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폭염, 향후 30년간 4배 늘어난다 지구환경

723.jpg » 많은 인명피해와 자연재해를 수반하는 극한열파의 발생빈도가 적어도 향후 30년동안 지금의 4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futuretimline.net

화석에너지의 저주인가. 앞으로 인류가 대기로 방출하게 될 이산화탄소(CO2)의 양이 줄든 늘든 상관없이, 향후 30년 동안은 폭염을 동반하는 강한 열파가 지금의 4배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류가 그동안 땅을 파서 캐낸 화석연료에서 뿜어져 나온 온실가스 때문이다. 열파(Heat Wave)란 여름철에 수일 또는 수주간 이어지는 이상고온현상을 가리키는데, 그로 인해 다수의 인명과 농경지 피해, 자연 재해가 발생한다.
14일(현지시간) 발행된 영국 물리학협회의 환경과학학술지 <환경연구서신(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실린 연구 결과를 보면, 2009년 호주를 덮쳐 사상 최악의 산불과 수백명의 인명 피해를 냈던 3시그마급(6.7% 확률)의 극한열파(Extreme Heat Wave)가 2020년까지 지구 전체의 10%, 2040년까지 지구 전체의 20%에 해당하는 지역에 몰아칠 것으로 예측됐다.
2000~2012년 중 적도 지대와 서유럽, 지중해, 중동지역 등에 닥친 극한열파가 지구 표면의 5%에 해당했던 점과 비교해 보면, 열파 발생 지역이 2020년엔 2배, 2040년엔 4배로 늘어난다는 얘기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3시그마급 이상의 극한열파는 기껏해야 지구 표면적이 1%에도 못미칠 정도로 미미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지구기온이 0.5도 상승하면서 2000년대 들어 유럽, 호주, 러시아, 미국 등지에 잇따라 극한열파가 휘몰아쳤다. 논문 주저자인 영국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의 딤 쿠모 박사는 “3시그마급 열파의 좋은 사례는 2010년 발틱해에서 카스피에 이르는 지역에 닥쳤던 러시아 열파”라며 “당시 모스크바의 7월 평균기온은 예년보다 섭씨 7도나 높은 25도였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온도가 40도를 웃돌았다”고  말했다. 당시 러시아에서는 열파로 인한 더위와 산불로 5만5천여명이 숨졌으며, 900만헥타르의 농경지가 피해를 입어 곡물 수확량이 35% 감소했다.
연구진은 특히 지금까지 발생하지 않았던 5시그마급 확률(0.023%)의 더 가혹한 열파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 2040년까지 지구 표면의 3%에 해당하는 지역에 불어닥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석에너지 문명을 누리는 대가를 톡톡이 치르는 셈이다.
연구진은 "만약 온실가스 저배출 시나리오를 실현할 경우 2040년 무렵이 되면 열파 발생빈도가 안정화할 것이나, 고배출 시나리오가 진행될 경우엔 열파의 영향을 받는 땅이 2040년 이후 해마다 1%씩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인류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할 경우 2100년에는 지구 표면의 85%가 3시그마급 열파에, 지구 표면의 60%가 5시그마급 열파에 시달릴  전망이다.
725.jpg » 온실가스가 현재 추세대로 배출될 경우의 2071~2099년 남반구 여름기간중 3시그마급 및 5시그마급 이상 기온이 발생할 확률. iopscience.iop.org

쿠모 박사는 “2040년까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상관없이 열파 발생 빈도가 몇배 증가할 것이지만, 향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면 21세기 후반부에는 열파의 발생 빈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작성한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 RCP(대표농도 경로, 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 4가지 가운데 최선의 시나리오(RCP2.6)와 최악의 시나리오( RCP8.5)을 적용해 계산했다. RCP2.6은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줄어 지구 자정능력이 가능한 상태(CO₂농도 421ppm)이며 RCP8.5는 온실가스가 현재 추세대로 배출되는 상황(CO₂농도 936ppm)이다.
열파는 열에 의한 사망자를 다수 발생시키고, 산불 증가, 농업생산의 손실을 초래해 사회 전체와 자연 생태계에 큰 해를 입힌다.
연구진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상관없이 일부 지역은 가까운 시일안에 더 심하고 더 자주 발생하는 열파에 적응하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문 정보

http://iopscience.iop.org/1748-9326/8/3/034018/pdf/1748-9326_8_3_034018.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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