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 레저 강호들, 춘천에서 승부 가르다 길따라 삶따라

수상스키부터 인공암벽등반·댄스스포츠·패러글라이딩까지
세계 정상급 선수들 만나는 ‘춘천 월드레저경기대회’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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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내’ 춘천, 북한강·소양강·공지천이 만나 이룬 의암호 너른 호수를 낀 도시다. 수도권에 접한데다 경관 좋고 볼거리 많아 수도권 주민들의 여행지로 각광 받아온 곳이다. 서울서 자란 시민치고 경춘선 통일호에 몸 싣고 봄나들이, 가을 산행 한번 안 해본 이 드물 터다. 최근 고속도로가 뚫린 데 이어 올해 말엔 전철까지 개통될 예정이어서, 1시간대면 닿는 당일 여행지로 성큼 다가섰다. 강바람, 산바람 한결 선선해지고 하늘은 높아 가는 가을 문턱에, 대규모 국제레저경기대회가 춘천 호반에서 펼쳐져 관심을 끈다. 8월28일~9월5일 춘천 의암호변 송암스포츠타운에서 2010 춘천월드레저경기대회가 벌어진다.
 
‘여가 분야’의 세계적 학술대회인 제11회 월드레저총회와 함께 진행되는 국내 첫 대규모 국제레저경기대회다. 일정 수준에 이른 레포츠 동호인들에겐 세계 강호들과 안방에서 실력을 겨룰 수 있는 기회이고, 일반인들로선 각 종목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의 화려한 기량을 직접 보고 즐길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다. 무엇보다 대회기간 내내 모든 경기 관람이 무료이고, 대부분의 체험행사도 무료로 진행된다는 점이 매력이다. 볼거리 많은 호반도시 춘천으로 레저 경기 관람을 포함한 여행 일정을 짜볼 만한 이유다. 이번 기회에 갖가지 레저스포츠를 공짜로 보고 즐긴 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종목 하나 건져 오시길.
 
 
세계 최정상급 스타 선수들 한자리에
 
아흐레 동안 진행되는 이 대회에서 9종목의 국제경기와 6종목의 국내경기 그리고 각종 묘기 쇼, 주요 종목 일반인 체험행사들이 펼쳐진다. 땅·하늘·물에서 이뤄지는 핵심 레저스포츠 종목들로 구성됐다. 관심거리는 각국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경기다. 수상스키·웨이크보드·인라인슬라럼·액션스포츠 B3(스케이드보드·블레이드·BMX), 댄스스포츠·인공암벽·인라인마라톤·패러글라이딩·당구 등 9종목이다. 세계 64개국에서 종목별 최상위권 12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우승을 노린다.
 
참가 선수들의 기량은 종목별로 세계 최정상급이다. 현재 종목별 랭킹 1위에 올라 있거나, 각 대회 우승을 휩쓴 화려한 기량 보유자들이 대거 참가해 관심을 끈다. 인공암벽등반의 경우 남녀 세계 1~3위, 인라인마라톤은 남녀 1~2위 선수가 모두 참가한다. 나머지 종목도 대부분 세계 1~5위 선수를 주축으로 10위권 안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수상스키의 경우 참가자격 자체가 남자 세계 12위 이내, 여자는 8위 이내로 제한돼 있기도 하다.
 
 
눈에 띄는 종목, 주목해야 할 선수는?
 
각 종목의 화려한 기술을 감상하려면 역시 스타 플레이어에 주목해야 한다. 인공암벽등반(스포츠클라이밍)의 남자부 세계 1위 아담 온드라(체코), 수상스키의 남자부 세계 1위 프레디 크루거(미국), 인라인 슬라럼의 강자 클로에 세이레스(프랑스)와 세계 2위 크리메티프 이고르(러시아) 등이 저마다 현란한 기술을 선보일 전망이다.
 
특히 암벽등반엔 인공·자연암장을 가리지 않는 전천후 ‘인간 거미’들이 대거 참가해 흥미롭다. 15~18m의 난도 높은 암벽을 제한 시간 안에 높이 오르는 ‘리드’와, 15m 암벽을 오르는 속도를 겨루는 ‘스피드’로 나눠 열린다. 지켜봐야 할 선수는 체코의 ‘암벽등반 천재’ 아담 온드라(17)다. 어린 나이에 이미 유럽의 최고 험난한 루트들을 완등하며 성인들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선수다. 액션스포츠 B3 중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트’ 종목에선 야스토코 에이토, 야스토코 다케시 형제(일본)의 활약이 최대 관심사다. 스케이트보드 선수로는, 자신의 이름을 딴 스포츠게임까지 출시되고 있는 ‘스케이트보드계의 전설’ 토니 호크(미국)와 호주의 렌턴 밀러(지난해 세계 1위)가 묘기를 선보이게 된다.
 
