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외계 DNA 가진 생명체 탄생하나 생명건강

freund_1399938234994.jpg » 과학자들이 지구 생명체 DNA의 기존 A-T, G-C 짝에 X-Y 짝을 추가하는 데 성공했다. 염기 쌍이 늘어남으로써 생명체는 현재의 20개보다 훨씬 많은 172개의 아미노산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한다.nature.com

 

 외계의 DNA를 가진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했다. 지난 수십억년 동안 생명의 역사는 오직 A, T, C, G라는 4개의 글자로 작성되었다. 이 4개의 글자는 모든 생명체의 DNA에 부여된 라벨이다. 그러나 마침내 게놈 속에 2개의 낯선 글자를 지닌 생명체가 탄생함으로써 이 알파벳의 길이가 6개로 늘어났다.
 과학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발표된 이번 연구결과는 약물과 기타 유용한 분자들을 대량으로 만들어 내는 세포를 합성하는데 한 걸음 나아간 성과로 간주된다. 그것은 또한 ‘언젠가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들이 사용하는) 기존의 4개 염기를 전혀 보유하지 않은 인공 세포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우리가 만든 것은 문자 그대로 ‘증가된 유전정보(increased genetic information)를 저장하고 있는’ 살아 있는 세포”라고 이번 연구를 지휘한 스크립스연구소의 플로이드 롬스버그 박사(화학생물학)는 말했다. 그는 15년 동안의 연구결과를 5월7일자 과학저널 <네이처> 온라인판에 발표했다(참고 1).
 이중나선 DNA의 개별 가닥은 당(糖) 분자의 골격에 염기(bases)라는 화학적 서브유닛이 부착되어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염기에는 4가지 상이한 종류, 즉 A(아데닌), T(티민), C(시토신), G(구아닌)가 있다. 이 가운데 3개의 문자가 모이면 단백질을 구성하는 빌딩블록(building blocks)인 아미노산 코드가 만들어진다. 염기들은 서로 결합하여 두 가닥의 DNA를 형성하는데 A는 언제나 반대편 가닥의 T와만 결합하며 C는 언제나 G와만 결합한다.
  
 (1) 시험관 속의 문자들
 
 과학자들이 “생명체가 4가지 이외의 다른 글자를 이용하여 정보를 저장할 수는 없을까?”라는 의문을 처음 제기한 것은 1960년대였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최초로 실행에 옮긴 사람은 1989년 스티븐 베너 박사(당시 스위스 연방공대)였다. 그가 이끄는 연구진은 변형된 시토신과 구아닌을 DNA 속에 삽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이 만들어낸 ‘재밌는 글자들’(funny letters)은 시험관 속에서 스스로 복제하여 RNA와 단백질을 코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참고 2).
 
 그러나 이번에 롬스버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만들어낸 염기들은, 베너 박사가 만들었던 것보다 좀 더 엽기적이다. 왜냐하면 4가지 천연 염기와 화학적으로 닮은 구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롬스버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2008년에 발표한 논문과 후속실험을 통해 후보물질 목록에 올라 있는 60가지 화학물질들을 결합하여 3600개의 조합을 만들고, 그 가능성을 일일이 검토해 왔다. 그 결과, 가장 전망이 밝은 염기쌍으로 지목된 것이 d5SICS와 dNaM이었다(참고 3).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시험관 속에서만 확인된 것이었다. 궁극적인 문제는 ‘새로 탄생한 염기쌍이 DNA를 전사하고 번역하는 세포 내의 효소기구와 양립할 수 있느냐’였다.
 “당시 우리는 ‘d5SICS와 dNaM을 보유한 외계 생물체(alien life)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논문 제1저자인 데니스 말리셰브 박사(당시 롬스버그 박사의 연구실 대학원생)는 술회했다. 롬스버그 연구팀은 시험관 반응을 통해, 새로운 염기쌍이 스스로 복제하고 RNA로 전사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새로운 염기들이 살아 있는 세포 속에서 복제되고 RNA로 전사되려면 관련 효소에 의해 인식되어야 하는데, 기존의 효소들은 A, T, C, G만을 인식하여 사용하도록 진화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연구진이 외계 생물체를 만들어 내는 작업에 착수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연구진은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그것은 ‘세포로 하여금 외계의 뉴클레오타이드(foreign nucleotides)를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야만 세포가 분열될 때마다 DNA가 복제되어, 외계의 염기가 DNA 속에 머물러 있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대장균(E. coli)의 유전체를 조작하여 규조류(diatom)의 유전자를 발현하게 만들었다. (이 유전자는 외부의 분자들로 하여금 세균의 세포막을 통과할 수 있게 해 주는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였다.)
 다음으로, 연구진은 외계의 염기쌍을 포함하는 플라스미드를 만들어 E. coli 세포에 삽입했다. 그러자, 규조류의 단백질을 통해 먹이(외계의 뉴클레오타이드)가 공급되는 환경에서, 플라스미드는 스스로 복제되어 분열하는 E. coli 세포로 전달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약 일주일 동안 계속되었으며, 그 후 연구진이 외부의 뉴클레오타이드 공급을 중단하자, E. coli는 외계의 염기들을 천연 염기로 교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인공세포를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
 
