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이가 들면 얼굴이 어떻게 변해갈까 생명건강

face8.jpg » 얼굴 입체사진을 통해 정확한 생체 나이를 판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pixabay.com

 

인생 타임라인에 따라 변화하는 얼굴

 

사람들이 겪는 질병들 중 다수는 노화와 관련이 있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심장병, 암, 당뇨, 고혈압, 관절염 등 숱한 질환들이 발병할 위험이 높아진다.  신체의 노화 과정이 어느 정도까지 진행된 상태인지 진단하고 예측할 수 있다면 이런 질병들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요긴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노화 정도를 정확하게 판별해내는 지표는 찾아내지 못한 상태이다. 지금으로선 직접 혈액과 조직 샘플을 채취해 정밀한 분석을 하는 수밖에 없다. 좀더 간편하면서도 정확하게 신체의 노화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없을까?

 

얼굴 입체 사진으로 생체 나이 알아낸다

 

사람의 노화 정도를 짐작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얼굴에 난 주름을 살펴보는 것이다. 하지만 주름만으론  정확성을 꾀하기는 어렵다. 노화는 주름 말고도 얼굴에 다양한 변화를 일으킨다. 중국의 한 연구진이 이에 착안해 노화 정도를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내놨다. 얼굴의 입체 사진을 토대로 얼굴의 변화 형태를 분석해 신체의 노화 정도를 판단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현재 얼굴 입체 분석 기술은 인종간 특징을 비교할 때나 터너증후군 같은 이형증 질환을 진단하는 데는 널리 쓰이고 있으나, 노화 진단이라는 새로운 쓰임새를 찾아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face7.jpg » 얼굴 입체사진 촬영에 쓰인 특수 카메라. 3dmd.com

 

나이가 들면 입은 길쭉해지고 인중 넓어진다

 

연구진은 우선  ‘3dMDface 시스템’이라는 특수 카메라로 중국인 332명의 얼굴에 대한 입체 영상을 확보했다. 노화 에 따른 얼굴의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 참가자들의 연령대는 17세부터 77세까지 10살 단위로 골랐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혈액 샘플도 함께 채취했다. 이는 혈액 속의 생물학적 표지자가 얼굴에 나타나는 노화 특징과 어떤 상관성이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해서 노화하는 인간의 얼굴에 대한 종합 지도가 만들어졌다. 이번 연구를 이끈 한징동 중국과학아카데미 컴퓨터생물학 교수는 “이번 연구로 얼굴 입체 이미지를 통해 사람의 생체 나이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실험 결과 이 방법은 정확도에서 혈액 분석검사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파악한 얼굴의 노화 패턴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우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입은 옆으로 좀더 길쭉해진다. 코는 넓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마 폭은 좁아진다. 입과 코 사이의 간격(인중)은 넓어지고, 양쪽 눈 꼬리는 아래로 처진다. 눈꼬리가 처지는 건 오랜 기간 중력의 힘을 받은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전체적으론 젊은이의 얼굴이 노인의 얼굴보다 매끄럽고 얇다. 노인의 얼굴 피부는 좀더 처지고 볼이 통통하다. 

 

face4.jpg » 40세 미만 남녀의 얼굴 표준. 왼쪽부터 빠른 노화 그룹, 적정 그룹, 더딘 노화 그룹이다. cell research.

 

40세 미만의 얼굴은 평균 ±6살 편차   

 

face9.PNG » 얼굴 변화 분석 포인트 17곳. 연구진은 얼굴을 입체 스캔한 데이터에 기반해 실험 참가자들의 나이를 추정하는 수학모델을 만들었다. 그 결과 실제 나이와 예측 나이는 평균  ±6년이라는 편차를 보였다. 이 편차는 실험 참가자들의 노화 정도 차이를 말해준다. 즉 컴퓨터가 측정한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6살 아래이거나 6살 위라는 건 단순히 인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생체 나이가 그렇다는 얘기다. 40살 미만인 그룹은 편차가 최대 6년이었으나, 40살을 넘는 사람들에선 편차 범위가 더 넓었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제 나이의 얼굴을 한 사람 비율이 줄고, 더 젊어보이거나 더 늙어보이는 사람들의 비율이 늘어난다는 걸 뜻한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혈액검사 수치와 비교해 본 결과, 얼굴 입체 사진이 강력한 노화지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모델은 어디에 소용될까? 연구진은 환자별 맞춤치료법을 설계하는 데 이 얼굴 입체 분석에 따른 노화 진단 내용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예컨대 나이에 비해 더 빨리 늙는 사람에겐 자신보다 나이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치료법을 권할 수 있다. 노인 암환자들의 경우 대개 젊은 환자들보다 더 적은 용량의 화학치료법을 쓰는데, 노화가 빨리 진행되는 사람들에겐 이 요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안면 연령예측법’이라고 이름붙였다.
참가자들의 혈액 샘플에 들어 있는 생체 지표들도 얼굴과 나이의 상관성을 보여줬다. 빠르게 늙는 여성들은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남자의 경우엔 빠르게 늙는 사람들이 혈장 속의 알부민 단백질 수치가 더 낮은 경향을 보였다. 좋은 콜레스테롤과 알부민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볼과 눈 밑이 그다지 통통하지 않았다.  그러나 남녀 성별에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는 얼굴 입체사진 분석에 비하면 보편성이 떨어졌다.

 

face1.jpg » 왼쪽은 17~29세의 남성, 오른쪽은 60~77세의 남성.

 

face2.jpg » 왼쪽은 17~29세 여성, 오른쪽은 60~77세 여성

 

앱 만들어 가정의들한테 보급할 계획

 

연구진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연구의 목적은 가정의학 전문의들이 일찍 노화하는 사람들을 쉽게 확인하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한 것이다.  연구진은 가정의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이번 연구 결과를 앱으로 만들 계획이다. 의사들은 이 앱에 환자들의 입체 이미지만 올리면 된다. 입체 영상을 만들어내는 3D 카메라가 아직 값이 무척 비싸다는 게 걸림돌이지만, 카메라 보급이 본격화하면 값이 충분히 내려갈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의 안과학 교수인 진 카루더스(Jean Carruthers) 박사는, 이번 연구는 흥미로운 접근 방식이지만 인종에 따라 결과치가 달라질 수 있다며, 얼굴과 미래의 건강과의 관계를 규명하려면 좀더 맣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진 역시 그의 지적에 공감을 표시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인에 대해서도 샘플을 수집해 분석 작업을 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마이크로RNA 발현 같은 생체지표와 나이의 관계도 살펴볼 작정이라고 한다. 이번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의  <셀 리서치>(Cell Research) 3월31일치 온라인판에 실렸다.
 

 출처
 http://www.livescience.com/50311-3d-facial-imaging-markers-age.html?cmpid=559247
 http://www.nature.com/cr/journal/vaop/ncurrent/full/cr201536a.html
 http://www.dailymail.co.uk/sciencetech/article-3020188/Are-old-time-3D-scans-reveal-person-s-biological-age.html
 http://www.newscientist.com/article/dn27271-eek-how-your-face-reveals-your-bodys-real-age.html#.VRuNMvysWGg 

    http://www.3dm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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