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겸허한 단전호흡의 자세 임경택의 국선도

임경택의 국선도 교실 4/단전호흡의 기초자세

 

자세를 바로잡는 일이 심신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경험하는 일이다. 뭔가 중대한 말을 들으려 할 때는 자세를 고치게 된다. 등을 구부리고 밑만 보고 걷는 사람보다 가슴을 내밀고 등을 쭉 펴고 걷는 사람들 중에 더 건강하고 쾌활한 삶이 많은 것도 그 예이다.

몸의 자세와 마음과는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몸을 구부리면 마음은 억눌리고, 몸이 기울면 마음은 비뚤어진다. 자세가 풀리면 마음은 흩어지고, 몸이 무거우면 마음도 무겁다. 몸을 뒤로 젖히면 마음은 거만해진다.

이와 같이 몸의 자세와 마음은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래서 심신일여(心身一如)라고 한다. 억지로 자세를 바로하고 마음을 단정히 하려면 무척 힘이 든다. 바람 빠진 공이나 풍선에 공기를 주입하면 자연스럽게 원래의 모양으로 돌아와 제 기능을 발휘한다. 이와 같이 우리 몸도 기운이 빠져 몸과 마음을 유지하기 힘들 때 기운이 차오르면 심신이 정상적으로 복원된다.

구부리면 편하던 자세가 오히려 답답하게 느껴져 펴게 되며, 기대듯 기울이면 편하던 자세가 오히려 힘들게 느껴져 바로 세우게 된다. ‘자세를 바로잡는다는 것을 정신 단련과 건강 증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로 호흡이다. 이렇게 마음과 자세의 완전한 조화 속에서 단전호흡이 깊이 이루어진다.

고행.jpg

 

1) 누워서 호흡할 때

 

베개를 베지 말고 팔을 자연스럽게 벌리고 큰 대()자로 아주 편안한 자세와 마음으로 누워야 한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복식호흡을 하게 되는데 올바른 단전호흡을 위해 단전자리를 찾아야 한다. 배꼽을 중심으로 배꼽 윗부분에 한 손을, 배꼽 아랫부분에 다른 손을 대고 호흡을 해보자. 그러면 아래쪽으로 집중이 되고 부풀어오르는 것을 느끼고, 기운도 훨씬 더 단전 쪽으로 가게 한다.

누운 상태에서 마음속으로 꼬리뼈 뒤쪽에서 앞쪽을 보며 풍선이 부풀리듯이 아랫배를 부풀린다. 이때 힘을 은은하게 가해서 밀면 된다. 혹시 복근이 경직되거나 아랫배에 힘이 없는 경우는 진폭이 별로 없으므로 막대로 천을 밀어올리듯이 가볍게 해야 진폭이 커진다. 이것을 제대로 하면 허리에는 힘이 오지 않고 대퇴근 부분에 힘이 오게 되며 때로는 발까지 힘이 가는 것을 느낀다. 이때 뒷심이 생긴다.

혹시 배꼽 아래로 호흡의 진폭이 잘 느껴지지 않으면 배꼽 아랫부분에 백과 사전이나 돌을 얹어 놓고 연습해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때 주의할 것은 힘을 너무 가하면 복근에 통증이 오거나 어깨가 아픈데 이것은 아랫배를 부풀리지 않고 힘으로만 해서 그렇다. 따라서 은은하고 지긋하게 힘을 줘야 한다.

단전 1.jpg  

2) 서서 호흡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서 있는 자세다. 대개 서서 호흡을 한다고 하면 똑바로 서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똑바로 서면 상체에 힘이 오고 특히 배꼽 윗부분과 오목가슴 쪽에 힘이 많이 오게 되며 허리에도 힘이 오게 된다. 상체에 힘이 오면 마음이 힘이 오는 그 곳에 걸리어 단전까지 가라앉을 수 없다. 혹 가라앉았다고 해고 그것은 생각 속에서 이뤄진 관념적인 것일 뿐이다.

그러면 바르게 선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가? 우선 몸의 무게 중심을 앞발 쪽에 60~70%정도 주고 선다. 거울에 올라설 때처럼 가볍게 뒤꿈치를 들면 무게 중심이 앞발 쪽으로 가는데 이 때 앞발로 가는 무게를 느끼면서 뒤꿈치를 다시 바닥에 살짝 대면된다. 그리고 상체를 5도 정도 앞으로 약간 기울게 선다. 머리 위 정수리에서 추를 늘어뜨리면 용천 위쪽, 발등에 떨어지도록 해서 기울게 선다.

