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식물인간의 40%는 의식이 살아 있다 생명건강

brain.jpg » 식물인간의 40%는 의식이 살아 있다고 과학자들은 추산한다. sciencemag.org   
       
자기공명영상장치보다 뇌파검사가 더 정확 

 

몇 주 동안 혼수상태를 겪고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망하거나 식물인간이 된다. 그들은 종종 눈을 뜨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과 주변환경을 의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최근의 정밀연구 결과에 의하면, “많은 식물인간들이 사실은 전혀 무의식상태가 아니다”라고 한다. 현재 과학자들은 “약 40%의 식물인간들이 부분적 또는 전적으로 의식을 갖고 있지만, 뇌의 운동제어 충추가 심각하게 손상되어 의사표현을 하지 못할 뿐”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뉴욕주의 그린위치 빌리지에 있는 뉴욕대학의 작은 강당에 100여 명의 신경과학자, 신경학자, 윤리학자들이 모여, “뇌손상 환자의 의식에 관한 진단오류`를 피하는 방법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많은 참석자들은 “가장 실용적인 의식진단 도구는 100년 전통의 뇌파검사(EEG: electroencephalography)”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EEG 기법은 아직 정교화되지 못하여 저수준~중간수준의 의식을 판별하지 못해 신뢰성이 떨어지지만, `감금증후군(locked-in syndrome) 환자`, 즉 `고도의 의식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세계와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환자`의 의식을 진단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캐나다의 웨스턴 온타리오대의 애드리언 오언 교수(신경과학)는 말했다. 오언 교수에 의하면, 식물인간으로 오진받은 환자들은 다섯 명에 한 명꼴로 언어와 운동 이외의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한다.
 뇌간(brain stem)의 기본적인 기능들(예: 통증에 반응하여 움찔함)을 검사함으로써 판정되는 법적인 뇌사(legal brain death)와는 달리, 식물인간과 반의식(또는 완전한 의식) 환자를 구분하는 표준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웨일코넬 의대의 니콜라스 쉬프 박사(신경학)는 말한다. 그러나 오언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2006년 발표한 논문에서, “23세의 식물인간 여성을 fMRI(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로 스캔하면서, 테니스 치는 장면을 상상하라고 했더니, 환자의 뇌가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함으로써, 식물인간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오언 교수의 연구결과에 대응하여, 제임스 맥도넬 재단은 `저렴한 휴대용 진단기기를 개발하여, 의식의 경계 상태(borderline states of consciousness)를 측정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연구 컨소시엄을 구성할 정도였다.
 컨소시엄에 구성원들 간의 협동연구는 종종 삐걱대기도 한다. 예컨대 컨소시엄에 참여한 쉬프 박사 등은 오언 교수와 머리를 맞대고, 2011년 오언 교수가 랜싯에 발표한 논문의 내용에 대해 토론했다. 그 논문의 내용은 “감금증후군 환자들에게 `주먹을 쥐고 펴거나, 발을 움직이는 생각을 하라`고 지시하고 EEG 검사(두피에 전극을 부착하고, 뇌의 전기활성을 측정하는 검사법)를 실시하면, 의식 보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뉴욕대학에서 열린 회의에서, 쉬프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EEG 검사를 이용하여 감금증후군 환자들을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독자적으로 발표했다.
 지난 10월 24일 <Annals of Neurology>에 기고한 논문에서, 쉬프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중증 뇌손상 환자 4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논문에 의하면, 44명 중 4명의 환자는 - 외부자극에 거의(또는)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 정상인과 유사한 EEG 패턴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연구진이 환자들에게 (오언 교수가 실시한 것 비슷한 방식으로) fMRI 검사를 실시해 본 결과, 정상에 가까운 EEG를 보인 환자들(4명)만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EEG의 가능성에 대해, 오언 교수는 최근 자신이 공저자로 참여했던 논문을 주목하라고 강조한다. <PLOS Computational> 10월16일호에 실린 이 논문의 주요저자는 케임브리지대의 스리바스 체누 교수인데, 건강한 사람과 식물인간의 뇌파를 분석하여 다양한 뇌부분들이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밝혀냈다. 이 논문에 의하면, 32명의 뇌손상 환자 중에서 3명이 건강한 사람과 유사한 EEG 패턴을 나타냈다고 한다. 사후확인 결과, 이 세 명의 환자들은 모두 의식이 있고, fMRI를 이용하여 연구진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상의 연구결과들은 “EEG가 fMRI보다 감금증후군 환자들의 의식을 더 잘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사실 fMRI는 많은 환자들의 명백한 의식 징후를 놓치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병상 옆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EEG 검사법을 개발하여, 30분 이내에 검사를 완료하는 것이다. 의사들은 먼저 EEG 검사를 이용하여 의식이 보유한 환자들을 골라내고, 최종적으로 fMRI를 이용하여 그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 쉬프 박사는 말했다.
 “환자의 인식이 `식물인간 상태`와 `완전한 기억` 사이의 어느 부분에 해당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지만, 장기적으로는 EEG와 같이 저렴하고 실용적인 솔루션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고 오언 교수는 말했다. 한 가지 가능성 있는 접근방법은, 환자의 뇌에 강력한 자기펄스를 가한 다음, EEG를 이용하여 되돌아오는 전기 메아리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밀라노 대학교의 마르셀로 마시미니 교수(신경과학)는 최근, “건강한 사람들의 경우 전기 메아리가 복잡한 양상을 띠지만, 중증 뇌손상 환자들의 경우에는 전기 메아리가 - 마치 연못 위에 떨어진 물방울처럼 - 단순하게 퍼져나간다”고 보고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EEG가 감금증후군 환자들의 의식을 진단하는 도구로 사용될 경우,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쉬프 박사의 대답은 간단하다: “EEG는 세계 어디서나 사용될 수 있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52575&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11-06    
원문
http://news.sciencemag.org/brain-behavior/2014/10/easy-consciousness-t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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