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목숨 걸고 화성여행 신청한 20만명 우주항공

feogoo201304281514550.jpg » 마스원이 구상하는 화성인 거주시설 상상도. 각각의 돔 안에 4명씩 거주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MAR-ONE.COM  

미지의 세계를 향한 꿈이 자석이라면, 그 자석의 힘은 얼마나 강할까.
 네덜란드의 괴짜 사업가 바스 란스도르프(Bas Lansdorp)가 추진하고 있는 화성 이주계획 ‘마스 원(Mars One)’에 전 세계 140개국에서 20만여명의 지원자들이 몰려들었다.
 나라별로는 미국인이 약 24%로 가장 많고, 이어 인도인 10%, 중국인 6%, 브라질인 5% , 영국 캐나다 러시아 멕시코 각 4%, 필리핀 스페인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각 2%, 호주 프랑스 터키 칠레 우크라이나 페루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각 1% 순이라고 마스원 쪽은 밝혔다. 한국인도 있는지, 있다면 명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원자 접수는 4월 하순에 시작해  8월말 끝났는데, 총 신청자 수는 20만2586명이었다. 신청자 중에는 1999년 소립자 물리학의 통일이론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헤라르뒤스 엇호프트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번 계획이 실제로 성사돼 화성으로 가게 되면 다시는 지구로 돌아올 수 없음에도, 그걸 무릅쓰고 화성 이주를 신청한 사람들이다. 마스원이 비용 절감을 위해 왕복이 아닌 편도행 화성 우주선을 쏘아 올릴 것이기 때문이다.
 마스원은 이로써 2011년 화성이주 계획을 발표한 지 2년만에 화성여행을 향한 가시적 행보를 시작한 셈이다. 마스원 선발위원회는 이들을 대상으로 앞으로 2년 동안 4단계에 걸친 선발 과정을 거쳐 4명으로 이뤄진 6~10개의 팀을 각각 구성할 예정이다.
 선발된 팀은 2015년부터 화성이주를 위한 훈련에 들어가며, 이들 가운데 첫 팀이 2023년 화성에 도착해 화성인으로서의 생활을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앞으로 몇달 동안 이어지는 1단계에선 지원자들의 온라인 신청서 작성과 이에 대한 선발위원회 검토가 이뤄진다. 신청서는 11개 언어로 작성할 수 있는데, 그중엔 한국어도 포함돼 있다.
 위원회는 연말께 제2단계 진출자를 발표한다. 내년 초부터 진행될 2단계에선 지원자들의 건강진단서 제출 및 개별 인터뷰가 진행된다. 2단계까지 통과한 지원자들은 각 지역별로 20~40명 단위로 그룹을 지어 텔레비전 방송이나 인터넷 등을 통한 공개 선발대회를 치른다. 이 대회의 우승자와 선발위가 지명한 후보들만이 마지막 4단계로 진출한다. 4단계에선 영어 소통 능력이 필수다. 마스원 쪽은 선발 대회를 전세계에 중계할 예정이며, 이들의 생존능력과 협동심 등을 테스트한 뒤 6개의 팀을 선발할 계획이다. 주최 쪽은 60억달러로 예상하는 프로젝트 자금을 이런 방식을 통해 모을 예정이다.

roadmap2022.jpg » 2022년에 처음 쏘아올려질 화성행 우주로켓 상상도. MARS-ONE.COM

 최종 선발된 24명은 8년 동안 화성 기지 건설에 필요한 기술을 교육받고 2022년 9월부터 2년 간격으로 4명씩 화성으로 떠날 예정이다. 첫팀의 착륙 시기는 2023년으로 잡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2030년에는 화성에 20명의 인류가 거주하게 된다. 마스원의 첫 프로젝트를 책임질 업체는 파라곤우주개발이다. 이들은 화성 생활이 가능하도록 우주생활 시스템을 만들 예정이다.
 마스원은 그동안 이뤄져온 민간 우주탐험 계획 중에서 가장 특이한 프로젝트다. 기술적 차원을 넘어서, 지구를 버릴 뜻을 가진 승무원을 선발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도발적이다. 20만명의 신청자들은 지금 화성 생활이라는 천상의 꿈을 꾸고 있을까, 아니면 정든 지구촌 친지들과의 생이별에 슬퍼할 준비를 하고 있을까. 당사자가 아니면 생각하기 어려운 특별한 고민이다.
 네덜란드 트웬테대학 기계공학석사 출신인 란스도로프는 2008년 풍력발전기업 암픽스 파워(Ampyx Power)를 설립한 뒤, 마스원 프로젝트를 위해 2011년 자신의 주식지분을 처분했다.
 마스원 프로젝트는 실제 성공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한다.
공상과학 작가로 이번에 참가 신청을 한 데이비드 브린 역시 마스원이 성공할 확률은 낮다고 언론인터뷰에서 말한다. 마스원 쪽도 실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일정이 2년 가량 늦어질 수도 이다고 미리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인간의 끊임없는 호기심은 제2, 제3의 란스도르프를 계속해서 만들어낼 것이라는 사실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1C7478144-120801-nasa-hubble-mars-2003-hmed-217p_blocks_desktop_large.jpg » 화성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이다. mars-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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