이것은 마치 막대기의 중심을 잘 잡아 세우는 것과 같다. 이 때 힘은 바닥에만 받게 되고 몸통은 조금도 힘을 느끼지 않게 된다. 어느 쪽으로든 약간의 힘만 느껴도 막대기는 그 방향으로 넘어질 것이다.

서는 자세도 마찬가지이다. 나무 꼭대기와 바닥의중심이 잘 잡히면 세게 되듯이, 몸의 어느 부위도 힘을 느끼지 않는 상태에서 몸이 가볍게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원래 이 자세는 우주 대자연에 대한 겸허한 마음, 감사한 마음, 우러러 받드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종교인에겐 자신이 믿는 대상에 대한 지극한 경외심으로 가득할 때 다소곳하게 서면 이러한 자세가 나온다. 그냥 서 있는다고 해서 모두 올바르게 서 있는 것은 아니다. 상체가 너무 많이 기울어도 가슴 부위에 힘이 가므로 주의를 하고, 무리가 가지 않을 때 마음이 가라앉을 수 있다는 것을 꼭 명심하자.

이렇게 선 자세가 누워 있는 것처럼 편안한 상태가 되었을 때 배꼽 위와 오목가슴에 힘이 가지 않는다. 물론 허리에도 힘이 가지 않는다. 그 상태에서 누울 때처럼 꼬리 뼈 약간 위와 치골뼈 윗부분의 두 점을 정해 진폭을 느끼며 호흡을 한다. 이때도 아랫배와 대퇴근 쪽에 힘이 느껴지도록 해야 한다.

단전 2.jpg 수정.jpg      단전 3 수정 수정 수정.jpg

3)앉아서 호흡할때

 

앉을 때는 원칙적으로 결가부좌를 해야 한다. 책상다리를 하면 허리가 휘게 되고 결가부좌를 하면 허리 펴기가 쉽다. 하지만 다리의 경직이 심하거나 부득이한 경우에는 반가부좌를 하거나 정좌를 해도 좋다. 이 자세 역시 섰을 때와 마찬가지로 허리를 편 채 약간 앞으로 숙여서 온몸의 힘을 최대한 뺀다. 이 때 척추를 막대기나 허수아비처럼 꼿꼿이 편 상태에서 상체를 앞으로 약간 기울인다. 이 자세가 가장 잘 나타난 것이 경주의 석굴암 불상이다. 다소곳이 앉아 앞으로 약간 기운 듯 만 듯한 자세이다.

그러면 상체에 힘이 실리지 않고 오목가슴에 힘이 가지 않으며 마음이 잘 가라앉게 된다. 상체에 힘이 남아 있으면 마음이 그곳에 걸리게 되어 있다. 그리고 정신이 흩어지거나 잡념이 들면 골반이 무너지고 척추가 휘어진다. 척추가 휘면 오목가슴에 힘이 맞히고 답답증이 생겨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다. 그래서 허리도 펴고 골반도 가능한 펴야 한다.

 

보통의 경우 단전호흡을 시킬 떼 누워서 3~5일 정도, 서서 3~5일 정도, 앉아서3~5일 정도 하게 된다. 처음부터 서거나 앉아서하면 호흡이 제대로 안 된다. 누우면 마음과 몸이 편안하게 이완되므로 우선 누워서 시작하는 것이다.

주의할 것은 편안하다고 계속 누워서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누운 상태에서 호흡이 익숙해지고 진폭을 느끼면 서서하고, 다음엔 앉아서하는 것이다.

앉아서도 호흡이 잘 되면 다양한 동작 상태에서 호흡을 하게 된다.

그 동작의 체계는국선도가 가장 잘 되어 있다. 인체와 대자연과 우주의 원리에 따라 선인들이 체계화한 산중 비법을 청산선사(비경선사)가 스승의 명을 받들어 세상에 공개한 것이다. 단전호흡은 자세, 마음, 호흡이 각각 따로가 아니다. 자세와 마음과 호흡이 서로 맞물려서 밀접한 관계 속에 있다.

 

글 임경택(국선도 연맹 법사)

  임경택법사님(7902)[1].jpg

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