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독일을 배워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 에너지식량

 solarfarm.jpg » 독일은 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세계를 앞서 이끌고 있다. 사진은 독일 JUWI그룹이 브란디스에 설치한 40MW 태양광발전소. JUWI그룹 제공

 

전기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한 태양광 에너지

 

 독일을 배우자는 논의가 곳곳에서 한창이다. 한국 사회의 미래 좌표를 독일사회 모델에서 찾아보자는 취지다. 분단국에서 통일을 이룬 과정, 그 이후의 사회통합 노력, 노동조합의 경영참여를 통한 노사 평등 모델, 경제를 떠받치는 ‘히든챔피언’ 강소기업들, 입시지옥 없는 교육제도, 패자부활이 가능한 복지 시스템, 과거사에 대한 철저한 반성 등등 길을 잃은 한국의 새로운 돌파구를 독일에서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덩달아 자신에게 주어진 안식년이나 연수 기회를 독일에서 보내는 정치인, 교수 등 전문가들도 늘었다.
 독일을 벤치마킹하는 그 다양한 목록에 이제 에너지 분야도 포함시켜야 할 듯하다. 잘 알려져 있듯 독일은 전 세계에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가장 적극적으로 개발해 쓰고 있는 나라다. 그 결과 지난 6월9일엔 독일의 태양광에너지 하루 발전량이 그날치 전기 사용량의 절반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독일의 자연환경은 다른 유럽나라들에 비해 태양광 발전에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다. 따라서 이번 기록은 독일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를 향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임으로써 미래 세대에게 가능한 한 오염되지 않은 자연 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2014-07-25 11;39;59.JPG » 세계 주요 16개국의 에너지효율 순위. 독일이 1위, 한국은 12위, 미국은 13위다. ACEEE 보고서에서 인용.

 

 세계 에너지 효율 1위인 나라

 

 최근 독일은 에너지 분야에서 또 하나의 타이틀을 추가했다.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서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나라로 꼽힌 것이다. 미국의 비영리 에너지정책 전문기구인 미국에너지경제효율위원회(ACEEE : American Council for an Energy-Efficient Economy)는 GDP(국내총생산) 기준 세계 상위 16개국의 에너지 효율성을 분석해 비교한 ‘2014 세계 에너지효율 득점표’에서 독일이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워싱턴 주재 독일대사관의 에너지담당관은 “이번 발표는 저탄소, 고효율 에너지 경제를 향한 독일의 조처들이 열매를 맺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에너지 효율은 신재생 에너지 확산과 함께 독일 에너지 시스템 변화의 양대축을 형성하고 있는 기둥”이라고 말했다.
 보고서가 분석한 16개국의 경제 규모는 전 세계 GDP의 81%, 에너지 소비량은 전 세계 전기의 71%를 차지한다. 분석 결과를 보면, 독일에 이어 이탈리아가 에너지 효율 2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유럽연합, 중국, 프랑스가 이어갔다. 한국은 12위, 미국은 한국보다 한 단계 뒤진 13위였다. 이번에 발표된 것은 2012년에 이은 이 기구의 두번째 보고서이다.
 보고서는 정책과 성과로 나눠 모두 31개의 지표를 사용해 분석을 진행했다. 정책 지표는 예컨대 국가적 에너지 절약 목표 여부, 승용차 연료 효율 기준, 전자제품 에너지효율 기준 등을 말한다. 성과 지표는 에너지 이용량을 가리키는 것으로 차량의 연비, 주거용 건물의 단위면적당 소비에너지 같은 것이다. 이 지표를 건물, 산업, 운송 등 3가지 기본 에너지소비 부문에 적용하고, 여기에 국가적 차원의 노력을 덧붙여 총 4개의 부문을 분석했다. 전체 100점 만점에 부문별 최고 점수는 각각 25점으로 잡았다.
 4개 부문의 점수를 종합한 결과 독일이 100점 만점에 65점으로 1등이었다. 부문별로는 건물에선 중국이, 산업에선 독일이, 운송에선 이탈리아가 각각 최고의 점수를 받았다. 국가적 노력에선 프랑스, 이탈리아, 유럽연합이 나란히 1위를 차지했다.

