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국헌 예비역 장군의 국방개혁① 기고

D&D Focus 2011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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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군 통수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통합군 논란을 왜곡하고 있다!


D&D는 최근 우리 군의 상부구조 개혁과 관련하여 ‘통합군제 시도’라는 논란에 대해 김국헌 예비역 육군 소장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육군의 주류 시각,  정통 국방정책통의 의견을 들어 봄으로써 현재 국방개혁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시도해 보고자 한 것이다. 인터뷰는 2회에 걸쳐 연재 한다. 이번 호에서는 첫 번째로 군 상부구조 개혁과 관련된 부분을 게재한다.


대담 김준범 본지 고문, 김종대 편집장


높이 나는 매가 멀리 본다


D&D 안녕하십니까? D&D는 지난 호에서 우리 군의 상부구조 개혁문제에 대해 해․공군 의견을 중심으로 편집하였습니다. 저희가 언론이다 보니까 소수자들 목소리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군으로 이야기하면 육군은 가진 자, 해군과 공군은 약자가 되겠죠. 그러나 군 개혁의 큰 그림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중심적 어젠다(의제)에 충실한 육군 장성 출신의 의견도 들어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장군님께 인터뷰를 청하게 되었습니다. 장군님께서는 국방부에 다년 간 근무하시면서 이런 문제에 깊이 천착하신 것으로 아는데요.


김 저는 1989년 이래로 2004년까지 15년 동안 국방부에 스트레이트로 있었고 12분의 장관을 가까이서 모셨습니다. 그래서 내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평범한 얘기지만 높은 데서 나는 매가 가장 멀리 내다본단 말이요. 우리의 경우 국방장관이 가장 넓고 멀리 봅니다. 그 옆에 있었기 때문에, 내가 뭐 도움을 줄 수 있는 얘기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D&D 그러면 818 군제개혁부터 국방개혁 2020까지네요. 그 중요한 개혁과정을 다 지켜본 산 증인이신데, 현재 국방장관의 개혁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 : 김관진 장관이 무관부에 근무하다가 818개혁 당시에 귀국하지 않았습니까. 법규과장으로. 그게 여러 가지 개혁 아이디어를 최종적으로 법규화하는 그런 주무 과장을 했는데,  그 당시에 법규담당 부장은 예상호, 그 밑에 김관진 장관이 그렇게 해서 최종 마무리하는 그런 역할을 했습니다. 그 다음에 1993년에 권영해 장관이 ‘21세기 국방연구위원회’를 만들 때, 내가 간사를 했는데 그때도 김관진 장관이 합참에 군사전략과장을 하면서 한 서너 달 개입했어요. 김관진 장관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우리 국방의 개혁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개혁 과정을 직접 겪은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1993년 군사정권이 종식되고 문민정부가 출범했다. 정권 초기에 하나회 척결과 율곡비리 특감을 계기로 불어닥친 군 개혁의 열풍은 국민의 높은 지지 속에 818개혁에 저항했던 다수의 하나회 군 장성들을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시켰다. 문민정부 초기의 국방부는 권영해 장관의 지시로 미완의 18계획을 완결 짓고 “21세기 통일대비 ‘신 국방태세’를 정비한다”는 목적으로 전군의 대령급 최정예 18명으로 구성된 ‘21세기 국방연구위원회’를 발족시켜 군 개혁안를 설계했다. 이 연구위원회의 성과는 후에 김대중 대통령 시절의 「국방기본정책서」로 계승된다(편집자 주).


D&D 우리 군의 개혁의 노정에 항상 김관진 장관이 있었다는 얘긴데, 그 개혁적 리더십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 : 그런 개혁적인 움직임이 있을 때 많이 쓰임을 받은 김 장관은 그다음에 육군 참모총장 비서실장, 그 다음에 합참 작전본부장을 역임하여 군을 가장 폭넓게 나름대로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을 많이 한 장관이라 볼 수 있습니다. 개혁이란 일종의 '프로토타입(prototype)', 즉 ‘원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관진 장관은 1968말에 독일 육사에 가서 새로운 세계를 접한 사람이기 때문에 굉장히 신선한 그런 아이디어와, 새로운 문화를 접목할 줄 알았습니다. 개혁의 원형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선 김관진은 열려있는 사람이고 다시 많은 일을 맡아서 발전하는 인물입니다. 사람이 우수한 사람이 있고 유능한 사람이 있고, 계속 발전하는 사람이 있는데, 김관진은 사람이 계속 발전해요. 어떤 목표 그게 정해져있는 게 아니라 중령 때 다르고 소장 때 다르고 대장 때 다르고, 이렇게 계속 발전하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상당히 눈여겨 볼만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군의 독특한 문화


D&D 국방개혁 얘기를 오늘 좀 여쭤야 되는데 모든 어떤 요즘 논의는 합동성 이야기를 안하면 군 개혁 이야기 할 수 없는 풍조가 됐습니다. 이렇게 합동성으로 변화가 일어난 건 역시 안보환경에서 우리 군이 뭔가 이런 방향으로 변해야 되겠다는 시기가 도래한 것으로 봐야겠죠?


