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하나하나가 의식을 지닌 생명체 배철진의 SEE-YOGA

배철진의 SEE-YOGA 교실 4/인간은 집단의식이다

 

인간은 의식을 가진 존재라고 한다. 의식을 가졌다는 것은, <외부의 자극이나 정보를 인식하고, 판단하며, 그 판단 주체의 의도나 경향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식에 대한 이 정의를 따른다면, 의식은 단지 인간만이 가진 것은 아니다. 동물과 식물은 물론이고, 단세포 생물이나 박테리아 그리고 생명체가 없다고 여기는 인공지능과 로봇까지 의식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인공지능은 그 판단 주체가 온전히 독립적이지 않지만, 이것은 시간이 곧 해결할 것이다.
 
 의식의 진화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인간 의식의 정점은 사고(思考)이다. 전통적으론 이 사고가 가능해야 의식을 가졌다고 판단한다. 그럼 사고란 무엇인가? 사고란 <입력되거나 시스템 자체가 생산한 이미지의 논리적 전개>이다. 즉, 생각한다는 것은 연속되는 이미지의 배열이다. 여기서 이미지는 오감의 모든 형태와 언어적, 추상적 형태까지 포함한다. 이미지가 단편적이고 간헐적인 땐 흔히 느낌, 연상 등의 이름을 붙이고, 이것이 보다 체계적이고 논리적 성격을 띠면 생각과 추리 등의 이름을 붙인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연속되는 이미지의 배열이란 점에선 동일하다. 사고(思考)는 이미지의 ‘배열게임’이다. 결코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리고 이 게임의 기본 단위는 단일 <이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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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정신의학자 스티븐 세부쉬(Steven Sevush)는 ‘의식의 단일-뉴런 이론: single-neuron theory of consciousness’을 제창하였다. 그에 의하면, 인간 의식은 뇌세포와 협력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각각의 단일-뉴런과 협력하는 것이라 주장한다. 이것은 인간이 뇌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온 몸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인간은 습관적으로 하나의 인간 개체가 하나의 의식 주체를 가진다고 여겨왔다. ‘단일-뉴런 이론’은 이것을 뒤집고 있다. 이에 의하면, 인간 의식은 수 조개의 개별 의식의 ‘집합’이다.
 
 ‘집단의식’은 고대와 동양 문화권에선 낯선 개념이 아니다. 많은 생각의 덩어리들이 한 인간을 지배한다. 이 덩어리들은 유사한 것끼리 연합을 하고, 이질적인 것들도 쉽게 한 인간 개체에 자리 잡는다. 모든 인간은 이 무질서의 연합 속에서 평생을 살아간다. 생각의 흐름이 수시로 바뀌고, 감정은 하늘과 땅을 오간다. 어제 주도권을 쥐었던 생각의 무리가 내일은 저 변방으로 밀려난다. 어느 한 집단이 통일을 이루지 못하는 춘추전국시대가 인간의 의식이다. 심히 불행한 경우는 이런 분열이 정신병리 현상으로까지 전개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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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禪)불교의 한 일화에선, 어느 점(點 point)에 점심(占心 to place the mind)할 것인지를 묻고 있다. 어느 것이 자신의 마음이라 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사려있는 사람은 ‘그런 자신’은 존재하지 않음을 금방 알아차린다. 생각은 있으나 생각의 주인은 없다. 한 인간의 의식이란 헤아리기 힘든 동등한 개체들의 연합 집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구조적으로 정치적 존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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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몸이, 손가락이, 발가락이, 머리카락이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는 충격적이고,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비록, 그 말단의 신체 기관들이 논리적 사고는 하지 못할지라도, 나름의 느낌과 판단과 반응을 하며, 그 정보를 개별적으로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것은 우리 몸에 대한 강력한 태도 변화를 요구한다. 인간은 의식과 신체의 연합체가 아니라, 세포 하나하나가 의식을 가진 생명체이다. 인간 의식은 생체와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이다. 인간은 의식과 생체라는 ‘온전한 통합체’의 ‘연합 집단’이다. 마음과 몸이라는 구분이 아닌, <생체-의식>이라는 통합된 개념 속에서 인간을 새롭게 고찰해야 할 것이다.

 

배철진(요가 명상가,<명상매뉴얼>,<집중과 물러남의 요가철학>저자,www.seeyog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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