 

2014-07-25 13;25;54.JPG » 독일의 부문별 에너지 효율 점수. 보고서에서 인용.

미국은 독일의 3분의 2수준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은 1차 에너지 소비량(2008년 기준)을 2020년까지 20%, 2050년까지 50%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지난해 100개의 주요 제품을 선정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은 ‘기후천사’ 라벨을 붙여 소비자들이 잘 식별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 부문의 에너지집약도(단위 생산량, 단위면적 등에 필요한 에너지 양)는 호주 다음으로 낮다. 현재 독일은 전기의 13%를 복합열병합발전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정부는 이 비율을 2020년까지 25%로 높일 계획이라고 한다.
 보고서는 “독일이 에너지 효율 세계 1위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개선의 여지는 많다”며 “특히 국가적 노력 부문은 전체 5위로 상대적으로 순위가 낮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효율 연구와 개발에 대한 투자가 다른 유럽국들에 비해 저조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부문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를 롤모델로 삼을 것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16개 분석 대상국 모두에서 앞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매우 컸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에 대해선 지난 몇년 동안 건물, 제품 기준, 정부와 기업간 협력, 그리고 최근의 승용차와 중장비 트럭 연비 기준 같은 부문의 에너지 효율에서 진전을 이뤘지만 2012년 첫번째 보고서 발표 때보다 개선 폭은 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상당한 양의 자원이 낭비되고 그에 따라 비용이 불필요하게 많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점수는 42점으로 독일에 비해 23점이나 낮다. 점수로만 비교해 보면 미국의 에너지 효율은 독일의 3분의 2에 불과한 셈이다.
 보고서는 똑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 적은 자원을 사용하는 나라들은 그 덕분에 비용도 절감하고, 소중한 자연자원도 보호하고, 국제적 경쟁력도 강화하는 1석3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분석 대상 16개국의 순위는 (1) 독일, (2) 이탈리아, (3) 유럽연합, (4) 중국 프랑스, (6) 일본 영국, (8) 스페인, (9) 캐나다, (10) 오스트레일리아, (11) 인도, (12) 대한민국, (13) 미국, (14) 러시아, (15) 브라질, (16) 멕시코 차례이다.

   

한국의 에너지 효율에 대한 평가는?

 

2014-07-25 13;25;12.JPG » 한국의 부문별 에너지 효율 점수. 보고서에서 인용.

 

 전체 16개국 중 12위를 차지한 한국은 분석 대상이 된 네 가지 부문(건물, 산업, 운송, 국가적 노력) 가운데 상대적으로 산업 부문의 점수가 좋았다. 프랑스, 일본, 스페인과 같은 6위다. 에너지절약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에너지 기술에 투자하는 기업들에 금융·세제 지원을 하고, 대규모 제조시설에 대해 5년마다 에너지 계획을 의무적으로 수립하도록 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복합열병합발전소를 통해 상당량의 전기를 만들어내는 것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건물 부문은 좀 점수가 낮아, 인도와 동률이다. 그러나 주거용, 상업용 건물들이 의무적으로 갖춰야 할 에너지기술 조건들은 인도나 캐나다 중국 등에 비해 강력하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특히 한국의 경우 화물운송 부문의 에너지집약도가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이탈리아와 독일이 강력한 정책을 통해 운송 효율성을 높인 점을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적 노력 부문에서는, 제1차국가에너지계획에서 2030년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47% 줄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탄소배출거래제, 제로에너지빌딩 등의 정책을 도입한 데 이어 올 1월 2차 에너지계획을 추가로 발표한 점을 평가했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8768&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07-25    
원문       
http://aceee.org/press/2014/07/germany-italy-eu-china-and-france-to
http://www.nanowerk.com/news2/green/newsid=36611.php
보고서 원문 보기 
http://aceee.org/files/pdf/summary/e1402-summary.pdf 
http://aceee.org/portal/national-policy/international-scorec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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