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유전자 조작 나무, 희망인가 공포인가 지구환경

poplar-770.jpg » 유전자 조작을 통해 쉽게 분해될 수 있는 나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분해 어려운 리그닌에 유전공학 적용

종이, 바이오연료 분야서 유용할 듯

화학물질 덜 쓰고 오염물질 배출 적어

효율 좋지만 산림 오염 등 부작용 우려

 

유전공학은 두 얼굴을 갖고 있다. 불가능의 영역을 현실로 실현해주는 희망의 기술이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미지의 영역에 대한 정체불명의 공포심을 안겨다 주기도 한다. 그래서 유전자 조작 기술이 적용된 생물에는 대개 크고작은 논란이 따라붙는다.
이제 그런 논란이 유전자 조작 나무를 둘러싸고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종이와 바이오연료로 쉽게 분해해 쓸 수 있는 유전자 조작 나무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나무들을 쓰면 펄프나 종이를 만들 때 자연산 나무들에 비해 화학물질과 에너지가 덜 들어가고 환경오염물질도 덜 배출되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과학자들이 이런 나무를 개발하는 이유는 리그닌이라는 폴리머(고분자 화합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다.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션 맨스필드(Shawn Mansfield) 교수는 보도자료에서 “최근 바이오연료 산업과 펄프 및 종이 산업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는 나무의 리그닌 성분”이라고 밝혔다.

formulelignin.JPG » 리그닌의 분자식 구조. 언뜻 보기에도 무척이나 복잡하다. 국제리그닌연구소(ili-lignin.com).

 

리그닌은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와 함께 목재를 구성하는 주요 물질이다. 나무의 전체 성분 중 20~30%를 차지한다. 펄프와 종이,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배출된다. 하지만 리그닌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화학물질과 에너지가 들어가는 바람에 좋지 않은 폐기물이 나온다.

리그닌은 자연적으로 분해되기 어려운 에테르 결합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복잡한 구조는 성장기의 나무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다. 그래서 연구진은 나무 강도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나무를 더 쉽게 분해할 수 있도록, 유전공학적인 기법을 활용해 리그닌의 에테르 결합 구조를 쉽게 분해되는 화학 구조로 변형시켰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리그닌을 좀 더 효율적으로 회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접착제, 탄소섬유, 페인트 첨가제 같은 것을 만드는 데도 리그닌을 쓸 수 있다고 한다.
앞선 연구들에서는 유전자를 억제해 나무의 리그닌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나무의 성장을 방해하거나 바람, 눈, 병원균 등에 취약해지는 문제를 낳았다.
앞선 연구들에서는 유전자를 억제해 나무의 리그닌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나무의 성장을 방해하거나 바람, 눈, 병원균 등에 취약해지는 문제를 낳았다.

 

140403142031-large.jpg » 유전자 조작 나무 연구를 하고 있는 션 맨스필드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제공(news.ubc.ca). .


얻을 것은 무엇이고 잃을 것은 무엇일까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활용한 유전공학 방법이 석유를 대체할 새로운 연료로 쓰일 다른 식물에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특히 농지의 가장자리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포플러를 바이오 연료 분야에서 잠재력이 큰 에너지 작물로 꼽았다. 연구자들은 미래에는 유전자 조작 나무를 농작물처럼 심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생산된 펄프와 종이의 등장이다.
하지만 그런 시기가 다가올수록 나무의 유전자 조작 문제는 논쟁의 한가운데에 서게 될지도 모른다. 연구진은 이를 의식한 듯 보도자료를 통해, 유전자 조작 나무를 자연산림으로 퍼뜨리지 않는 확실한 방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토종 식생에서 분리된 곳에서 유전자 조작 나무를 심어 키우는 방안이 있다. 이렇게 하면 타가수분이 되지 않는다는 것. 아니면 유전자에서 아예 생식능력을 없애거나, 나무가 재생산 능력을 갖추기 전에 베어버리는 방법도 거론했다.
연구진이 유전자 조작 나무 개발을 옹호하는 가장 큰 논리는 화석연료로부터의 해방이다. 맨스필드 교수는 “우리는 석유 사회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가솔린에 이르기까지 같은 자원에 의존하고 있다. 자원을 다양화해 화석연료 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나무와 식물은 잠재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유전자 조작 나무 연구진의 이런 논리에 대해 정부와 기업, 시민들의 미래 반응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이번 연구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와 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 미시건주립대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4월3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렸다. 연구비는 오대호 바이오에너지연구센터(Great Lakes Bioenergy Research Center)가 지원했다.
      
출처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4/04/140403142031.htm 
http://news.ubc.ca/2014/04/03/researchers-design-trees-that-make-it-easier-to-make-paper/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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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