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장전해 스트레스 표적에 ‘탕탕’ 레저

미움 날리고 증오도 털고 생각대로 ‘상쾌 통쾌’
정신 흐트져 실수 연발하면 되레 짜증 ‘오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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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소식 질펀한데, 날씨는 들쭉날쭉이다. 그래도 봄이 오긴 왔나 보다. 얼었던 강물이 풀리자마자, 이 땅 큰 물줄기 네 곳을 갈아엎고 처막는 소리가 요란하다. 이걸 강 살리는 소리라고 믿는 이도 있고, 돌이킬 수 없는 국토 파괴 굉음으로 듣는 이도 있다. 이래저래 찌뿌둥하고 스트레스 쌓이는 봄날이다.
 
뭔가 박살내지 않으면 속이 터질 듯한 느낌일 때, 한 방에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방법. ‘총 쏘기’만한 것도 없겠다. 공인된 사격장을 찾아가 표적을 꼬나보며 ‘탕’ ‘탕탕’ 총질을 해보는 것. 합법적이면서도 돌이킬 수 있는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행위이자,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심신을 다스리고 재충전시키는 방법이다. 게임이나 실내 영상사격에서는 맛볼 수 없는, 호호탕탕한 야외 레포츠다. 쌓인 스트레스는 발사 순간 굉음과 함께 날아가고, 적중시키는 순간 표적과 함께 박살난다.
 
안 오르는 성적, 얄미운 상사 그리며 ‘꼬나봐’
 
박미향-장총-1 copy.jpg좀 오래된 썰렁 유머 하나. 총을 쏘는 방법은? ‘1, 총을 든다. 2, 총을 놓는다.’ ‘놓고 들고 가는 것은?’ 하고 묻는 수수께끼 문답에서처럼, ‘놓다’는 ‘쏘다’의 뜻으로도 쓰인다. 사격장은 총도 놓고 스트레스도 놓고 돌아올 수 있는 곳이다. 겨울 비수기를 거치며 스트레스 받은 전국 사격장들이 봄을 맞아 일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클레이사격·공기총사격·권총사격을 두루 체험할 만한 종합사격장이 10곳(창원·화성·대구·나주·임실·춘천 등) 있다. 만 14살 이상이면 누구나 준비물 없이 찾아가, 간단한 현장교육을 받고 ‘조준·격발·명중’의 짜릿한 사격 쾌감을 맛볼 수 있다. 총과 실탄, 귀마개·사격조끼 등을 현장에서 빌려주므로 장비에 대한 부담도 없는 레포츠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경기도종합사격장의 경우 지난해 사격장 이용객이 전년보다 20% 이상 늘었다. 이 사격장 안전관리팀 최현주(57) 팀장은 “지난해 약 6만여명(연인원)이 사격장을 찾았다”며 “사격선수가 30% 정도 되고 나머지는 일반인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용객이 는 것은 최근 서울 태릉사격장의 클레이사격장이 폐쇄된 데 따른 이유도 있지만, 일반인들이 늘어나는 등 사격 인구가 꾸준히 확산되는 것으로 사격장 쪽은 보고 있다. 경기도종합사격장 접수대의 김미화씨는 “요즘 주말이면 하루 300~400명 정도가 찾아와 사격을 즐긴다”며 “지금부터 6월까지는 사격장 전 직원이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지는 시기”라고 말했다.
 
