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영] 6세대 통신망이 초래할 변혁은? 벗님글방

spacexdetail.png »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엑스는 인공위성군단을 띄워 전지구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려 한다. 사진은 미국자연사박물관(AMNH). https://phys.org/news/2017-05-spacex-thousands-internet-satellites.html

 개도국, 5G 건너뛰고 6G로 직행 가능성

 

6G 기술은 어떤 경로를 거칠까요? 현재 구글의 프로젝트 룬(Project Loon)은 성층권에 풍선을 띄워서 일정 지역의 무선통신망을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전지구를 포괄하는 무선통신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입니다. 그 대안기술로 볼 수 있는 것으로는 인공위성 통신망이 있습니다. 이를 6G의 1단계로 볼 수 있을 듯합니다. 6G와 5G의 중간쯤에 위치한 5.5G로 명명하면 어떨까합니다만, 관련 업계에서 동의해주었으면 합니다.
아래 그림은 프로젝트 룬보다는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스페이스엑스의 일론 머스크의 인공위성 무선통신망 기술에 보다 큰 점수를 주었습니다. 제 짧은 지식과 시각으로 속단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중국의 텐센트도 최근 우주기술에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어떻든 개별적인 대안 기술보다는 그 개념 설계, 즉 전지구적 차원의 무선통신체계 구축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번째  단계는 6G 기술과 5G 기술이 상호 보완적으로 협력하는 때입니다. 2020년대 중반에는 무인자동차, 스마트 홈, 스마트 시티와 가상현실 기술이 상당히  성숙해 있을 텐데 이는 무선통신 속도가 보장되어야 하며 단위 면적당 연결 기기의 수가 상당히 많아야 합니다. 이러한 요구사항은 5G가 만족시킬 수 있겠으나, 6G는 제한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속도와 연결기기 면에서는 5G를 이용하고 전지구적 통신망 구축에서는 6G를 이용하여, 이들 기술이 상호보완적이고 병존하게 되겠지요. 다만 제3세계에서는 5G가 구현되는데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므로,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겠지만 6G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비용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즉, 제3세계는 예외적으로 6G가 먼저 도입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6f.jpg » 6G의 발전 단계.


 

2030년이면 6G가 5G를 대체할까

 

세번째 단계는 6G가 5G를 완전히 대체하는 때를 의미합니다. 그 시기를 단정적으로 예언하기는 어렵습니다. 무선통신망의 세대 교체가 5년을 주기로 하여 일어나고, 그 발전속도가 무어의 법칙을 상회하므로 2030년 정도로 거칠게 보았습니다. 그러나 2030년이 6G가 5G를 완전히 대체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단정하기가 어려우며, 또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가능할 지는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새로운 무선통신기술이 등장할 수도 있고, 6G 기술이 성숙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6G로 인한 사회, 정치 및 경제의 불확실성과 위험을 각국 정부가 수용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혹은 새로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더 많은 사물통신 기기의 연결과 더 높은 통신속도를 요구하여 6G가 이에 대응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6G가 5G를 대체하는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우주기술의 발달로 인해 6G 인프라 구축 및 운영비용이 5G 보다 더욱 저렴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6G의 발전은 정치, 경제, 사회, 기술 및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요? 지역, 정부, 산업, 기업 단위에 따라 그 영향은 달라집니다. 그리고 시기에 따라, 또 우리의 대응에 따라 미래는 역동적으로 변화합니다. 다만 futures wheel로 변화의 흐름, 역사의 rhyme을 전망하면 다음과 같이 상상할 수 있을 듯합니다.
아래 도표는 미래연구의 Futures Wheel 방법을 사용한 것입니다. 미래 사건으로는 6G와 5G가 상호 보완적이 되는 트렌드를 보았습니다. 시기는 2025년 내외로 Horizon 2를 그 대상으로 했습니다. 원칙적으로 Futures Wheel은 브레인스토밍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필자가 개인의 상상력으로만 아래 도표를 도출하는 것은 한계가 있음을 고백합니다. 보다 다양하고 풍부한 미래예측을 위해서는 다양한 전문가와 아래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아래 도표를 상세하게 설명하는 것은 지면의 낭비로 판단되어 간략하게만 설명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6G로 인해 제3세계의 디지털 접근성이 높아진다면 국민의 교육수준과 지식수준은 올라갈 겁니다. 이는 제2의 Jasmin 혁명을 기대할 수 있게 합니다. 1차 Jasmin 혁명의 실패는 많이 안타깝습니다. 1차 Jasmin 혁명을 통해 제3세계의 권력자는 인터넷에 대한 통제를 보다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Digital Transformation의 진행으로 인한 경제발전의 유인은 권력자의 행보를 상당히 축소시킬 수도 있습니다. 6G 사업자의 Platform of Platforms 화는 특정기업의 소유주가 조만장자(Trillionare)가 되게 할 가능성도 있게 할 것입니다. 많은 SF 영화와 소설이 디스토피아의 미래를 그릴 때 사용했던 배경적 장치인 사익을 추구하는 글로벌 기업이 국가와 정부를 압도하는 것이 상상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6g.jpg » 5G+6G 사건으로 인한 Futures Wheel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6G가 당장 1-2년안에 현실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비와 준비, 그리고 이로 인한 변화가 우리 한국사회와 인류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미래를 상상해야 할까요?


상상하는 미래와 4차산업혁명

 

네덜란드의 미래학 아버지인 Polak은 미래에 대한 이미지가 미래를 결정한다고 했습니다.([1] Polak, Fred (1973). The Image of the future. Amsterdam: Elsevier Scientific Pub. Co. Trans. Elise Boulding.)리가 생각하고 희망하는 미래가 미래의 이미지이고, 이런 이미지가 미래에 실제로 구현된다는 것이지요. Polak은 역사 속에서 다양한 국가와 민족의 사례를 연구하고 이러한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그는 이를 ‘자석의 끌림(Magnetic Pull)’로 표현했습니다. 그럴 듯하지요? 미래 이미지가 자석처럼 우리를 이끌어서 그런 미래를 실현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러한 사례를 많이 봤습니다. 일본의 만화영화 ‘철완 아톰’이 만든 미래 이미지로 인해, 일본은 로봇 산업이 발달했지요. 19세기 후반의 파리만국박람회가 전망한 미래 이미지 가운데 많은 것이 현실이 됐습니다. 우리가 미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들어 간다면 긍정적 미래가 달성되고, 이와 반대로 암울한 미래를 상상한다면 암울한 미래가 달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6G의 기술발전과 이로 인한 정치, 경제 및 사회의 변화에 대응해 우리는 바람직한 미래상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이런 질문이 이른바 4차산업혁명에 적합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질문이 이른바 우리 사회에 부족하다는 ‘개념 설계’( '축적의 시간'. 2016, 서울대 공대. 지식노마드)에 해당하는 고민일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리고 이른바 4차산업혁명을 대응하고 주도하기 위해서는 현재 대세가 된 기술이 아니라 미래기술을 포함해서 고민해야 하고, 기술이 아니라 큰 방향과 사회설계에까지 이르러야 함을 6G 기술은 보여줍니다. 기술을 보아야 하고, 그 너머의 대안 기술을 통찰해야 하고, 이로 인한 정치, 경제 및 사회의 변화를 전망하고 예측해야 합니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은 '탈 것'이지 '도착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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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영/Futurist, FnS컨설팅 대표
synsaj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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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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