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제철 재료로 조리된 메뉴를 선택하는 거다. 계절에 상관없이 만들어지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다. 밥을 예로 들자. 여름에는 봄에 수확한 보리가, 겨울에는 가을에 수확한 쌀이 제철 음식이다. 보리는 겨울 동안 음 에너지를 먹고 자란다. 양 에너지가 왕성한 여름엔 보리밥을 먹어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쌀은 여름에 자라 양 에너지를 간직한 더운 곡식이다. 그래서 겨울에는 쌀밥을 먹는다. 자연과 인간은 서로 그런 우주적 에너지의 균형을 맞추는 순리에 의해 살아가도록 예정되어 있다. 여름에는 보리밥에 싱싱한 잎채소 반찬을 많이 먹고, 겨울에는 쌀밥에 김치나 우거지, 시래기와 같이 가을에 수확하여 저장성을 높인 마른 잎채소로 만든 음식을 먹는다. 콩·팥·깨·기장·수수처럼 가을에 추수한 알곡류도 겨울철 제철 음식 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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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는 냉동 음식을 피하고, 최대한 살아 있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부패 방지를 위해 발명된 냉장고는 살아 있는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는 주범이다. 인류의 건강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냉장고가 발명되어 보급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위장병 발병률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의학적 연구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부패만 방지하면 언제든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은 단지 인간의 편의성만을 위주로 하는 편협한 관점이다.

 자연 상태의 생물은 부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각각 다르다. 또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부패하여 땅에 버려져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음양학으로 보면 ‘음양 에너지의 순환’, 환경생태학으로 보면 ‘생명의 순환’이라는 관점이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풀 한 포기, 물 한 모금에도 생기라고 하는 영적 에너지가 있다. 이 영적 에너지가 머무는 시간은 자연 상태에서 정해진 수명으로 한정된다. 수명을 다하면 에너지는 모습을 바꾸어버린다. 그것은 마치 인간이 죽으면 영혼이 몸을 떠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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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 살아있다는 것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동물, 인간과 식물 사이의 에너지 교류 현상이고, 이 말은 곧 영혼과 영혼 사이의 교류에 의해 우리의 삶이 존재적 가치를 부여받는다는 뜻이다. 아직도 전통적 생활방식을 고집하는 원시부족들은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에도 영혼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꼭 필요한 만큼만 채취하고, 먹기 전에 반드시 그들의 영혼에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이것은 우리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 신들도 함께 살고 있다는 믿음이 생활 습속으로 전해진 것이다. 도깨비가 말했다. “우리의 인생에는 신이 함께하는 순간이 있다”고. 

 

♣H6s 김인곤/수람기문 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