김: 글쎄, 나는 1989년에 영국에서 귀국해 가지고 818에 개입이 됐는데, 어쨌든 818에 개입한 이래로 국방부에 15년 동안 있었는데, 우선 818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었느냐는 것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818은 노태우 대통령이 나름대로 주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추진할 수 있었고, 사실 그 밑에서 그걸 가능하게 했던 사람은 김희상 장군입니다. 그런데 818 이래 20년이 됐습니다. 이제 와서 군이 합동군이다, 통합군이다 뭐다 이야기하면서 통합군을 지향한 818이 잘못됐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종종 있습니다. 난 그런 종류의 이야기를 별로 좋지 않게 생각합니다. 우선 818이 지향했던 군사제도의 본래모습에 충실하게끔 그대로 운영을 해왔느냐, 우선 그게 중요합니다. 818이 잘못됐다는 것보다도 818을 제대로 운용해왔느냐 그런 점에서 볼 때 출발해야합니다.

첫째 군에서 가장, 모든 군, 육해공군의 '치프(chief)'는 참모총장이란 말이요. 그건 육군의 모든 문제를 제일 잘 아는 게 육군 참모총장이고, 해군을 잘 아는 건 해군참모총장이고, 공군을 제일 잘 아는 건 공군 참모총장이요. 박사란 말이요. 근데 그 박사들이 바로 군에서 중요한 건 작전인데 군의 본령이 작전인데 그 작전계통을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이 결과적으로 가장 잘못됐다고 봅니다. 일각에서는 현재 해군작전사령관, 공군작전사령관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냐, 고 말하는데 물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공군 작전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인 총장이 소위 유휴 병력이 되고 있다, 난 그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그 다음에 두 번째, 그 합참의 소위 우리가 군정 또는 양병이라 이야기하는, 미 합참에서는영어에서는 ‘임플로이먼트(Employment)’, ‘메인터넌스(Maintenance)’라고 이야기합니다. 합참이 임프로이먼트의 주(主)지만은, 그것이 제대로 되려면 메인터넌스의 어떤 요소에 개입되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좀 미흡하다는 겁니다. 

특히 이건 한국군에선 특이한 문제인 거 같은데 인사, 운영상의 계통이 사실은 군 지휘계통에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작전지휘계통 보다도 윗사람의 흐름이라든지 성향이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그런 문화는 한국군의 독특한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그런 소위 메인터넌스의 측면에서 합참의 임플로이먼트의 측면을 보완하는 그런 것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미국의 골드워터-니콜스 법안이 나온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 문제가 지금까지 내재했고 존속되어 온 상황이 아닌가. 그 두 가지로 보고 싶어요.


D&D 결국 일하는 프로세스와 상부구조의 권한 배분이라는 것이 뭔가 불일치가 있었다는 것으로 이해가 됩니다만?


김 :  뭐 그렇게 정리할 수도 있겠죠.



통합군이 뭔지나 아나?


D&D 이 818계획에서 가장 큰 논점은 이게 참 20년간 논쟁을 해 온 겁니다만. 이게 통합주의자와 환원주의자의 싸움이거든요. 이런 통합을 하자는 취지는, 뭔가 이런 군대를 효율적으로 가자는 건데 여기에 강력한 반론이 있습니다.


김: 근데 그런 통합주의자다 통합군을 반대하면서 (상부구조 개혁을 하니까) 통합군 가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는데, 과연 그런 문제제기가 맞는 것인가? 현재 국방부 장관이 갖고 있는, 또는 대통령이 이번에 승인한 그런 개혁의 그림이 통합군이야 아니냐는 문제규정부터가 잘못된 것이라고 봅니다. 과연 뭘 보고 그런 문제를 제기합니까? 저는 거꾸로 묻고 싶습니다. 당신들은 통합군이 뭔지나 알고서 하는 얘기냐? 북한이나 중국이나 소련이나 다 통합군인데, 현재 우리가 말하는 통합은 통합군과는 전혀 다른 역사적 맥락 가운데 있는 거예요. 그래서 무엇이 합동군, 합동성, 또는 통합군인지, 어떤 모습을 갖다가 하나하나 좀 제대로 규정하고, 제대로 좀 논리와 정의를 해놓고서 시작하자는 것입니다. 일종의 '아이덴티피케이션(identification)'이 중요하다는 강조하고 싶은 거죠.  


