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타고 겨울왕국으로···정차역마다 문학·힐링 명소들 길과 풍경

‘경강선 KTX’ 22일 개통···가볼만한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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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원성당. 횡성군청 제공

서울역~강릉역을 1시간50분대에 잇는 경강선 고속철도가 22일부터 운행된다. 운전대를 잡지 않고도 편하게, 수도권에서 당일치기 동해바다 여행이 가능해졌다. 서울역~강릉역 운임이 2만7600원이니, 왕복 손수운전에 드는 기름값에 비해 부담도 크지 않다.

코레일 쪽은 신설된 역 주변 관광객을 위해, 시간제 차량 대여 서비스(KTX-딜카)를 마련했다. 승차권 구입 때 스마트폰 앱 ‘코레일 톡’으로 카셰어링을 예약하면 역 주차장 픽업존에서 차를 이용할 수 있다. 소형차부터 승합차까지 이용 가능하다. 횡성·평창·진부·강릉 4개 역이 대상이다. 강릉역의 경우 역 안에 ‘렌터카 하우스’를 운영한다. 역 주차장에 렌터카가 준비돼, 대기 시간 없이 차량 이용이 가능하다.

겨울올림픽 기간에는 평창동계올림픽추진위원회 쪽이 역에서 경기장으로 가는 무료 왕복버스를 운행한다. 개회식 전날부터 폐회식 다음날까지, 매일 첫 경기 3시간 전부터 마지막 경기 종료 2시간 뒤까지 운행할 예정이다.

강원도 지역에 신설된 6개 역 주변에는 겨울올림픽 경기가 아니더라도 가볼 만한 여행지들이 많다. 원주 만종역, 횡성역, 횡성 둔내역, 평창역, 평창 진부역, 강릉역 등 6개 역 주변의 여행지들을 알아본다.


원주시내에 박경리 문학의 향기, 만종역


만종역에서 원주 시내까지 차로 10여분 거리다. 단구동에 박경리문학공원이 있다. 박경리 선생의 옛집이 택지개발지구로 편입돼 사라질 위기에서, 문화인들의 건의로 주변을 공원으로 만든 곳이다. 옛집과 정원, 집필실, 작가가 손수 가꾸던 텃밭, 나무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주변에는 <토지> 배경의 테마공원으로 꾸몄다. 일산동의 강원감영공원에도 볼거리가 많다. 조선시대 강원도 관찰사가 정무를 보던 곳이다. 감영의 청사 건물인 선화당, 선화당으로 드는 문루인 포정루 등이 남아 있다. 전통 한지 제조 과정을 알아볼 수 있는 한지테마파크도 역에서 가깝다. 근사한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싶다면, 행구동의 카페촌으로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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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넘는 건축물 손짓하는 횡성역


횡성은 한우로 이름난 고장. 읍내 곳곳에 한우고기 음식점이 있지만, 우천면 우항리로 가면 한우고기 식당들이 모인 우천한우타운을 만난다. 영동고속도로 새말나들목 주변이다. 서원면 유현리에는 오래된 성당 건물이 있어 가볼 만하다. 1907년 지어진 풍수원성당이다.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직접 벽돌을 굽고 나무를 잘라 지은 건물이다. 드라마 <러브레터>가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횡성읍내의 횡성전통시장(1, 6일장), 우천면 정금리의 정금민속관도 있다.


치유의 숲이 반기는 둔내역


스키리조트 웰리힐리파크(옛 현대성우) 들머리다. 사철 아름다운 청태산휴양림과 숲체원을 찾아갈 만하다. 숲체원은 치유의 숲이자 산림 교육 공간이다. 산 정상까지 완만한 나무데크 보행로를 설치해 몸이 불편한 이들도 편하게 숲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남쪽 안흥면에는 안흥찐빵마을이 있다. 작은 면소재지 마을의 도로변에 ‘원조집’ ‘할매집’을 내세운 찐빵집들이 즐비하다.


평창역, 막국수 먹고 이효석 마을로


평창은 남북으로 길게 놓인 고장인데, 평창역은 평창읍내보다 이효석 마을로 알려진 봉평면이 더 가깝다. 봉평에 이효석문학관이 있는 이효석문화마을, 허브농원이 있는 흥정계곡, 폐교를 예술관으로 꾸민 무이예술촌 등이 있다. 봉평시장이 있는 봉평면소재지엔 막국수를 내는 식당이 모여 있다. 424번 지방도 따라 금당계곡 드라이브도 즐겨볼 만하다.


아름다운 절은 힐링의 명소, 진부역


진부역은 용평리조트가 있는 대관령면으로 가는 길목이다. 진부면 오대천변에서는 12월22일부터 2018년 2월25일까지 평창송어축제가 열린다. 얼음낚시 체험, 송어 맨손잡기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오대산 자락과 대관령 일대에 볼거리가 널려 있다. 전나무숲길 등이 아름다운 월정사와 상원사는 필수 코스다. 톡 쏘는 물맛이 자랑인 방아다리약수와 신약수도 맛보자. 명태가 내걸려 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황태덕장이 깔린 횡계리를 지나 옛 대관령휴게소로 가면 양들에게 건초주기 체험을 하며 눈길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양떼목장 들머리가 나온다. 차항리 ‘눈꽃마을’에선 전통스키타기, 썰매타기 등 겨울놀이가 벌어진다.


강릉역, 신사임당과 율곡의 고향


강릉시내 주변엔 보고 즐길 거리가 많다. 용강동에 조선시대 강릉대도호부 관아가 남아 있다. 객사인 임영관과 문루가 아름답다. 경포대로 가는 길목에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가 태어난 오죽헌, 율곡기념관이 있고, 그 옆으로 조선말의 사대부 저택인 선교장이 있다. 경포호와 해변을 둘러본 뒤엔 허난설헌·허균 생가터를 찾아가면 된다. 그 옆에 초당동 순두부마을도 있다. 안목항의 커피거리도 둘러보자. 젊은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바닷가 카페 거리다. 여유가 있다면 정동진역에서 삼척역까지 오가는 바다열차도 타볼 만하다.


글·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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