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세 부모 가진 아기 태어날까 생명건강

3parents.jpg » 유전학적으로 어머니 2명과 아버지 1명을 가진 아기 출생에 대한 연구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pjsaunders.blogspot.kr/2

 

미국과 영국 정부, 미토콘드리아대체요법 승인 고민중

여성 2명과 남성 1명 DNA 혼합해 인공수정하는 시술

 

여성의 미토콘드리아 DNA(mtDNA)를 조작함으로써 아기에게 치명적 질병이 유전되는 것을 예방하는 ‘미토콘드리아 DNA 대체요법’(mitochondrial DNA replacement therapy, MGRT)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방법을 사용할 경우 3명의 부모(엄마, 아빠, 난자 제공자)로부터 DNA를 물려받은 아기가 탄생되기 때문이다. 또 이 방법으로 태어나는 딸들은 모두 ‘혼합된 DNA’를 자손에게 물려주게 된다. 지금까지 자손에게 유전될 수 있는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방법은 윤리적으로 금기시되어 왔다.
현재 대서양 건너편 양국(미국과 영국)의 보건당국은 MGRT의 첫 번째 임상시험 허용 문제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조심스러운 지지 입장이다. 미국에선 FDA 자문위원회가 3월중 권고안 초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사, 과학자, 업계 및 환자단체의 대표자로 구성된 FDA의 ‘세포·조직·유전자요법 자문위원회’는 “MGRT가 임상시험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하고 효과적인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다. 동물모델을 이용한 실험 결과는 완벽하지 않으며, 세포를 이용하여 실시된 실험실 연구에서는 장기적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제한적 증거가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freund_1393281625955.jpg » 세 부모 아기의 탄생 과정. 사이언스 매거진

 

두가지 윤리적 이슈

인간 생식세포 변형 괜찮나

여성 불임 치료 적용 괜찮나

 

2월 마지막주에 열리는 자문위 회의는 안전성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지만, 윤리적 문제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첫번째 윤리적 이슈는 “심각한 질병을 회피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인간의 생식세포를 변형시키는 것에 대한 사회적 반대’를 압도할 수 있느냐”로 요약된다. 두번째 윤리적 이슈는 일단 MGRT가 허용될 경우,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MGRT는 여성의 노화로 인한 불임을 치료하는 데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존스홉킨스대의 제프리 칸 교수(생명윤리학)는 “우리는 MGRT의 실상을 바로 알아야 한다. MGRT의 파급력은 엄청나다. MGRT가 승인을 받을 경우,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토콘드리아병 환자와 의사들은 MGRT의 임상시험을 찬성한다. 미토콘드리아병은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 이상이 생겼을 때 발병하는 질병이다. 미토콘드리아는 mtDNA 속에 자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다양한 증상들이 발생한다. 그러나 모든 세포들은 많은 미토콘드리아를 보유하고 있으며, 모든 미토콘드리아는 최대 10개의 게놈을 갖고 있으므로, 일부 세포와 조직은 다른 세포와 조직보다 더 많은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할 수 있다. 이런 무작위성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사람도 미토콘드리아병의 보인자(carriers)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태어난 아기가 심각한 미토콘드리아병 증상을 나타낼 때까지 자신의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있을 수 있다.
뇌, 근육, 심장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므로, 미토콘드리아병 증상이 가장 먼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환자들의 경우 출생 시에 미토콘드리아병으로 진단받아 곧 치명적 상태에 이르지만, 성인이 될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들도 있다. 현재 미토콘드리아병의 근본적 치료방법은 없으므로, 의사들은 항전간제나 물리치료로 증상 완화를 시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large_monkeys.jpg » 미탈리포프 교수가 2009년 8월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한 세 부모 원숭이 쌍둥이. 오레곤보건대(OHSU) 부설 오레곤영장류연구센터 제공

 

동물실험과 세포실험 마치고, 인간 임상시험 신청중

 

