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tv] 3분 평화칼럼-비바람이 치니 제비가 바빠진다 편집장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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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에 중국의 마오저뚱 주석은 비밀리에 미국의 키신저 국무장관을 만납니다. 시인이자 혁명가인 마오 주석은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은 조용하지 못하고, 폭풍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바람이 가까워지니 제비들이 바빠집니다.”

여기에서 비바람은 바로 소련의 팽창주의 위협을 의미했습니다. 이에 키신저는 이렇게 응수합니다.

“우리가 폭풍우를 막는데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마오 주석이 재차 말합니다.

“비바람이 들이닥치는 것은 미룰 수가 있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오는 것을 완전히 막기란 몹시 어렵지요.”

이듬해인 1972년에 중국은 '세계인민의 적'의 우두머리인 미국 대통령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20년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상하이 코뮤니케(공동성명)〉를 발표합니다. 미국은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를 가진 국가라도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고 선언함으로써 반공 이데올로기에 의한 대공산권에 대한 봉쇄정책을 수정합니다. 중국도 '세계 피압박 민족에 대한 지지‘를 거듭 밝히면서도 결코 타국을 침략하는 초강대국이 되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키신저에 의하면 마오저뚱은 “외교와 역사에 밝은 제왕적 철학자”이고, 2인자인 주언라이는 “공자같은 고매함과 지혜를 가진 정치인”이고, 덩샤오핑은 “우울한 눈빛을 지닌 용감한 작은 거인”이었습니다. 올해 90세인 키신저는 작년에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저운라이 총리와 내가 비밀 방문을 발표했던 코뮤니케 내용에 합의를 봤을 때, 저운라이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게 세상을 뒤흔들어 놓을 겁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지금 미국과 중국이 각자의 노력을 한데 모아 세상을 뒤흔드는 게 아니라, 다시 공동번영의 새로운 세상을 같이 건설할 수만 있다면 이 얼마나 굉장한 결정인가!”

덧붙여 그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떠오르는 중국에 대하여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은 갈등과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런 자들이 지금 워싱턴을 점령하여 중국을 봉쇄하자고 선동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과 ‘공진화’하는 존재이다. 진정한 태평양 세기를 열어가려면 미국과 중국은 충돌하지 말고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

최근 미국은 일본을 앞세워 중국을 견제하려 합니다. 이에 맞서 중국은 한미일의 군사일체화에 심각한 갈등과 충돌의 조짐을 발견하고 역시 공세적으로 대응하려 하고 있습니다. 몇일 전 중국이 선포한 방공식별구역 논란이 바로 그것입니다. 다른 체제끼리 협력해야 한다는 40여년전의 상하이 코뮤니케는 붕괴 될 위기입니다. 지금 동북아시아는 불타고 있습니다. 냉전으로 회귀하려는 우리 사회의 전쟁주의자들과 보수언론은 연일 영토주권을 내세우며 중국과의 충돌을 선동합니다. 이들의 선동대로 우리 사회가 움직인다면 그간 안정과 번영을 누려온 한반도는 그 생존의 기반이 뿌리 채 흔들립니다.

마오 주석의 말대로 비바람과 폭풍이 다가옵니다. 우리가 생존하려면 그 비바람을 피해야 합니다. 무모하게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폭풍 속으로 뛰어들면 우리는 파국을 면치 못합니다. 비바람이 치니 제비가 바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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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월간 군사전문지 <디펜스21+> 편집장, 한겨레 군사사이트 <디펜스21> 전문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