 인공세포가 실험실을 탈출하여 자연계에서 생존하는 것을 막으려면,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외계의 뉴클레오타이드가 인공세포 내로 흡수되는 것을 제어하는 것’이 안전장치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과학자들(베너 박사 포함)은 외계의 뉴클레오타이드를 자체적으로 생성하는 인공세포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외부에서 먹이(뉴클레오타이드)를 공급해 줄 필요가 없지만, 별도의 안전장치가 필요하게 된다.
 롬스버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20개 이상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을 코딩하는 ‘외계의 DNA’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모든 천연 단백질을 만드는 데는 20개의 아미노산만으로도 족하다.) 아미노산은 3개의 문자로 구성된 코돈(codon)에 의해 생성되므로, 여기에 2개의 문자가 추가될 경우, 새로운 아미노산을 코딩할 수 있는 능력이 엄청나게 증가한다(첨부그림 참조). “4개의 문자로만 책을 쓴다면, 재미있는 내용을 많이 담을 수 없다. 그러나 보다 많은 문자를 추가한다면 새로운 단어들을 만들 수 있고, 이 단어들을 이용하여 보다 많은 스토리를 지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롬스버그 박사는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외계의 염기쌍을 이용하면, 독성 아미노산을 단백질에 통합시켜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살해하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반짝이는 아미노산을 개발하여, 생화학적 반응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추적하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롬스버그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상업화하기 위해 Synthorx(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소재)라는 바이오 업체를 설립했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합성생물학 분야는 한 단계 도약했다. 외계의 DNA를 이용하면 새로운 아미노산을 코딩할 수 있다”고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의 로스 사이어 교수(합성생물학)는 말했다(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aop/ncurrent/full/nature13335.html). “많은 이들은 롬스버그 박사의 실험실 연구가 현실에서는 실현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DNA와 관련된 화학반응(예: 복제)은 돌연변이에 취약하므로, 매우 정교하게 다뤄야 하기 때문”이라고 베너 박사는 말했다.
 “이번에 만들어진 인공 대장균은 수백만 개의 외계 염기 중에서 단 한 쌍만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기존의 염기를 전혀 보유하지 않은) 완벽한 인공세포를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 지난 40억 년간의 진화사를 돌이켜 보면, 지금과 완전히 다른 유전시스템이 존재했던 적도 있었다”고 베너 박사는 말했다. 그러나 100% 합성생물을 만든다는 것은 커다란 도전임에 분명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외계의 DNA를 100% 보유한 합성생물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단언컨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세포 안에는 DNA를 인식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DNA는 세포의 일생의 모든 측면에 너무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롬스버그 박사는 말했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6249&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05-14     
※ 참고문헌:
 1. Malyshev, D. A. et al. Nature http://dx.doi.org/10.1038/nature13314 (2014).
 2. Switzer, C., Moroney, S. E. & Benner, S. A. J. Am. Chem. Soc. 111, 8322?8323 (1989).
 3. Leconte, A. M. et al. J. Am. Chem. Soc. 130, 2336?2343 (2008).

원문
http://www.nature.com/news/first-life-with-alien-dna-1.15179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페이스북 페이지 '미래가 궁금해'
트위터 '곽노필의 미래창'
TAG

Leave Comments


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