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2억5000만년전 대멸종 주범은 세균? 지구환경

1_14958_C0066082-Estemmenosuchus,_a.jpg » 고생대의 마지막 기인 페름기(3억년전~2억5000만년전) 우랄산맥 근처 호수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에스테메노스쿠스 미라빌리스(estemmenosuchus mirabilis) 상상도. 현대 포유류 조상 가운데 하나다.Walter Myers/SPL. nature.com서 재인용.

 

지구 생물 90%가 사라진 페름기의 사상최악 대멸종 사태 

 

메탄을 배출하는 미생물이 2억5200만년 전 지구상의 생물 중 약 90%를 싹쓸이했던 지구 역사상 최악의 대멸종(Great Dying)의 주범일지 모른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미생물이 ‘기존에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던 식량원’을 소비할 능력을 갖게 되면서 과잉 증식하고, 결국 기후를 교란하여 파국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MIT의 대니얼 로스먼 교수(이론지구물리학)는 “미생물은 자신이 소비하고 방출하는 화학물질을 통해 지구의 지질과 생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대형사고를 친다. 일례로, 산소가 풍부한 환경을 만들어 고등동물의 진화를 가능케 한 산소급증사건(great oxygenation event)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이 같은 사건이 파국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베리아 화산 폭발을 원인으로 생각해온 통설

 

로스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금으로부터 3억~2억5000만년 전인 페름기(Permian period) 말에 일어난 대멸종의 원인을 찾기 위해 연구해 왔다. 지질학적 증거로는, 대멸종은 치명적 지구온난화와 해양 산성화를 동반한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들은 대멸종의 원인을 놓고 오랫동안 논쟁을 벌여 왔는데, 그중 지배적인 주장 중 하나는 (당시 매우 활발하게 활동 중이던) 시베리아의 화산들이 대멸종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해저 침전물

고세균 메나토사르시나 먹이로 부상

 

 연구진은 이번주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기고한 논문에서, 대멸종이 일어난 과정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했다. 연구진의 설명은 이렇다.
 “당시 해저의 침전물에는 대량의 유기물질이 축적되어 있었다. 그곳은 한마디로 먹거리 천국이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것을 먹을 수 있는 생물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상황은 곧 돌변했다. 바다에는 또 하나의 손님이 찾아와 둥지를 틀었다. 그 이름은 고세균(archaea)이라고 알려진 단세포 미생물이었다. 그중에서도 메타노사르시나속(Methanosarcina)의 고세균들은 탄소화합물을 소비해 메탄을 방출했다. 그러나 이 세균들은 (해저 침전물의 핵심 구성요소 중 하나인) 아세테이트를 처리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박테리아로부터 2개의 아세테이트 처리 유전자를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우리는 현존하는 50가지 상이한 생물체들을 비교분석한 결과, 지금으로부터 2억5천만년 전 유전자전달(gene transfer)이 일어난 것을 확인했다. 이 시기는 대멸종이 일어난 시기와 얼추 들어맞는다.”
 

1_14958-C0137190-Archaea_Methanosar.jpg » 전자현미경으로 본 고세균 메타노사르시나. Power and Syred/SPL. nature.com서 재인용.

 

아세테이트 처리 유전자 확보 계기

고세균 폭증하면서 메탄 대량 방출

 

유전자 전달은 메타노사르시나가 해저 침전물 속에 있는 유기물질을 먹을 수 있게 만든 엄청난 진화적 사건으로, 고세균의 개체수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고, 그 결과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 가스가 대기 중으로 마구 방출되었다. 연구진은 탄소동위원소를 이용하여 고대 침전물의 연대를 측정한 결과, 고세균이 급증한 증거를 찾아낼 수 있었다.
 연구진은 또 대멸종 기간 동안 일부 가스의 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것을 밝혀냈다. “일부 가스의 농도가 급증한 것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미생물의 활동이지, 화산활동이나 기타 이유는 아니다”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로 인해 시베리아 화산활동이 대멸종의 원인 목록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시베리아의 화산활동은 해저 침전물 속의 니켈을 급증시킨 것으로 보인다. 메탄 생성 세균에게 니켈은 메탄생성 반응에 관여하는 효소의 필수 구성요소다. 니켈은 고세균의 증식을 제한하는 요인이므로, 화산활동에서 유래하는 니켈로 인해 메타노사르시나는 고삐 풀린 것처럼 증식해 다른 종들을 멸망시켰다”고 말했다.
 

메탄 독성, 지상생물 싹쓸이하고 해양동물 산소 고갈 

 

메탄의 증가는 독성가스인 황화수소(hydrogen sulphide)의 방출을 초래하여 지상의 생물들을 몰살시키고, 바다의 동물들은 산소 고갈로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양의 산성화는 껍질을 가진 해양생물들을 곤란에 빠뜨렸을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시베리아 화산들의 역할을 주연에서 조연으로 끌어내린 이번 연구결과에 쉽사리 승복하지 않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산활동과 대멸종 간의 관계 중 일부를 해명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고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의 더글러스 어윈 박사(고생물학)는 논평했다.
 연구진은 “하나의 미생물종이 지구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하는 것을 ‘너무 앞서 나간 것’이라고 폄하해서는 안 된다. 산소급증 사건을 생각해 보라. 그런 엄청난 사건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으며, 과거의 다른 시기에 메탄의 대량방출 사건이 일어났다고 해서 의아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5575&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04-02     
원문
http://www.nature.com/news/archaeageddon-how-gas-belching-microbes-could-have-caused-mass-extinction-1.14958
※ 원문정보: Rothman, D. H. et al., “Methanogenic burst in the end-Permian carbon cycle”, Proc. Natl Acad. Sci. USA http://dx.doi.org/10.1073/pnas.1318106111 (2014).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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