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의 보석에서 즐기는 귀족 허니문 길따라 삶따라

수상레포츠.스파 등 즐길거리 풍부한
참 아름다운 신혼여행지 몰디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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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고 투명한 바다, 야자나무 그늘 드리운 흰 모래밭, 찰싹이는 파도와 작열하는 태양, 그리고 바다 쪽 객실에서의 둘만의 휴식. 결혼을 앞둔 많은 짝들이 꿈꾸는 해외 신혼여행지의 밑그림이다.
 
국외 신혼여행지 선택도 동남아·태평양 주변에서 전세계 바닷가 휴양지 등으로 지평을 넓힌 지 오래다.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도 그 대상 중 하나. 최근 들어 한국 신혼부부들의 발길이 잦아진 곳이다.
 
몰디브는 인도에서 남서쪽으로 500㎞, 인도양 적도상에 남북으로 길게 분포한 군도의 나라다. 1190여개에 이르는 작은 산호섬들로 이뤄졌다. 작은 섬들이 모여 ‘인도양의 은반지’라고도 불리는 산호초를 이루고, 이들이 다시 둥글게 모여 이룬 26개의 거대한 환초군도(아톨)들이 남북으로 약 800㎞, 폭 128㎞에 걸쳐 늘어서 있다. 유인도는 200여개.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면 사진에서 보았던, 연초록 바다를 두른 눈부신 ‘은반지’들이 끝 모르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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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하나에 리조트 하나…100여곳 운영중

 
모래섬들의 해발 평균 고도는 2m. 이 중 80%가 해발 1m 이하의 거의 수면 높이에 근접한 모래밭이다. 수면 위로 겨우 모습을 드러낸 수많은 모래밭들이 있지만, 이런 것은 섬으로 치지 않는다. “나무가 한 그루라도 있어야” 섬 대접을 받는다.
 
야자나무 무성하게 우거진 산호섬들엔 이름난 휴양리조트들이 들어서 있다. 섬 하나가 한 개의 리조트다. 여행객들은 각 리조트 단위로 예약을 한다. 섬마다 리조트 특성과 서비스가 다양하다. 그래서 “몰디브 여행”이라는 말보다는, “몰디브의 ○○리조트(또는 섬) 여행”이라는 표현이 더 통용된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모래섬들은 짙푸른 물살에 곧 쓸릴 듯 위태롭다. 그러나 인도양의 거센 파도는 모래섬을 에워싸고 있는 산호초에 막혀 약화되므로 큰 물결에 직접 노출되지는 않는다. 2004년 인도네시아 지진해일 때 희생자 수가 이웃 스리랑카(4만여명)에 비해 적었던 것(80여명)도 산호초가 완충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지금은 당시 피해를 봤던 일부 섬들을 포함해 100곳의 섬에서 휴양리조트가 운영중이다.
 
몰디브의 수도 말레 공항 옆 선착장에서 스피드 보트로 15분 거리. 말레 북동쪽의 푸라나푸시 섬의 ‘셰러턴 풀문 리조트’(Sheraton Full Moon Resort & Spa)도 섬 전체가 하나의 리조트다. 길이 800m, 최대폭 300m의 작은 모래섬이지만, 마사지·스파시설부터 어린이 놀이방까지 신혼부부나 가족 휴양객을 위한 거의 모든 것을 갖췄다.
 
야자나무숲 사이로 산호모래 산책로가 이어지고, 길옆으로 야자나무잎 지붕을 인 독채 빌라들이 늘어서 있다. 섬 한쪽 물가엔 나무다리로 연결된 수상 방갈로들이 쪽빛 바다를 배경으로 깔려 있다.
 
신혼부부들이 객실 예약 때 챙기는 것 중 하나가 바닷가 쪽 방인지 여부. 이곳엔 거리 차이가 있을 뿐 전 객실이 바다 곁에 배치돼 있다. 바다와 멀다고 해야 고작 10여m 정도다. 2008년 기존의 풀문 리조트를 셰러턴에서 인수해 대대적인 재단장을 거쳐 문을 연 리조트다.
 새소리·꽃향기 자욱한 야자나무 그늘도, 투명한 물살 간지러운 산호모래밭도, 신랑과 신부에게는 특급 모델이다. 어느 장소, 어느 배경으로 포즈를 취해도 그림 같은 사진 한 컷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신혼부부들은 스노클링· 카누·수상스키 등 연안에서의 수상레포츠를 즐기거나, 보트를 타고 먼바다로 나가 떼지어 솟구치는 돌고래들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낸다.
 
꿈결처럼 저녁이 오면 아시아·유럽 각국에서 온 여러 짝들과 바닷가 야외 카페에 앉아 맥주·와인·칵테일을 마신다. 온 하늘과 바다를 덮어오는 노을에 와인잔을 든 짝들의 눈빛도 마음도 주홍빛으로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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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갈로 유리바닥 아래선 가오리.꽁치가 춤을

 
강렬한 햇볕에 시달린 피부와 레포츠로 쌓인 피로는 ‘샤인 스파’에서 해결한다. 피부와 근육, 스트레스를 다스려주는, 인도·중국·타이의 귀족들이 받던 전통 마사지를 경험할 수 있다.
 
