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마침내 깨진 마라톤 2시간 벽...기록 한계는 어디까지? 사회경제

kip5.jpg » 킵초게가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이네오스 제공


킵초게, 1시간59분40초에 풀코스 완주

페이스메이커 41명 도움...비공인 기록

인간 한계 1시간57분58초도 가능할까


마라톤 기록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세계 최고의 마라노터 엘리우드 킵초게(34·케냐)가 스포츠과학의 도움에 힘입어 마침내 세계 육상계의 숙원인 2시간 벽을 깼다. 킵초게는 1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NEOS 1:59 챌린지'에서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1시간59분40초2에 완주했다. 100m를 평균 17초에 주파하는 속도로 2시간을 내리 달렸다. 일반 성인이 전력질주하는 속도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셈이다.

kip8.jpg » 페이스메이커들을 앞세우고 출발하는 킵초게.


킵초게는 이날 오전 8시15분(현지시각, 한국시각 오후 3시15분) 빈의 라이히스브뤼케 다리에서 7명의 페이스 메이커와 함께 출발했다. 출발 시간은 하루 전 온도, 습도, 바람 등이 가장 적합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을 택한 결과였다. 출발 당시 온도는 섭씨 9도, 풍속은 초속 0.5~1.5미터로 마라톤을 하기엔 최적으로 조건이었다. 길은 평평하고, 길 양쪽엔 가로수가 늘어서 있어 바람을 막아줬다. 5명은 킵초게 앞에서 V자를 그리며 바람을 막아줬고, 2명은 킵초게 뒤에서 뛰었다. 이들은 4㎞를 기준으로 임무를 교대했다. 마지막 5㎞ 구간에선 페이스메이커 선수들이 킵초게와 함께 뛰었다. 이날 마라톤에는 모두 41명의 페이스메이커가 함께했다.  또 자전거를 탄 도우미들은 킵초게가 원할 때마다 음료를 즉시 건네줬고, 킵초게 앞에선 차가 킵초게 앞에 형광색 빛으로 원을 그려주며 속도를 조절해줬다. 킵초게는 이 원을 벗어나지 않게 달리면 됐다. 킵초게는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1km를 2분48~2분52초 사이에 뛰는 놀라운 정속 주파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힘이 남아도는 듯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두 팔을 활짝 벌리고 결승선을 통과한 킵초게는 "인간에게 불가능한 게 없다는 걸 알려서 기쁘다. 많은 사람의 도움 속에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기록은 국제육상경기연맹이 규정하는 페이스 메이커 규정 등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공인받지는 못할 전망이다.


kip10.jpg » 언제든지 음료를 건네줄 준비가 돼 있는 자전거 도우미들.


킵초게는 이날 경기를 위해 지난 4개월간 케냐 캅타갓에 훈련 캠프를 차리고 한 주에 230km씩 연습 달리기를 하며 이번 도전을 준비해 왔다. 도전 경기가 펼쳐진 빈에는 지난 8일 도착했다.
마라톤 풀코스 42.195㎞를 2시간 안에 주파한다는 뜻에서 '1:59 챌린지'라는 이름이 붙은 이 도전 프로젝트는 영국의 화학 업체 이네오스(INEOS) 후원 아래 열렸다.
킵초게의 2시간 깨기 도전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5월 나이키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브레이킹2’란 이름의 프로젝트로 이탈리아 밀라노 인근 포뮬러원 경기장서 2시간 벽 깨기에 도전해 2시간25초를 기록한 바 있다. 이 때도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kip9.jpg » 앞에서 달리는 차가 형광색 빛으로 속도를 조절해 줬다.


킵초게는 지난해 9월 베를린마라톤에서 78초를 단축한 세계 기록(2시간1분39초)을 세워 2시간 돌파에 대한 희망을 다시 밝혔다. 올 4월엔 역대 남자마라톤 2위 기록인 2시간2분37초로 런던 국제마라톤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8차례 국제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하고 3개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그는 2시간 벽 돌파를 인류의 달 착륙에 비유해 왔다.


kip7.jpg » 킵초게가 케냐 국기를 들고 환호하는 관중들에 화답하고 있다.


비공인 기록이긴 하지만 킵초게가 2시간 벽을 깸에 따라 이제 관심은 공식 대회에서 이 `마의 벽'이 언제 깨질지에 쏠리게 됐다. 이와 관련해 오스트레일리아 모나시대 경제학부의 사이먼 앤거스(Simon D Angus) 교수는 지난 2월 과학저널 `스포츠와 운동 의과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통계적 기법을 이용해 그 시기를 예측한 바 있다. 그는 1950년 이후 세계 마라톤 기록 분석을 토대로, 마라톤 2시간 벽 돌파 시기는 10%의 확률 조건으로 2032년이라고 예측했다. 마라톤 완주 기록은 어디까지 단축될 수 있을까? 앤거스 교수는 똑같은 10% 확률 조건에서 1시간58분5초라고 제시했다. 이는 1991년에 생리학적 분석을 토대로 산출한 마라톤 기록 한계치와 불과 7초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당시 운동생리학자 마이클 조이너는 경기력을 좌우하는 3대 요소(최대산소섭취량, 젖산역치, 경제적 달리기)의 생리학적 최대치를 계산한 결과, 인간의 마라톤 기록 한계는 1시간57분58초라고 밝혔다.


출처

https://www.ineos159challenge.com/news/date-set-for-eliud-kipchoges-sub-2-hour-marathon-attempt-saturday-12th-october/
https://live.ineos159challenge.com/
https://mediacenter.ineos159challenge.com/en/press-relea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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