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입안은 곰팡이균의 각축장 생명건강

sn-Fungi.jpg » 마우스의 혀에 서식하는 진균 칸디다(왼쪽)가 피치아 분비물에 의해 제거된 모습(오른쪽). sciencemag.org  

 

입안에 서식하는 우호적 진균과 유해한 진균들

 

 우리는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군집(microbiome)을 논할 때, 보통 세균(박테리아)만을 가리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 몸에는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진균(fungi, 곰팡이균)도 서식한다. 세균은 핵막이 없는 원핵세포, 진균(효모 곰팡이 버섯)은 핵막이 있는 진핵세포이다.
 새로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면, “건강한 사람의 구강에는 피치아(Pichia)라는 진균이 서식하며, 아마도 유해한 진균(예: 칸디다)에 의한 감염증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한다. 더욱이 이 우호적인 진균이 분비하는 물질은 새로운 항진균제(antifungal drug)로 개발될 가능성도 있다.
 

입속 칸디다, 면여계 약화하면 아구창 일으켜

 

대부분의 경우, 칸디다는 사람의 입 안에서 아무 말썽없이 지낸다. 그러나 인간의 면역계가 약화될 경우, 망나니로 돌변해 아구창(thrush, 또는 구강 간디다 감염증)을 일으킨다. 아구창은 특히 HIV 감염 환자들에게 흔한데, 아구창 환자들은 음식물을 삼키기가 어려워 영양실조에 걸리기 쉽다. “HIV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구강에 서식하는 미생물군집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면, 칸디다의 증식을 억제하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고 미국 케이스웨스턴 리저브대의 마흐무드 가노움 교수(진균의학)는 말했다.
 가노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12명의 HIV 감염환자와 12명의 건강인으로부터 구강의 미생물군집을 채취해 비교했다. 기존 가설 중 하나는 “구강에 서식하는 세균이 진균의 증식을 억제한다”는 것이었으나, 연구진은 두 그룹의 구강세균 구성으로부터 아무런 차이도 발견하지 못했다.
 

우호적 진균 '피치아' 분비물이 '칸디다' 죽이다

 

연구진은 관점을 바꿔, 두 그룹의 구강에 서식하는 진균을 비교해 보았다. 비교 결과, 건강한 사람의 구강에는 HIV 감염환자보다 많은 종류의 진균이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중 하나가 칸디다의 유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문제의 진균은 피치아(Pichia)라는 생소한 이름을 갖고 있었다.
분석 결과, 피치아가 많은 구강에서는 칸디다가 적게 발견됐다. 연구진은 “HIV 감염 환자의 경우 피치아가 부족해 칸디다 감염에 취약하다”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진은 피치아가 칸디다를 죽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둘을 혼합해 배양해 보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피치아는 증가하고 칸디다는 줄었다.
 연구진은 “피치아가 화학물질을 분비하여 칸디다를 물리칠 것”이라고 생각하고, 피치아 배양물에서 진균 세포를 걸러냈다. 진균 세포를 걸러낸 배양액은 칸디다 감염증에 걸린 마우스에게 투여하자, 마우스의 혀에 있는 칸디다를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치아 추출물의 효과는 현재 아구창 치료제인 니스타틴(nystatin)을 능가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플로스(PLOS)> 최근호에 기고했다.
 

피치아 분비물, 다른 진균도 억제…광범위 항진균제 개발 가능성

 

흥미로운 점은, 피치아 추출물이 다른 진균들(예: Aspergillus, Fusarium 등)의 증식도 억제한다는 것이다. 이는 피치아 추출물이 광범위 항진균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피치아 생균이 함유된 가글제(프로바이오틱스)를 개발해 칸디다 감염 고위험군(HIV 감염환자 등)에게 사용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실험실 연구에서 피치아가 칸디다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HIV 환자가 아구창에 잘 걸리는 것은 피치아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으려면 보다 많은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미생물군집 분야의 가장 큰 미스터리는 미생물 변화가 면역장애의 원인이냐, 결과냐라는 것이다. 이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와 똑같다”고 동가리-박초글루(Dongari-Bagtzoglou) 박사는 말했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5359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03-21     
원문
http://news.sciencemag.org/biology/2014/03/friendly-fungus-protects-our-mouths-invaders

http://www.plospathogens.org/article/info%3Adoi%2F10.1371%2Fjournal.ppat.1003996

※ 원문정보: Mahmoud A. Ghannoum, “Oral Mycobiome Analysis of HIV-Infected Patients: Identification of Pichia as an Antagonist of Opportunistic Fungi”, Published: March 13, 2014, DOI: 10.1371/journal.ppat.1003996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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