D&D 이게 이제 첨예한 이유는 해․공군이 육군에 대한 어떤 피해의식과 결부되면서 굉장히 정치화되었기 때문 아닙니까? 90년에 국회에서 국군조직법 개정 당시에도 정말 시끄러웠죠. 이런 부분이 한국에서 올바른 군사제도가 뿌리내리는데 아주 걸림돌이 되는 문제란 말이죠. 왜 이렇게 불신이 심한 것입니까?


김 : 그게 다수논리입니다. 우리 정치도 그렇습니다. 모든 한국 사람들이 그렇지만, 단순하게 문제를 갖다가 좋게 말하면 심플(simple)한 거죠. 우리 헌법에 어긋나지 않느냐, 이런 식의 문제제기가 심플해 보일지는 모르나 아주 설익은, 성숙되어 있지 않은 사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중국에도 가봐서 실제 통합군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봤고, 러시아, 옛 소련의 국방 장관, 차관, 참모총장들 와서 하는 걸 죽 보고, 극히 피상적이지만, 또 통합군이라고 하는 인도네시아도 봤습니다. 막상 실제로 보면 해, 공군이 얘기하는 통합군과는 엄청나게 차이가 있는 거예요. 현재 우리 합참에서 합동성을 강화한다고 말하는 것이 통합군하고는 차원이 달라요. 그걸 한 번 보고서 이야기 하란 말입니다.


D&D 이스라엘은 어떻습니까?


김 : 이스라엘도 말이 통합군이지 하나의 단일군입니다. 이스라엘은 원래 하나에서 출발한 건데, 거기에다가 더 보강하면서 필요하면 거기에 공군, 또 해군이 조금 추가된 거죠. 옛 소련이나 중국의 통합군과 이스라엘의 통합군은 같은 잣대로 볼 수 없습니다. 근데 단 이게 하필이면 이스라엘의 군제를 소개하고 선전하는 사람들이 바로 80위원회 주축이었던 C장군, K장군, L장군과 같은 분들입니다. 그분들이 지금부터 한 30년 전인가? 바로 80위원회 할 무렵에 그쪽 가서 보고 와서 굉장히 매력을 느껴가지고 그런 식으로 갔습니다. 나도 이스라엘 가봤지만, 우리와 도저히 같은 군대라고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해가 생긴 것도 사실입니다.


D&D 그러니까 이스라엘과 같이 짜임새 있게 움직이는 걸 인상적으로는 봤는데 이스라엘 군제가 정립된 그 주변 환경까지 다 고찰한 건 아니란 말이죠. 맥락을 놓친 거군요.


김 :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역사적인 맥락을 무시할 순 없단 말예요. 현재 우리 대한민국 군대가 도달한 역사적 맥락이 무엇이냐 그걸 무시하고선 이게 좋은데, 저게 좋은데 하는 건 대단히 유치한 생각이란 말이요. 사고를 그런 식으로 해서,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내가 볼 때는, 좀 심하게 이야기하면 무지한 이야기입니다.


D&D 국방개혁 307로 명명된 개혁안에 대해 역시 시중에서 도는 이야기는 육군의 입장이라든가, 각 군의 입장이 어떻게 반영된 건지, 혹은 안 된 건지, 라는 논란 아닙니까?


김 : 육군의 입장이 어떠하다는 것은 우선 나한테는, 나한테는 조금 어색하게 들립니다. 왜냐하면 나는 국방부에 15년 있었지만 난 육군 장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남들이 볼 때는 다 육군 장교라고 볼 테지만. 군에서 생활하면서 기본적으로 세 가지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첫째, 육해공군 차별이 없어야 한다, 또 육군에선 부사관․장교 육사․ 삼사 구분이 없어야 한다, 또 지역에선 전라도, 경상도 차별이 없어야 한다, 고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육군 장교 입장에서 어떻게 보느냐 라고 하는 건 사안의 부재다 우선, 이렇게 이야기하고.

