » 새롭게 자라나는 머리카락의 뿌리. 미 컬럼비아대.

 

모유두세포 배양 후 이식하니

6주 후 머리카락 자라기 시작

 

대머리를 치료할 수 있는 새 길이 열렸다.
과학자들은 40여년 전 피부세포를 배양해 이식함으로써 대머리 쥐의 모낭을 자라게 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았었다.   쥐의 경우 모유두세포(dermal papilla cells: 모낭의 근원에 있는 세포의 집적)를 배양접시에 배양한 다음 쥐에게 이식하면 새로운 모낭이 자라났는데, 사람의 경우엔 모유두 세포를 배양접시로 옮기는 순간 모낭 생성 능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대머리 치료방법은, 약물로 탈모를 지연시키거나 신체 다른 부위의 체모를 두피에 이식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쥐는 되고 왜 인간은 안될까 궁리끝

평면배양 아닌 입체배양 방식 선택

 

최근 세포 배양 기술을 간단히 바꿔 사람 대머리에도 머리카락이 나도록 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미국 컬럼비아대와 영국 더럼대 연구진은 ‘쥐는 되고, 인간은 안 되는 이유’를 찾아내고자 쥐의 모유두세포를 관찰해 왔다. 그 결과 ‘실험실에서 배양중인 쥐의 모유두가 저절로 큰 덩어리(clumps)를 형성한다’는 걸 알아냈다. “우리는 ‘인간의 세포도 쥐처럼 덩어리를 형성할 수 있다면 새로운 모낭을 형성할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크리스티아누 박사는 말했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현적배양(hanging-drop culture), 일명 3D 배양(3D cultures)이라는 세포배양법을 사용해 보기로 했다. (3D 배양은 100년의 역사를 가진 방법으로, 배양 과정에서 복잡한 구조를 형성할 필요가 있는 세포를 배양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연구진은 먼저, 남성형 탈모 환자 7명으로부터 모유두 세포를 채취했다. 그리고 이 세포들을 평평한 배양접시 위에 올려놓는 대신, 액체와 혼합한 뒤 컨테이너 천장에 응결된 수증기 방울처럼 플라스틱 덮개에 대롱대롱 매달아 놓았다. “인체 세포들은 모든 방향에서 서로 접촉하는데, 평평한 배양접시 내의 세포들은 전후좌우의 세포들과만 접촉할 수 있다. 그러나 물방울 속의 세포들은 자유롭게 떠다닐 수 있으므로, 인체 세포처럼 모든 방향에서 서로 접촉할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세포의 움직임이 달라지자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물방울 속 세포들이 분열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이 모여 덩어리, 즉 구상체(spheroids: 약 3000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공 모양 구조체)가 되었다.
christiano_papillae-sphere.jpg » 3D 배양법으로 만들어진 모유두 세포들의 구상체. 6주 후에 모낭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미 컬럼비아대

 

정상 발현율은 22%

기존 피부이식과 다른 점은

자신의 모발세포 그대로 쓴 것

"곧 임상실험 들어가겠다"

 

이제 이 구상체가 어떤 기능을 할지 알아볼 차례다. 연구진은 환자별로 10~15개의 구상체를 채취했다. 그리고는 대머리 환자의 피부세포 두 겹을 쥐의 등에 이식하고, 그 사이에 이들의 구상체를 이식했다. 그로부터 6주 후, 7명 중 5명의 구상체가 주변의 피부를 자극해 모낭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두 명의 경우엔, 모낭에서 모발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이 결과는 미 <과학원회보(PNAS)> 10월21일자에 실렸다.
연구진은 후속연구에서, 평평한 배양접시에서 자란 세포와 3D 배양으로 생성된 세포의 유전자발현 패턴을 비교해 봤다. 그 결과 평평한 배양접시에서 자란 세포는 약 4000개의 유전자 발현이 교란되어 있는 반면, 3D 배양으로 생성된 세포는 그중 22%가 정상으로 발현됐다. 정상으로 발현된 유전자 중 상당수는 선행연구에서 모발의 성장에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진 것들이었다.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해 새로운 모낭을 만드는 것은 매우 유용하다. 왜냐하면 이렇게 만들어진 모발은 색깔과 굵기가 다른 모발과 똑같아 완벽히 조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방법은 다른 부위의 모낭을 채취하여 장소를 옮기는 데 불과하지만, 우리의 방법은 환자의 모유두 세포 몇 개를 채취한 뒤 대량으로 배양해 환자에게 재이식하는 것이다. 차원이 다른 방법이다.”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스탠퍼드대이 앤터니 오로 박사(생물학)는 “이번 연구에서 배양된 모낭이 100% 모발을 생성한 것은 아니며, 모낭-피지선 단위(pilosebaceous unit)의 핵심요소인 색소와 피지샘도 결여돼 있지만 매우 흥미로운 연구 결과”라고 논평했다.
 연구진도 그의 지적을 수긍하면서 “우리는 조만간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이번에 개발된 방법을 임상에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를 설명하는 유튜브 동영상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1801&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3-10-23     
원문
http://www.nature.com/news/cultured-follicles-offer-hope-for-beating-baldness-1.13983
http://newsroom.cumc.columbia.edu/2013/10/21/hair-regeneration-method-is-first-to-induce-new-human-hair-growth/?utm_source=rss&utm_medium=rss&utm_campaign=hair-regeneration-method-is-first-to-induce-new-human-hair-grow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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