국내 사격 인구는 수렵인을 포함해 2만여명으로 추산(대한수렵협회)된다. 대부분은 날아가는 접시(피전)를 쏘는 클레이사격을 즐기는 이들이다. 생활체육전국사격연합회나 인터넷 카페 등 동호회의 대부분이 클레이사격 마니아들로 꾸려져 있다. 권총·공기총도 나름대로 묘미가 있지만, 야외에서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는 표적을 다양한 방식으로 쏘아 맞히는 운동이라는 점에서 클레이사격의 호쾌한 즐거움을 따라올 수 없다. 클레이사격을 흔히 ‘사격의 꽃’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군대시절 사격 경험 믿고 덤볐다간 ‘깨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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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이 레포츠라고는 해도 결국 총을 다루는 일이다. 고막을 찢을 듯한 총성과 화약연기, 그리고 어깨를 강타하는 개머리판의 반동이 장난이 아니다. 사대에 서면 엄격한 규칙 아래 총을 다루고, 표적을 향해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사격은 정신수련과도 같습니다. 집중력과 자제력, 순간판단력을 기본으로 합니다. 잡념·욕심·흥분은 금물이죠.” 사격 베테랑들이 초보자들에게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정확한 사격, 다시 말해 제대로 쏘고 제대로 스트레스를 발산하기 위해선 그만큼 치열한 정신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잡생각이 끼어드는 순간 총알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간다. 사격을 ‘자신과의 싸움’이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행위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 “참아야 할 때와 쏴야 할 때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격을 섹스(남성 처지의)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 발사와 함께 터져나오는 쾌감, 명중시킨 표적을 바라보며 느끼는 만족감도 비슷한 데가 없지는 않다. 제대로 쏠 수 있게 되기까지 기다리는 것도 자제력의 하나다. 군대시절의 사격 경험만 믿고 대들었다가 ‘깨갱’ 하고 물러나는 남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처음 쏘는 여성들이 오히려 빼어난 사격감각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박미향-사격동호회 copy 2.jpg이렇게 해서 클레이사격의 맛에 빠져들면 어느 순간 이런 상태가 된다. “잠자리에 누우면, 눈앞에서 자꾸 접시가 날아오르죠. 맘속으로 수없이 총을 쏴댑니다.” 한달이면 두세번 정도 사격장을 찾는다는 엄기선(41·개인사업)씨 얘기다. 전에 다니던 대기업 동호회를 통해 클레이사격에 입문한 지 3년째다. 1년 정도 초보자용인 ‘아메리칸 트랩’을 이용하다 제대로 쏘고 싶어, 중고품 총을 구입했다. 요즘은 일정 수준 이상 실력을 갖춘 이들이 쏘는 올림픽 규격 트랩을 이용한다. 엄씨는 자신이 “아직 초보자”라고 주장했다. 아메리칸 트랩에서 25발 중 20발 이상을 매번 적중시켰는데, 선수용 트랩에 올라오니 평균 열개 맞히기도 힘들다고 했다. “집중력 싸움, 자신과의 싸움이란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결국 정신수양이란 거죠.”
 
클레이사격 1회 25발 기준 1만8000~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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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사격을 오래 하면 집중력이 좋아질까. 18년째 클레이사격(스키트)을 해왔다는 용호사격클럽의 정구익(55)씨가 말했다. “집중력·민첩성을 기르는 데 좋습니다. 잡념을 싹 버리고 한발 한발 격발에 집중하는 동안 무아지경에 빠지면서 쌓인 스트레스도 말끔히 사라지는 것 같아요.” 그러나 정씨는 “집중하면 할수록 잘 쏘게 되고 스트레스도 풀리지만, 정신이 흐트러지면 계속 실수하게 돼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격장은 총기를 다루는 곳이므로 정해진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사대에 들어선 뒤엔 반드시 교관(코치·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사격인들 사이엔 두가지 불문율이 있다. ‘절대 남의 총기에 손을 대지 않는다’, ‘사격이 시작되면 입을 닫는다’. 당연해 보이는 내용이지만, 만에 하나 일어날지 모를 사고에 대비하고 사격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원칙들이다.
 
비용은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보통 클레이사격 1회 25발 기준 1만8000~2만8000원 선, 권총은 10발에 1만~2만원, 공기총은 10발에 2000~4000원 선이다. 클레이사격의 경우 한번 이용에 2라운드(50발)를 쏜다면 한달에 한두번쯤 취미생활을 하며 사격솜씨를 닦아볼 만하다. 사격장 회원으로 가입하게 되면 매회 일정액을 할인받을 수 있다.
  
■ 전국 주요 종합사격장
⊙ 경기도종합사격장 ㅣ 경기 화성시 양감면 사창리. (031)352-6056.
⊙ 충북종합사격장 ㅣ 충북 청원군 내수읍 형동리. (043)213-7041.
⊙ 대구종합사격장 ㅣ 대구광역시 북구 금호동. (053)312-2000.
⊙ 창원종합사격장 ㅣ 경남 창원시 퇴촌동. (055)282-0900.
⊙ 전북종합사격장 ㅣ 전북 임실군 청웅면 구고리. (063)643-0104.
⊙ 나주종합사격장 ㅣ 전남 나주시 안창동. (061)333-5857.
⊙ 문경사격장 ㅣ 경북 문경시 불정동. (054)553-0001.
⊙ 횡성스포랜드 ㅣ 강원 횡성군 공근면 청곡리. (033)344-2500.
⊙ 대유사격장 ㅣ 제주 서귀포시 상예동. (064)738-2704.


