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외계행성 분석하는 우주망원경 ‘키옵스’ 우주항공

chops0.jpg » 키옵스 우주망원경이 러시아 소유즈로켓에 실려 18일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 웹방송 갈무리

유럽우주국, 내년부터 3년반 활동 예정

고도 700km 궤도 돌며 태양 등지고 관측

새 행성 찾는 대신 기존 행성 밀도 측정


유럽우주국(ESA)이 외계행성 탐사를 위한 우주망원경 ‘키옵스'(Cheops)를 발사했다. 유럽우주국은 18일 오전 5시54분(한국시각 오후 5시54분) 남미의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루우주센터에서 러시아 소유스 프레갓 로켓에 키옵스를 실어 우주로 보냈다.

키옵스는 앞으로 지구 700㎞ 상공의 태양동기궤도(태양에 대해 항상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는 궤도)를 돌며 외계행성을 관측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항상 지구의 어두운 쪽에 머물게 돼 햇빛의 방해를 받지 않고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 무게 280kg의 키옵스에 탑재된 망원경은 길이 1.2m, 지름 30㎝다.

 키옵스라는 이름은 ‘외계행성의 특성을 찾아내는 위성'(CHaracterising ExOPlanets Satellite)에서 따왔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테스(TESS) 등이 찾아낸 외계행성을 좀 더 정밀하게 관측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2020년 4월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가 3년 반에 걸쳐 지름 1만~5만km인 지구~ 해왕성 크기의 외계행성 400~500개를 집중 관측한다. 하루에 1.2기가비트 데이터를 보내올 예정이다. 키옵스 프로젝트는 스위스가 주도하고 있으며, 11개 회원국이 협력하고 있다.

스위스가 제작한 광도계는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갈 때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작은 빛의 변화를 정밀하게 파악한다. 빛의 변화는 행성의 크기에 비례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를 토대로 행성의 정확한 지름을 측정한다. 그러나 빛의 변화량이 그리 크지 않아, 이를 확인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목성 크기의 행성이 지나가더라도 빛의 감소 폭은 1%에 지나지 않는다. 지구 크기 행성이 지나갈 땐 변화 폭이 0.01%로 더 미세하다. 과학자들은 이를 다른 방법을 통해 얻은 행성 질량 데이터와 비교해 행성의 밀도를 추산할 계획이다. 밀도는 암석, 가스 등 행성의 구성 요소를 유추하는 근거가 된다.

chops2.jpg » 키옵스 우주망원경 활동 상상도. 유럽우주국 제공

인류가 처음으로 외계행성을 발견한 것은 30여년 전이다. 과학자들은 이후 케플러 우주망원경, 테스 등이 지금까지 4500여개의 외계행성을 찾아냈다.

키옵스 망원경은 2단계로 이들 외계행성의 내부 구조와 구성을 파악한다. 키옵스에 이어 3단계로는 2021년에 발사될 거대한 제임스웹 망원경(JWST)이 대기하고 있다. 이 망원경은 외계 대기의 화학구성을 분석해 생명체의 존재 여부에 대한 단서를 찾아내는 것이 주임무다. 유럽우주국은 또 2020년대 후반에 플라토(PLATO=PLAnetary Transits and Oscillations of stars), 아리엘(ARIEL=Atmospheric Remote-sensing Infrared Exoplanet Large-survey) 우주망원경을 추가로 발사할 계획이다. 이 세 개의 우주망원경은 잠재적인 거주가능 행성 후보들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거나 우리와 비슷한 대기층을 갖고 있을 수 있는 정도의 거리에서 별을 돌고 있는 행성들이 우선 대상이다.

1995년 외계행성을 처음 발견한 공로로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디디에 쿠엘로 박사는 <비비시>와의 인터뷰에서 "천문학의 전형적인 방법은 먼저 작은 망원경으로 행성을 찾아내고 그 다음 큰 망원경으로 그 행성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이라며 "키옵스는 제임스웹이 분석할 대상을 골라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키옵스 미디어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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