그래서 307 계획은 그렇게 부를만한 의미가 있다, 난 그렇게 보여요. 그리고 이것은 818이후 20년 만에 대대적으로 본격적으로 개편하는 중요한 계획입니다. 이것이 첫째고, 두 번째는 대통령이 힘이 실린 계획이라는 겁니다. 그 전에는 국방부 안에서 티격태격 그랬는데, 지금은 적어도 노태우 대통령 이래로 이명박 대통령이 군에 통수권자의 무게를 실어서 밀고 나가려고 하기 때문에 그러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나는 307 계획은 818 계획에 버금가는, 또는 동등한 그런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우선 두 가지가 강조될 수 있습니다. 각 군 참모총장들을 지휘계선 상에 포함 시킨 것은 모두에 얘기했다시피 작전에 가장 전문가가 참모총장이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입니다. 자꾸 참모총장들이 육군 출신의 합참의장 밑에 해․공군 참모총장이 속한다는 식으로, 그래서 육군이 해․공군을 잡아먹는다 하는 식으로 하는데, 그건 아닙니다. 합참이란 거, ‘조인트 치프 오브 스태프(joint chief of staff)' 즉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으로 이루어지는 '콜렉티브 바디(collective body)' 로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합동참모 회의가 중심이 되는 것입니다. 합참의 의의에서 볼 때 각 군 총장과 의장이 같이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뜻에서 이번에 지휘계선상에 포함이 되었다, 그렇게 인식을 해야 합니다. 각 군 총장이 합참에 포함되어 의장과 더불어 작전 계선상에 포함된다는 것은 의의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정치와 군 통수를 혼동


편 : 그러면 합동참모회의에서 각 군의 의견개진이 민주적으로 될 수 있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또 그런 의견들이 조정․통합될 수 있는 스태프 기능이 잘 정립이 돼야, 지금 말씀하신 내용이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자칫 그렇게 이해가 안 하고 의장의 조직으로서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김 : 그래서, 혹시 미국의 내각이 있는지 아세요? '캐비네트(cabinet)'가 있냐고?


편 : 캐비네트요?


김 : 우리는 국무회의가 헌법상 기관이지만, 미국은 캐비네트가 없습니다. 미국의 대통령 밑에 부통령하고 국무장관, 국방장관 같이 열 몇 개의 장관이 있지만, 그러나 그 장관들이 모여서 국무회의 또는 내각을 구성하는 게 아닙니다. 영국에는 내각이 국정 운영의 최고로 작용하지만 미국에는 내각이 없습니다. 링컨 대통령이 장관들 모아놓고 대통령 의견을 말했는데, 열 몇 명이 전부 반대야, 그런데 대통령이 이것으로서 결정되었다, 이게 미국의 대통령제입니다. 합참을 가지고 소위 민주적이다, 어떻다 얘기하는 게 맞습니까? 군령, 통수계통이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서 하는 게 아닙니다. 정치와 통수는 근본적으로 차원이 다른 거예요. 정치와 통수는 일본의 통수강령에 보면, 통수의 기본본질이 뭐냐, 그건 독재입니다. 우리가 쉽게 얘기해서 통수권자의 통수에 모든 것이 달렸다고, 장수 하나에 달린 겁니다. 그래서 전쟁에 지고이기는 것은 장수 하나에 달려 있다, 그게 군의 본질이요.


편 : 통수라는 말 자체에 그런 의미가 내포돼 있단 말씀이신데 골드워터 니콜스 법에 의하면 합동참모회의 의장은 각 군의 의견을 반드시 대통령에게 보고하게 돼 있단 말입니다.           


김 : 그 합동참모회의, 즉 군의 합동참모회의가 우리 내각이라든가 하고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우선 말씀드리고, 여기에는 의장, 부의장, 육해공군 총장, 그 다음에 해병대 사령관도 들어갑니다. 미국에서는 해군성 안에 해군본부 밑에, 해병대 사령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해병대 사령관도 합동참모회의의 일원입니다. 그런데 합동참모회의에서 여러 가지 심사숙고해서 회의를 하되, 최종적으로 5:4, 4:1 이런 식으로 하는 게 아니고 다수 의견이 이쪽으로 가더라도 소수 의견이 있으면, 그걸 같다가 덧붙여서 우리들의 의견은 이런데, 이런 소수의견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해가지고 장관한테 보고하는 거예요. 최종 결정은 장관이 하는 거예요. 의장이 결정하는 게 아니고. 합동참모회의는 어디까지나 장관과 대통령이, 미국에서는 대통령과 장관이 ‘내셔널 오소리티(national command authority)'라고. 합동참모의장은 '내셔널 코맨드 앤 밀리터리 오소리티(national command and military authority)'고. 밀리터리가 뒤에 붙어요. 그래서 MCMA. 그렇지만 미국의 통수계통에서 NCA는 대통령과 장관이요. 참모총장 또는 의장은 특히 의장은 거기의 보좌요, 보좌.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합참이 민주적으로 의사결정 한다든가 하는 것은 굉장히 미국의 체계랄까, 형태를 굉장히 피상적으로 이해한 것입니다.