 
‘사격의 꽃’ 클레이 사격 해보니…
찢어질듯한 총성, 강력한 어깨충격 부서지니 ‘통쾌‘     
1초도 안되는 시간에 시속 40㎞…감으로 그냥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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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종합사격장 아메리칸 트랩. 사격조끼를 입고 헤드폰식 귀마개를 찬다. 받아든 3.7㎏짜리 일본제 미로쿠 트랩용 산탄총 ‘12게이지 상하쌍대’가 생각보다 묵직하다. 7과 2분의 1호 탄알 300여개가 들어찬, 길이 7㎝의 플라스틱 원통형 실탄 25발을 받아 조끼 왼쪽 주머니에 넣고, 유리벽 안 사대로 들어선다. 안전관리팀 코치가  ‘총구는 전방’ 등 주의사항을 일러준 뒤 말했다.
 
“자, 허리를 약간 숙이고 어깨에 개머리판을 붙이고 얼굴을 대세요. 총신 끝이 보이죠? 접시가 날면 따라가다 총신과 접시가 수평을 이룰 때 당기는 겁니다.”
 
사격 준비가 됐다는 신호로 ‘아’ 하는 소리를 내면, 코치가 손에 든 버튼을 눌러 피전을 날린다. 사대 15m 앞 땅속엔 오렌지색 피전이 차곡차곡 쌓인 방출기가 설치돼 있다. 피전은 시속 40여㎞ 속도로 튕겨 나가 총구 겨냥 방향으로 30~40m를 비행한 뒤 떨어진다. 느려 보이지만, 사거리 내에서 쏠 수 있는 시간은 1초도 채 되지 않는다. 꺼덕대는 총구를 진정시킨다. ‘쏘아라. 쏘으리로다.’ 몸을 총으로 객관화시켜 표현한 이상의 시 ‘총구’가 느껴진다. “탕” 방아쇠를 당기자 귀마개를 통해서도 강력한 폭발음이 들려오고, 화약 냄새와 함께 어깨에 강한 충격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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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 뜨고(클레이사격에선 한 눈을 감지 않는다) 쏘는 총인데, 지름 11㎝의 접시는 탄알 300여개가 형성한 30㎝ 넓이의 탄 그물을 벗어나 유유히 비행하다 떨어진다. 코치는 “안정된 자세가 첫째, 정확한 조준이 둘째”라고 조언했다. 둘쨋발도 빗나가자 그는 자세·조준 얘기를 접었다. “감으로 쏴보라”고 주문한다.
 
셋째, 넷째, 다섯째 모두 적중. 초록색 시멘트벽을 배경으로 오렌지색 접시가 산산이 부서져 흩어진다. 군대 시절 사격과는 또다른, 묘한 통쾌감이 느껴진다. 2발씩 장전해 쏜 뒤 총을 척 꺾으면, 자욱한 연기와 함께 탄피들이 멋들어지게 튀어나온다. 25발 중 겨우 13발을 맞혔다. 코치가 “첫 사격에 그 정도면 수준급”이라며 엄지를 추어올려 준다.
 
⊙ 클레이사격, 피전, 접시 
원래는 접시대신 비둘기 맞추는 게임
Untitled-1 copy 11.jpg클레이사격은 영국 귀족의 호사스런 사격 게임에서 유래했다. 1856년 헌팅필드라는 이가 새장에 비둘기(피전)를 가뒀다가 문을 열어 날리면 쏘아 맞히는 게임을 고안했다고 한다. 비난 여론이 일자 표적을 유리알로 대체했다가 1880년 미국에서 진흙을 빚어 만든 표적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클레이사격이란 이름이 여기서 비롯했다. 1900년 제2회 파리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전세계로 번져나갔다.
 