국내 선수들도 쟁쟁하다. 인공암벽등반 여자부에서 아시아 최고로 꼽히는 김자인(22)은 지난해 체코 브르노대회 리드(난이도) 1위, 올 7월 이탈리아 아르노 록 마스터대회 리드 1위를 차지한 강호. 내심 이번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김자인은 두 오빠(김자하·김자비)와 ‘3남매 클라이머’로 유명하다. 두 동생의 매니저이자, 이번 대회 남자 리드 부문에 출전하는 김자하(26) 선수는 “자인이는 지난 7월 이탈리아 대회 우승으로 컨디션과 자신감이 최고”라며 “이번 대회 우승을 목표로 맹훈련중”이라고 전했다. 인라인슬라럼의 세계랭킹 3위 김성진과 8위 유진성도 우승을 넘보는 국내 스타플레이어들이다. 인라인롤러의 남유종, 웨이크보드의 박성준도 지켜봐야 할 최고 수준의 선수들. B3의 BMX(바이시클 모터 크로스) 부문엔 국내 유일의 프리스타일 여성 라이더인 박민이(19)가 출전한다. 이번 대회엔 여자부 경기가 없는 탓에 부득이 남자부에 끼어 순위를 다투게 된다.
 
국내대회도 흥미롭다. 전국 180여개 팀 15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족구경기를 비롯해 ‘당구 얼짱’ 차유람이 참가하는 포켓볼, 국내 최고 비보이 팀으로 꼽히는 익스트림 크루와 티지 브레이커즈 등 12개 팀이 겨루는 비보이 종목의 화려한 기술을 지켜볼 만하다. 국내대회 종목엔 모두 1만30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기량을 다툰다.
 
 
놓치기 아까운 묘기 쇼와 체험행사들
 
이번 대회에선 정식 경기 말고도 각 종목 기술의 진수만을 선보이는 묘기 쇼도 곁들여진다. 국내에서 만나보기 어려운 화려한 기술들을 직접 보고 즐길 수 있는 기회다. 대표적인 볼거리가 미국의 수상스키 전문 엔터테인먼트 그룹 ‘스타 오브 플로리다 수상스키단’의 다채로운 수상스키 묘기다. 8월28일(토·15시)과 31일(화)~9월3일(금·이상 11시·14시·17시 각 3회) 의암호 수상경기장에서 회전·점프·피라미드 등 눈부신 묘기를 선보인다.
 
8월31일과 9월1일(13시30분·16시30분 각 2회) 대룡산 활공장에서 벌어지는 패러글라이딩의 곡예비행인 에어로배틱 쇼도 볼거리. 프랑스·독일의 수준급 에어로배틱 전문 선수들이 나서서 트위스트, 540도 회전 등 아찔한 고난도 기술을 펼친다. 국내 에어로배틱 개척자로 불리는 함영민씨도 참가한다. 익스트림파크에서 벌어지는 액션스포츠 B3 선수들의 시범공연 데몬쇼(9월3~5일 11시·14시)에서도 짜릿한 묘기들을 만날 수 있다.
 
갈아입을 옷을 준비해 간다면, 일부 수상종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송암스포츠타운 수상경기장(의암호)에서 전문강사의 지도로 케이블 스키(연습용 수상스키, 31일~9월4일 12시·15시·18시)와 바나나보트·땅콩보트·플라잉피시·워터바이크(이상 31일~9월3일 12~15시, 4일 10~18시, 5일 15~18시) 등을 즐길 수 있다. 샤워시설도 갖췄다.
 
이 모든 경기와 묘기 쇼 관람, 그리고 체험행사 참가가 다 무료다. 대회 기간 중 춘천 중앙로와 남춘천역에서 송암스포츠타운으로 가는 임시버스를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 운행한다. 대회 관련 상세 일정은 대회 누리집(worldleisure2010.org) 참조.
 
 
춘천/글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춘천 월드레저경기장 또다른 무료 행사 정보>
 
⊙ 춘천 닭갈비·막국수축제(8월28일~9월5일·송암스포츠타운)
 -닭갈비·막국수 시식회(매일 오후 4시·100인분 준비)
 -유명 셰프 초청 세계요리 시연회(9월2~5일)
 -붕어섬 메밀꽃밭 투어(28일~9월5일, 하루 5차례씩·배삯 6천원)

⊙ 상설 이벤트존 가족 체험행사(송암스포츠타운 네거리)
 -초중등생 글짓기대회(28일~9월5일)
 -유아·초등생 그림그리기대회(28일~9월4일)
 -종이접기·다례·전통문화체험(28일, 31일~9월2일)
 -레저벼룩시장(9월3~5일)

⊙ 로프 코스 대모험(28일~9월5일·B3 경기장 옆)
⊙ 미니 플로어볼 페스티벌(인도어 하키 경기, 9월4~5일 상설이벤트존 위 특설경기장)
⊙ 자전거 페스티벌과 이색 자전거 체험(29일 특설경기장)
⊙ ‘페스티벌 인 춘천’ 음악·무용 공연(9월2~5일 저녁 8시·중도선착장 수변공원 및 어린이회관)
⊙ 춘천월드레저경기대회 본부 (033)250-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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