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진화도 예측할 수 있을까 생명건강

진화의 영역에서 리셋 버튼을 눌러 진화를 다시 시작할 경우, 본질적으로 이전과 똑같은 종이 출현할까?

UC데이비스대, 하버드대, 매사추세츠대 연구팀이 카리브해의 도마뱀을 연구한 결과, 그럴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 논문은 719일자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수백만년에 걸쳐 진행되는 진화의 예측 가능성은 오랫동안 생물 학자들의 관심주제였다.

예컨대 고 스티븐 제이 굴드 박사는 진화의 테이프를 되감아 다시 시작할 경우, 중간에 연못을 망가뜨리는 폭풍이 오는 등의 작은 사건에도 진화의 방향이 달라져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아프리카 호수의 시클리드 물고기같은 경우에는유사한 환경 조건의 서식지들에서 각각 유사한 형태로 진화한 사례도 있다.

이런 상반된 모습은 진화생물학에서 큰 의문이었지만 실제로 테스트하기는 매우 어려운 주제였다.

논문의 제1저자인 루크 말러 박사는 쿠바, 히스파니올라(아이티와 도미니카 공화국), 자메이카와 푸에르토리코에 서식하고 있는 아놀도마뱀을 시험 대상으로 택해 연구에 돌입했다. 아놀도마뱀은 기후와 생태가 유사한 이 섬들에서 약 4천만년전부터 서식하기 시작해 이후 다양한 종으로 분화해 갔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119종의 아놀도마뱀 중 100종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은 상당한 정도의 수렴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유사한 환경에서 서식해온 도마뱀들은 생김새도 아주 비슷하게 진화해 온 것이다

130719104931-large.jpg » 서로 다른 섬에 살면서도 비슷하게 진화한 아놀도마뱀 종들. 왼쪽부터 오른쪽 순서로 서식지 섬들을 살펴보면 첫번째 줄은 푸에르토리코와 자메이카. 두번째 줄은 쿠바와 푸에르토리코, 세번째줄은 히스파니올라와 자메이카, 네번째 줄은 히스파니올라와 쿠바 credit:Luke Mahler, UC Davis.

아놀도마뱀의 계통도를 갖고 몸 형태 데이터를 조합함으로써 연구팀은 '적합성 지형'(adaptive landscape)을 구축할 수 있었다. 적합성 지형이란  사막을 여행하다 맨처음 발견한 오아시스에 정착하는 식의 자연적응 방식을 말한다. 오아시스는 사막에 여러곳 있지만 괜히 첫 오아시스를 놓쳤다가 자칫 다른 오아시스를 찾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나오는 적응 유형이다. 적합성 지형은 진화생물학의 기본 개념이지만 실제로 이를 증명해내기는 어렵다. 적합성 지형은 자연선택에 의해서 선택되는 다양한 특징들을 설명해준다.

아놀도마뱀들은 나무 줄기나 잔가지에 주로 거처하거나, 잔디 위에 거처한다. 각각의 경우 각기 다른 적응이 필요할 것이고 이는 다른 적응 방식을 필요로 한다. 연구팀은 네 개의 섬의 적합성 지형이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말러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로 우리는 이 수렴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적합성 지형을 모델링하는 방법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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