오늘날 사용되는 표적은 점토를 구워 만든 지름 11㎝, 높이 2.5㎝, 무게 105g의 둥근 접시 모양으로, 이름은 여전히 피전으로 통용된다. 색상은 오렌지색·흰색·검은색 세 가지. 80년대까지 흰색 피전을 많이 썼으나, 요즘엔 선명성이 뛰어난 형광 오렌지색을 주로 쓴다. 사막 지역 사격장에선 하늘을 배경으로 쏘기 때문에 검은색 피전을 쓴다고 한다.
 
⊙ 산탄총, 실탄 
환경오염 막기위해 탄피는 재사용않고 전량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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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사격용 총은 대부분 ‘상하쌍대’(총신이 상하로 두개인 산탄총)를 쓴다. 트랩용 총은 총신이 30인치, 스키트용은 이보다 짧은 28인치 정도의 총을 사용한다. 총신이 길면 사거리가 길다. 선수들은 대부분 유명한 이탈리아제 페라치·베레타 총을 사용하는데, 아메리칸 트랩에선 일본제 미로쿠나 벨기에제 브로닝을 갖춰놓고 있다. 총값은 선수용 신형의 경우 800만~1000여만원에 이르고, 미로쿠·브로닝은 300만~400만원대 정도다.
 
실탄은 종목에 따라 들어가는 납탄알 수가 달라진다. 트랩용 실탄엔 300~330개, 스키트용엔 400개 정도의 좁산산이 부서지는 비행접시의 통쾌함쌀알만한 탄알이 들어간다. 탄알이 굵을수록 사거리는 길어진다. 실제 수렵의 경우 꿩·오리 사냥엔 100~150알, 고라니 사냥엔 12~15알, 멧돼지 사냥엔 9~12알이 들어간 실탄을 쓴다고 한다.
 
Untitled-1 copy 15.jpg탄피는 재사용하지 않고 전량 폐기처분한다. 재활용 과정에서 사고 발생이 잦고, 개인 재활용을 막기 위한 조처다. 사격장 전방엔 거대한 시멘트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납탄을 사용하는 데 따른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다. 총알이 시멘트벽에 부딪혀 떨어지면 한데 모아 수시로 수거작업을 벌인다고 한다.           
 
⊙ 트랩, 더블트랩, 스키트, 아메리칸 트랩 
달아나는 오리와 날아가는 비둘기를 상상하며
 클레이사격 경기는 트랩과 더블트랩, 스키트로 나뉜다. 트랩은 15m 전방 땅속 방출기에서 솟아오르는 접시를 쏘아 맞히는 경기다. 전방 45도 각도 안에서 예측불허의 방향으로 매우 빠른 속도(시속 80~90㎞)로 접시가 튀어나오므로 정신집중이 특히 필요한 종목이다. 약 70m를 날아가는 동안 한발로 맞히지 못하면 재사격을 할 수 있다. 더블트랩은 전방에서 약간 느린 속도로 떠오르는 두 개의 접시를 맞히는 경기.
 
스키트는 사대 양쪽에 설치된 지상의 시설(하우스)에서 튀어나와 가로질러 날아가는 접시를, 8개 포지션을 이동하면서 쏘아 맞힌다. 트랩은 겨냥하고 있다가 쏘지만, 스키트는 개머리판을 허리에 내리고 있다가 접시를 본 뒤 총을 겨눠 맞혀야 하므로 특히 순발력이 필요한 종목이다.
 
경기도종합사격장 최현주 안전관리팀장은 “트랩은 날아올라 전방으로 달아나는 오리를, 스키트는 좌우에서 날아가는 비둘기를 잡는 사냥을 상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메리칸 트랩은 미국에서 개발된 초보자용 클레이사격이다. 접시를 좌우로 띄우지 않고, 정면(0도) 방향으로 고정시켜 느리게(시속 40㎞) 날린다. 최 팀장은 “날 잡아잡수 하고 일정한 방향으로 천천히 날아가는 오리 격이지만, 초보자들로선 이걸 맞히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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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보자, 아마추어대회 
요즘엔 20~40대가 동호회 주축
아메리칸 트랩(A사대)에서 충분히 기량을 닦은 뒤 트랩이나 스키트 중 자신의 취향에 맞는 종목을 골라 집중 연습하면 각종 대회를 통해 선수로 진출할 수도 있다.
 
