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소행성 충돌 없었다면 공룡은 살았을까 지구환경

1_15616_C0164198-Artwork_of_triceratops_charging_a_T-rex-SPL.jpg » 소행성이 충돌하기 전 트리케라톱스 같은 뿔 달린 공룡은 날씨가 추워져 다양성이 약간 감소한 상태였다. Mark Garlick/Science Photo Library, nature.com서 재인용.

 

 고생물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했을 때, 공룡들은 번성하고 있었나, 아니면 전체적으로 종(種)의 수가 감소하고 있었나?”라는 문제를 놓고 옥신각신해 왔다. 이와 관련하여, “지금으로부터 6,600만 년 전 커다란 소행성이 지구를 강타하기 직전에 초식공룡의 다양성(diversity)은 약간 감소한 상태였는데, 하필이면 이때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함으로써 공룡 멸종의 빌미를 제공하게 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Biological Reviews> 최신호에 실린 이번 연구결과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참고 1): “이미 다양성이 부족해 간당간당하던 초식동물은 소행성 충돌 이후에 굶주림과 개체수 급감에 더욱 취약하게 되었고, 이 파문(波紋)이 먹이사슬을 따라 위로 번져감에 따라 모든 공룡들이 멸종(K-Pg 대멸종)하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났다.” 이번 연구를 지휘한 영국 에든버러대의 스티븐 브루새틀 교수(고생물학)는 “소행성 충돌은 타이밍이 절묘했다. 수백만년만 더 일찍, 또는 더 늦게 충돌했더라도 공룡들의 다양성이 높아 생존 가능성은 더 증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 부분적 불균형
 
 브루새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기존 연구에 왜곡과 편견이 많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번 연구에서는 지금껏 제대로 분석되지 않았던 화석과 암석들을 분석 대상에 포함시켰다. 연구진의 분석에 의하면, 소행성 충돌이 일어나기 전까지 대부분의 공룡들은 계속 번성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전체적으로 볼 때, 공룡의 개체수가 장기적으로 감소했다는 증거는 없다. 따라서, `공룡은 어차피 멸종의 길을 걷고 있었고, 우주에서 소행성이 날아와 마무리를 해 줬을 뿐`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그러나 공룡의 종류별로 나눠 자세히 분석해 보니 사정이 좀 달랐다. 예컨대 북미의 경우를 보면, 소행성이 충돌하기 800만~1000만 년 전, 2가지 주요 초식공룡, 즉, 오리부리 공룡(duck-billed dinosaurs)과 각룡(horned dinosaurs, 예: 트리케라톱스)이 약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곳에서는 여러 개의 종들이 하나의 종으로 줄어들 정도였는데, 이처럼 초식공룡의 수가 줄어든 것은 기후가 추워져 먹이(채소)가 감소했기 때문이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2012년에 발표됐던, 고대의 먹이사슬 모델을 생각해 보면 연구진의 말뜻을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참고 2). 이 모델에 의거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공룡의 다양성이 약간만 변화해도 거대한 환경교란(예: 소행성 충돌 이후에 나타나는 광범위한 기후변화 등)에 의한 멸종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진다”는 결론이 나온 바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식물이 시들면 채식공룡들이 굶어죽고, 그렇게 되면 육식공룡들의 먹이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2) 만약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지 않았다면?
 
 샌디에이고주립대의 데이비드 아치볼드 교수(고생물학)는 몇 가지 자료의 해석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공룡이 멸종할 무렵 캐나다와 미국에서 발굴한 화석들을 비교해 보면, 주로 육식을 했던 수각류(theropods)의 개체수도 감소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참고 3).
 이번 연구는 기존의 공룡 멸종이론과는 달리, 공룡 멸종의 원인을 소행성이나 공룡 중 어느 한쪽으로만 귀속시키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즉, “초식공룡의 다양성 부족으로 인해 환경대응능력이 약해진 공룡들이 소행성의 공격을 받아 와해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지 않았다면 공룡과 지구는 어떻게 되었을까? 연구진은 이렇게 답변했다: “비록 공룡의 일부가 생존하여 오늘날 새의 조상이 되었지만, 소행성 충돌로 인해 공룡이 역사에서 퇴장함에 따라 포유류가 등장하고, 그로부터 인간이 진화하여 지구의 주인이 되었다. 그러나 만약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지 않았다면, 공룡은 아직도 지구상에 살아 있을 것이며, 지구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9031&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08-01    
※ 참고문헌
 1. Brusatte, S. L. et al. Biol. Rev. http://dx.doi.org/10.1111/brv.12128 (2014).
 2. Mitchell, J. S., Roopnarine, P. D. & Angielczyk, K. D. Proc. Natl Acad. Sci. USA 109, 18857?18861 (2012).
 3. Archibald, J. D. Geol. Soc. Am. Spec. Pap. http://dx.doi.org/10.1130/2014.2505(10) (2014).
 
원문
http://www.nature.com/news/dinosaur-killing-asteroid-hit-at-just-the-wrong-time-1.1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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