바닷가여도 갈매기는 보기 힘들다. 대신 천막 같은 날개를 펄럭이는 큼직한 박쥐가 가끔 옥빛 바다에 그림자를 드리워 눈길을 끈다.
 
말레의 남서쪽, 수상비행기로 20분 거리에 있는 페스두 섬은 한 차원 높은 고급 휴양섬. W호텔이 2007년 처음 선보인 휴양형 호텔 ‘더블유 리트리트 앤 스파’(W Retreat & Spa)다. 가로·세로 폭이 300m인 하트 모양의 작은 섬에 편안한 휴식과 사랑을 북돋우기 위한 모든 것이 준비돼 있다.
 
고품격 비치 빌라, 수상 방갈로 등 78개의 고급 독채 빌라가 돋보인다. 빌라마다 갖춰진 거품마사지를 즐길 수 있는 풀, 그늘막, 야외 베드, 선탠용 의자들이 모두 ‘단 한번의 특별한 여행’을 꿈꾸는 신혼부부들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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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방갈로는 길이 500m에 이르는 나뭇가지 모습의 나무다리로 연결돼 연초록빛 바다 위에 떠 있다. 거실 바닥 일부는 강화유리로 만들어져, 옥빛 물결 사이를 헤엄치는 학꽁치·오징어·가오리들이 유영하는 모습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수상 방갈로의 나무다리나 야자나무숲길 곳곳에 무료로 캔커피·콜라·주스 등 청량음료를 꺼내 마시거나, 부순 얼음을 받아 갈 수 있는 시설이 돼 있다.
 
섬 둘레를 돌며 환상적인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섬 둘레 전체가 천혜의 스노클링 포인트다. 느릿느릿 바닷속 풍경을 감상하며 섬을 한바퀴 도는 데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생김새·빛깔·표정과 하는 짓이 모두 귀엽고 예쁘고 앙징맞은 각양각색 열대어들과 거대한 해삼 등 낯선 해양생물들, 그리고 오만가지 산호 무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수심 1~2m의 연안과 짙푸른 심해로 뚝 떨어지는 수중 절벽 사이를 따라 오리발을 놀리다 보면, 놀라운 대자연의 색채 향연에 탄성이 절로 튀어나온다. 손잡고 헤엄치는 연인·신혼부부들은 종아리가 빨갛게 타도록, 옥빛 물속에서 함께 숨쉬며 웃고 놀라고 속삭이며 사랑을 확인한다.
 
몰디브는 위기의 섬.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해수면이 점차 높아지면서 수십년 뒤엔 물에 잠겨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모하메드 나시드 몰디브 대통령이 잠수장비를 갖추고 수심 6m 바닷속으로 들어가 ‘수중 국무회의’를 연 것도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수상비행기로 리조트를 오가는 도중, 창밖으로 눈부시게 깔린 환초군도를 찬찬히 살펴볼 일이다. 섬도 숲도 옥빛 바닷물도 오래 보전해야 할 지구의 아름다운 자산임을 느낄 수 있으니.
  
몰디브/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몰디브 여행쪽지>
 
직항편은 다시 9월부터
  
⊙ 몰디브공화국은 1965년 영국에서 독립한 인도양 적도상의 섬나라. 인구 38만명, 30%가 수도 말레에 산다. 한국과의 시차는 4시간, 사철 덥고 6~9월이 우기다. 사용 화폐는 루피아지만, 미국달러가 통용된다. 1달러=12루피아. 전기는 220볼트를 쓰지만 코드 연결 방식이 달라 연결 플러그를 준비해야 한다.
 
⊙ 대한항공은 지난 4월~6월 초 몰디브 전문 여행사 룸얼랏코리아를 통해 인천~몰디브 말레 직항편을 운항한 데 이어, 9월26일~12월17일 다시 주 4회 직항편을 띄울 예정이다. 직항 9시간 소요. 싱가포르 경유 땐 15시간 걸림.
 
‘셰러턴 풀 문 리조트 앤 스파’와 ‘W 리트리트 앤 스파’는 대형 풀과 체력단련장, 고품격 마사지 스파, 24시간 무료 인터넷 사용공간인 ‘링크’를 갖췄다. 빌라마다 노트북 사용자를 위한 랜선이 설치돼 있다. 두 리조트에선 전세계 셰러턴 계열 호텔·리조트에서 받을 수 있는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객실 가격은 셰러턴이 270달러부터, W 리트리트는 760달러부터. W 리트리트는 수상 방갈로 등 안전상 이유로 12살 미만 어린이는 투숙을 허용하지 않는다. W 리트리트는 올해 안에 중국 광저우, 타이 코사무이, 인도네시아 발리 등에도 문을 연다. 문의 ‘룸얼랏코리아’ (02)776-7777.
이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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