인터넷 클레이사격 동호회나 지역별로 있는 전국생활체육사격연합회 등에 가입하면 동호인들과 정보를 얻으며 함께 활동할 수 있다. 단체로 사격장을 이용하면 할인 혜택도 따른다. 클레이사격이 호화 취미로 인식되던 예전엔 40~50대 동호인들이 많았으나, 대중화하면서 요즘엔 20~40대가 동호회의 주축을 이룬다.
 
인터넷동호회 프리헌터 운영자 ‘히든’(41)은 “최근엔 20대 초반의 남녀 회원 가입이 느는 추세”라며 “번개 때는 10라운드(1라운드 25발) 이상을 돌 정도로 사격에 푹 빠진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흔히 사격 수준에 따라 B급에서부터 AAA급까지 등급을 매긴다. B급은 초보자, A급은 25발 중 15~20발을 맞히는 수준, AA급은 20발 이상 수준으로 아마추어 최상위 등급이다. AAA급은 전·현직 국가대표급 수준으로, 25발 중 평균 24~25발 적중을 유지하는 등급이다.
 
2008년 일본 나리타대회 스키트 부문에서 개인전 3위에 올랐다는, 클레이사격 동호회 화랑클럽 회원 최무송(60)씨가 말했다.
 
“웬만큼 집중력·민첩성을 갖춘 분이라면 집중훈련을 통해 아마추어대회 입상을 노려볼 수 있어요. 개인총기를 허가받아 구입한다면, 해마다 돌아가며 개방되는 수렵 허가지역에서 야생조류 포획도 가능하고요.”
 
해마다 전국생활체육사격연합회 주최의 아마추어사격대회가 10차례가량 열린다. 오는 3월27~28일 경기도종합사격장에선 16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올해 첫 대회인 서울시사격연합회장배대회가 벌어진다. 클레이사격은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관람하며 사격 상식도 배울 수 있는 자리다. 대회 중에도 일반인용 아메리칸 트랩 이용이 가능하다.
 
권총으로 쏠래, 소총으로 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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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사격장들 중엔 클레이사격장과 함께 실내에 공기총 사격장, 화약 권총사격장을 함께 운영하는 곳이 많다. 소총·권총으로 나뉘는 실내 공기총 사격은 비용도 싼 편이어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 공기총 사격 ㅣ 화약을 쓰지 않고 공기압 또는 이산화탄소의 압력을 이용해 납탄환을 쏜다. 따라서 화약총에 비해 반동이 적고 총신 구경도 작아 중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사격을 즐길 수 있다.
 
공기총 사격은 소총과 권총으로 나뉘는데, 대부분의 종합사격장이 10m 거리의 표적지를 쏘아 맞히는 실내 공기총 사격장을 갖추고 있다. 권총은 한손으로, 소총은 견착해 서서쏴 자세로 작은 동심원 표적지를 향해 사격을 한다.
 
본디 경기방식은 여자는 1시간15분 동안 40발, 남자는 1시간45분 동안 60발을 쏘아 등위를 결정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사격장에서 10발에 2000~4000원 정도에서 납탄 사격을 체험할 수 있다.
 
Untitled-1 copy 16.jpg⊙ 화약 권총 사격 ㅣ 22구경에서 45구경에 이르는 다양한 권총으로 쏘는 실탄 사격이다. 안전시설을 갖춘 실내에서 전문 코치의 안내에 따라 전방에 설치된 지름 50㎝의 동심원을 향해 사격을 하게 된다. 22구경이란 총구 지름이 0.22인치(5.5㎜)인 총을 가리킨다. 45구경은 0.45인치(11.4㎜)다. 한번에 장전할 수 있는 탄알은 6~10발로 다양하다.
 
사격장에서 일반인들은 보통 10발에 2만원 안팎의 비용으로 권총 실탄 사격을 해볼 수 있다. 공기권총과 달리 격발 시 반동이 있으므로 두 손으로 총을 잡고 사격을 한다. 표적거리는 5, 15, 25m로 조정이 가능하다.
 
경기도종합사격장 일반인 사격장의 김미화씨는 “권총 사격장엔 일반인뿐 아니라 군경 관계자들도 찾아와 연습을 한다”며 “인근 미군부대 군인들이 단체로 와서 사격을 즐기고 가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화성=글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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