D&D 아, 지금까지 어떤 다른 주장들과는 상당히 색깔이 좀 다른데. 사실 이 말씀이 옳으신 것 같고요. 그러면 결국은 민주적 의사결정이란 명분하에 지금의 군제개편을 반대하고 있거든요, 지금의 해․공군이.


김 : 나는 도대체 군제개혁을 이야기하면서 민주적이다 뭐다 하는 그 자체가, 그런 카테고리, 그런 카세트, 그런 로직으로 접근하는 자체가 정말 말도 안 되는 거라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이런 문제는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안 돼요. 


D&D 또 전문성의 문제를 이야기 많이 합니다. 그렇게 해야 각 군의 전문성이 보호된다는 논리겠죠. 그렇게 해서 저기 어떤 뭐 의견개진을 충분히 할 수 있어야 전문성이 보장이 되는 것이구요.


김 : 의견개진을 충분히 하죠. 군무회의도 장관의 의장과 총장만 하는 게 아니고 보면 뒤에 배석자들이 다 옵니다. 뒤에 본부장, 부장들도 심지어는 준장들도 참석할 때가 있으니까. 물론 발언권은 없습니다. 발언권은 없지만 가령 기무사령관은 군무회의 들어가죠. 장관은 군무회의에서 다 이야기를 듣지요. 그런데 반대하는데 아니야 하면서, 반대쪽으로 가는 장관을 난 한 번도 보지 못했어. 천하의 이종구 장관도 이야기를 다 들어보고, ‘그래요? 그러면 이렇게 합시다’ 이런 식으로 나가지. 의견이 모아지지 않으면 우리 투표합시다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군무회의나 합동참모회의에서 투표하는 주주총회, 이사회에서 투표하는 그런 회의가 아니요. 

 

D&D 그런데 이제 요런 논리의 배경에는 3군이 우리나라 인제 안보환경에서 좀 지상작전 위주가 아니라 균형 발전을 해야 된다는 국민적인 여론을 등에 업고 있단 말입니다. 사실 어떤 지상군이 독점하는 거 아니냐 이런 비판 속에서 미래에 앞으로 또 현대화된 전쟁을 수행해야 하려면 각 군의 전문성..... 균형적인 전력을 많이 이야기 하는데 이러다보니 육군이 개혁대상으로 느껴집니다.


김 : 나는 권영해 장관이 주도한 21세기 위원회는 내가 간사로서 움직였는데, 거기서 김관진, 해군의 정옥근도 거기 있었고, 나온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해군에서 항공모함 이야기를 해서 다들 웃었어요. 항공모함이 배 한척만 가지고 되는 거냐 말이지, 전단이 되야 하는 건데, 항모 한척에 순양함 두 척, 구축함 4척에, 보급함 1척에, 원자력 잠수함 1척하면 적어도 9~10척 정도의 그런 항모전단이 되는 건데, 그걸 만들려면 몇 백억 달러가 필요하고 유지하는데 몇 억 달러가 드는데 하루에 유지비가 몇 천만불이 될 텐데, 하면서 다들 웃었다고. 

그때 말이죠 H 박사도 있었고 해군에 S 대령이라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에게 나를 한번 설득해보라 그랬더니, 이 친구 하는 얘기가 뭐냐 하면 사람도 집이 좀 넉넉해지고 돈이 좀 모이면, 옷도 좀 좋은 걸로 갈아입고 해야 된다는 말합니다. 국가가 이렇게 커지면 그 격에 맞는 군대를 갖춰야 한다, 라는 식으로 이야길 하더라고. 맞아, 일리가 있단 말이죠. 이게 해군 전투, 작전 이런 거 가지고 논할 문제가 아니고, 국가의 격이, 국력이 커지면 거기 따라서 해군력도 갖춰야 한다, 그게 본질이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끌고 갔어요. 그래서 만들어진 게 오늘 날 세종대왕함이요. 내가 외국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해군력이 어떻다 하는 걸 알았거든요. 그래서 3군의 균형발전 해야된다, 육군이 뭐다 하는 이야기에 난 웃어 버린다고.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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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월간 군사전문지 <디펜스21+> 편집장, 한겨레 군사사이트 <디펜스21> 전문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