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드론, 새떼처럼 날다 우주항공

dronraj_14.jpg » 10대의 드론이 무리지어 비행하는 장면. 유럽연구위원회로부터 130만유로를 지원받은 프로젝트다. 에오트보스 로란드대 홈페이지.

 

헝가리과학자들, 세계 최초 드론 무리비행

새들의 비행 행동 규칙 응용해 실험 성공

 

소형 무인항공기 드론의 대중화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소매업체인 아마존은 몇년 안에 드론을 이용한 무인배달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기술 개발은 거의 마친 상태이고, 미 항공당국의 규제가 풀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무인기를 이용해 사건 현장을 촬영한 사진들이 신문 지면에 오르는 일도 이젠 드물지 않다.
하지만 드론에는 한 가지 중요한 약점이 있다. 스스로 비행을 조정하지 못하고, 비행의 전 과정을 원격조정장치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문제도 머지 않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최근 헝가리 과학자들이 새들처럼 무리를 지으면서 스스로 비행할 수 있는 드론을 개발해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부다페스트 외곽의 들판에서 하늘로 띄운 10대의 드론은 어떤 중앙제어도 받지 않고, 무리를 지어 날거나 심지어 기러기처럼 편대비행하는 장면도 보여줬다.

실험을 이끈 부다페스트의 에오트보스 로란드(Eotvos Lorand)대의 물리학교수 터마시 비체크는 “이전에 무리비행을 선보인 실험들이 있기는 했지만 장소가 실내였거나 중앙컴퓨터의 통제를 받거나, 아니면 드론간 상호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네이처> 2월26일치 온라인판에 실린 내용을 보면, 헝가리 과학자들은 생체모방 기술을 이용해 이런 비행 프로그램을 구현했다.  이 프로그램은 새 무리가 집단으로 비행을 할 때 관찰된 규칙을 토대로 만든 것이다. 이 규칙은 수백만년의 세월에 걸친 진화 과정을 통해 확립된 것이다.

 

 

쿼드콥터끼리 서로 위치정보 교환…충돌 막아

정렬하기, 끌어당기기, 밀어내기 3가지 규칙 적용

 

이번 시험비행에 쓰인 드론은 프로펠러가 네 개 달린 쿼드콥터다. 드론들은 탑재된 GPS(위치확인정보) 수신기의 신호를 이용해 항해하면서 전파로 서로의 위치 정보를 교환하고, 비행 경로를 계산해냈다고 한다.

프린스턴대에서 동물집단행동을 연구하고 있는 라이 쿠진 교수는 “생물세계에서 영감을 얻은 규칙을 이용해 역동적인 무리행동을 처음으로 야외에서 보여줬다는 점에서 놀라운 작업”이라며 “많은 사람들의 예상보다 더 빨리 로봇무리들의 비행을 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헝가리 연구팀은 1986년 컴퓨터 그래픽 전문가인 크레이그 레이놀즈가 만들어낸 보이즈(Boids)란 이름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부터 영감을 끌어냈다고 한다. 당시 레이놀즈는 3가지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가상의 비행물체를 그려냈다. 이 3가지 규칙은 동료들의 방향과 조화를 이루면서 그들 쪽으로 움직이되 충돌하지 않도록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2014-03-03 18;21;18.JPG » 생체모방 기술을 활용해 만든 무리비행 컴퓨터 시뮬레이션. 유튜브 화면캡처

 

소음과 시간지체 문제 해결에 애먹어

 

연구진이 무리비행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완성하는 데는 이 3가지(정렬하기, 끌어당기기, 밀어내기) 규칙만으로도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비행체 제작에서 다른 문제에 봉착했다. 그것은 소음과 시간지체였다. GPS 신호는 매우 시끄러워서 드론이 정확하게 위치를 식별해내는 데 애를 먹였다. 또 비행체가 신호를 받아 처리하는 데 시간이 지체되면서 드론끼리 너무 가까워지거나 목표 지점을 지나치는 경우가 잦았다. 결국 비행체들의 반응시간을 당기고 나서야 무리비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비체크 팀은 오는 9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지능로봇과 시스템에 관한 국제콘퍼런스'에서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014-03-03 18;21;47.JPG » 세계 처음으로 야외에서 드론들이 스스로 무리비행을 하는 실험에 성공한 헝가리 연구원들. 맨앞줄 가운데가 이번 연구를 이끈 터마스 비체크 교수. 유튜브 화면캡처

 

유적지 탐사, 밀렵꾼 퇴치, 어린이 에스코트 등에 유용할듯

 

무리드론이 실제 상용화될 경우 어떤 장면을 예상해 볼 수 있을까. 예컨대 학계에선 고대 유적지를 탐사하는 용도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는 어린이들을 버스정류장까지 에스코트해주는 등의 용도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숲속의 밀렵꾼을 퇴치하고 위기에 처한 생물종들을 보호하는 하늘파수꾼으로도 가치가 높아 보인다.

이들이 개발한 드론들은 현재 전파를 통해 스스로 교신한다. 그러나 신호가 때때로 막힌다고 한다. 연구진은 카메라를 사용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비체크 교수는 “새가 아주 좋은 시야를 갖추게 된 건 우연이 아니다. 다음 과제는 드론들이 서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네이처>에 말했다.
 
출처
http://www.elte.hu/hir?id=NW-5419

http://futureofmuseums.blogspot.kr/2014/02/futurist-friday-flocks-of-autonomous.html
http://www.nature.com/news/autonomous-drones-flock-like-birds-1.14776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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