정자도 미토콘드리아를 갖고 있지만 수정 직후에 분해되므로, 미토콘드리아병은 어머니를 통해 유전된다. 자녀의 발병을 피하기 위해, mtDNA의 돌연변이가 심한 여성은 건강한 여성의 난자를 기증받아 시험관아기(IVF) 시술을 받거나, (그리 정확하지는 않지만) 배아나 태아를 대상으로 mtDNA 돌연변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많은 과학자들에 의하면, 미토콘드리아병 보인자가 건강한 아기를 낳는 최선의 방법은 MGRT라고 한다. MGRT란 환자의 난자에서 핵 DNA(nDNA)를 꺼내 건강한 여성의 난자 안에 삽입하는 것이다(첨부그림 참조). MGRT 연구자들은 동물실험과 세포실험을 마치고, 이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허가해 달라고 보건당국에 신청서를 접수한 상태다.
영국 현행법은 배아의 DNA를 변형시키는 IVF 시술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윤리 및 과학 심의위원회는 “심각한 보인자에게 MGRT를 허용하라”고 조언했고, 정부도 이에 동의했다. 영국 보건복지부는 올봄 관련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며, 올해 말 의회 표결을 거쳐 최종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MGRT는 일종의 유전자 요법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FDA가 이에 대한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오리건 보건과학대학의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교수는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MGRT 실험에 성공하여 7마리의 새끼를 탄생시켰다.
칸 교수는 윤리학자의 입장에서, MGRT의 핵심 이슈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새로운 DNA를 생식세포에 혼합할 경우, 우리는 ‘기존의 인간’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인간’을 창조하는 것이다. 이것은 올바른 치료 모델이 아니다.” 그렇다면 MGRT를 불임 치료법으로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 일부 생식생물학자들은 “30대 후반 여성들에게 불임을 초래하는 원인 중 하나는 미토콘드리아 장애”라고 생각해 왔다. 따라서 이들은 MGRT가 그러한 여성들의 임신을 도와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비판자들은 그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동물실험 결과가 거의 없다고 반박한다.

불임 등 야기 가능성 논란 속 "아직 아무런 문제 없었다"

 

미탈리포프 교수는 미토콘드리아병 보인자와 불임여성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병행함으로써,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비판자들이 제기하는 문제점 중 한 가지는 nDNA와 mtDNA 간의 불일치가 자녀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Science, 20 September 2013, p. 1345). 왜냐하면 핵과 미토콘드리아에 존재하는 유전자 중 상당수가 서로 의존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일부 동물연구 결과, nDNA와 mtDNA의 불일치는 광범위한 문제(예: 불임, 특히 수컷 후손의 불임)를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독일 튀빙겐대의 클라우스 라인하르트 교수는 말했다.
그러나 영국의 과학심의를 주관했던 NRC 의학연구소의 로빈 러벌-뱃지 박사(발생생물학)는 지금껏 발견된 발생 및 건강상 문제는 근친교배 동물에게서 나타난 것으로, 인간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에 의하면, 다른 동물실험에서는 외견상 건강한 동물이 탄생했다고 한다. 미탈리포프 교수 역시, 자신의 실험실에서 탄생한 붉은털원숭이의 경우 미토콘드리아 공여자와 수혜자의 종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4-02-27 11;42;45.JPG » 줄기세포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오레곤보건대의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교수. 유튜브 화면캡처

 

1990년대 후반 이후 이미 10여명 태어나…지금은 시술 중단

 

사실, 이전에도 몇 명의 어린이들이 혈연관계가 없는 공여자의 미토콘드리아를 기증받아 태어난 사례가 있다. 1990년대 후반, 미국 뉴저지주의 한 불임 클리닉에서는 공여자의 수정란에서 채취한 세포질을 불임 여성의 미수정란에 주입한 바 있다. 이때 공여자의 미토콘드리아는 단백질을 비롯한 기타 세포물질과 함께 불임 여성의 미수정란에 투입되었고, 그 결과 탄생한 아기는 어머니와 기증자의 미토콘드리아를 모두 보유하게 되었다. 그 후 그 클리닉에서는 10여 명의 아기들이 더 태어났지만, 그중 상당수가 발달장애를 경험했다. 예컨대 그중 한 명은 X 염색체 하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다른 한 명은 전반발달장애(pervasive development disorder) 증상을 나타냈다. 이 장애들의 원인이 이 시술에 있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이 클리닉은 2001년 FDA가 해당 치료법을 생식세포 유전자요법으로 인정하여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치료를 중단했다.
월리스 교수는 “MGRT 위험이 경미하고 위험부담률이 낮을 경우, 중증 미토콘드리아병 아기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미토콘드리아병 보인자)들은 MGRT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그러나 MGRT에 대한 사회 전반의 위험-편익비율은 천차만별이므로 적절한 균형점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4943&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02-27     
원문 
http://www.sciencemag.org/content/343/6173/827.full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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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