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저항을 줄이는 호흡을 오종천의 요가 교실

오종천의 요가교실/요가 호흡의 중요성 

 

지난 몇 차례에 거쳐 전신기혈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5(머리로 가는 목, 양 손목, 양 발목)에 대한 요가운동법을 살펴보았다. 이제 발목을 시작으로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순차적으로, 인체의 8대 관절에 요가6방법을 적용하여, 이른바 목적이 이끄는 수행에 들어가야 한다. 이번에는 그에 앞서 필요한 요가호흡법의 기초적인 내용을 정리한다

 

 요가자세수행과정에 내제된 호흡과의 일체성

 

이른바 요가의 8단계 중 4번째 단계인 호흡법(프라나야마)은 생명에너지를 뜻하는 호흡(프라나)와 확대를 뜻하는 법(아야마)가 합쳐진 것으로, 생명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증강키는 호흡법이라 할 수 있다. 요가자세(āsana)를 수련하는 과정에서 호흡은 이른바 일체성의 원리에 따라 서로 상응하여야 하는바, 요가자세를 수행하기위해서는 호흡법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요가는 마음작용을 없앰으로서 성취된다. 인간의 마음작용은 호흡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호흡이 잦고 거칠수록 그 마음은 사념에 지배당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가 요가호흡법을 수련하는 것은 일정 시간 내의 호흡 횟수를 현저히 줄이는 효과를 가져 온다. 그리하여 고요한 마음으로 정신을 집중하고 명상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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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호흡은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고르게 나누어 천천히, 부드럽고 깊게 이루어져야한다이는 호흡의 일반원칙이라 할 수 있다. 호흡법이란 이와 같은 호흡의 일반원칙에 일정한 규칙성과 제약을 부여(호흡+)한 것이다.

 

요가의 호흡에는 들어 마시는 들숨내쉬는 날숨 그리고 멈추는 지식(止息)이 있다. 지식에는 다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기 전에 멈추는 보유와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기 전에 멈추는 억제4단계로 이루어진 호흡 패턴에 기반을 둔다. 각각의 시간 비율을 변경하여 호흡의 속도를 늦추고 특히 보유시간을 연장하도록 체계화 되어있다. 예컨대, 날숨의 길이는 들숨의 길이의 2배로 하고, 멈추는 숨(지식)은 들숨의 4배로 하라고 하여 들숨 : 지식 : 날숨의 비율이 1:4:2가 되도록 규칙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 등이다.

 

요가자세를 수행할 때 호흡은 자세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날숨을 유지할 때는 지식을 푸는 과정에서는 들숨을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자세를 만들 때 날숨을 하는 것은 체내에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다. 예컨대, 모든 운동은 속도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공간 이동시에 체내 힘을 빼라고 주문하게 된다. 자세를 취할 때, 비록 공간 이동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몸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나마 움직임이 있게 되고, 특히 자세의 모양이 갖는 구조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자세를 깊게 이완하기 위해서는 체내 저항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체내저항을 줄이기에 좋은 호흡은 내쉬는 숨이다.

 

호흡은 실질적으로 아사나의 3단계과정 앞뒤로 한 단계씩 더 있게 된다. 자세를 만드는 과정에서 숨을 내쉬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들숨상태에 있어야 하고, 푸는 과정에서 들이마신 호흡은 호흡의 일반원리에 따라 내쉬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때의 들숨을 이용한 지식을 적절히 실행하여 날숨 후에 하는 지식과 균형을 맞춘다.

 

자세가 완성되는 것과 때를 같이하여 호흡을 완전히 내쉰 상태에서 멈추는 숨을 하고, 일정시간 자세를 유지한 체 깊게 이완한다. 자세가 완성되기도 전에 숨을 모두 내쉰 경우에는 자세를 되돌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편한호흡으로 하되, 숨을 내쉴 때마다 힘을 빼면서 자세를 깊게 이완한다. 자세가 완성된 후에도 숨이 아직 체내에 남아있는 경우, 호흡의 일반원리에 따라 남은 호흡을 마저 내쉬고 지식에 들어가 자세를 이완한다. 자세를 유지하는 동안에 지식을 하여야 하는 이유는 이미 모양을 만드는 과정에서 호흡을 다 내쉰 상태이기도 하려니와 이른바 일체성의 원리에 따른 의식작용과 관련이 깊다.

 

자세를 완성할 때까지는 모양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의 개입이 있었다. 그러나 자세가 완성된 후에는 의지적인 노력이 필요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포기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자세가 요구하는 특정한 부위에 자극이 선명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지의 개입이 있는 상태에서는 의지에 따른 작용과 반작용이 서로 얽혀있기 때문에 여기 저기 서로 다른 자극과 저항이 나타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의식을 한군데로 집중할 수 없고 따라서 자세가 요구하는 구조적 효과도 끌어낼 수 없게 된다.

 

자세를 푸는 과정은 숨을 들이마시면서 이루어진다. 자세를 유지하는 동안에 지식을 풀었거나, 편한호흡 상태여서 숨이 들어있는 경우에는 완전히 내쉰 후에 들이 마시면서 자세를 풀어준다. 자세를 풀면서 들이마신 호흡은 급하게 풀지 말고 호흡의 일반원칙에 따라 끝까지 컨트롤 해준다. 그 외 체내에 에너지를 축적하고 살을 찌우려면 들숨 후 지식, 에너지를 돌리고 살을 빼려면 날숨 후 지식에 중점을 두고 자신에게 맞게 시간과 횟수를 조절하여 균형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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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사항

 

원칙이 있으면 예외가 있듯이, 이러한 규칙성이 언제 어디서나 모두에게 똑 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란 점에 특히 유의하여야 한다. 예컨대, 숨이 짧거나 오래참기 힘든 사람이 무리하거나 욕심을 부려서는 안된다. 자세를 만들거나 유지하고 있는 동안에 숨이 차거나 참기 힘든 경우, 자세를 풀기 전까지, 자세를 되돌리지 않는 범위에서, 편하게 호흡을 하되 들이마신 숨을 내쉴 때 힘을 빼면서 조금씩 깊게 점진적으로 자세를 이완해간다. 어떤 경우에도 결코 무리해서는 안되며, 언제나 자신의 수준에 맞게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은 요가를 수련함에 있어 철칙으로 삼아야 한다.

 

꾸준히 규칙적으로 행하는 것이 요가의 자세를 익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발전이 느리거나 흉내조차 내기 어려워도 절대로 낙심할 필요가 없다. 결코 무리하게 따라하지 말며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고 단계적으로 임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근육이 이완되고 풀어져서 정확하고 완벽한 동작으로 발전되어 간다. 수련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앞에서 소개한 기본적인 준수사항 외에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주의사항도 지켜야 한다.

 

먼저 수련 장소는 조용하고 맑은 공기가 잘 통하며 너무 춥거나 덥지 않은 곳이 좋다. 수련시간으로 새벽이 가장 좋으며 다음은 해가 뜨고 질 때, 그리고 정오나 자정이 좋다. 요가를 할 때면 근육이나 신경 등이 안정되기 때문에 식후 또는 배가 부른 상태에서는 하게 되면 수련의 효과가 감소하고 때로는 몸에 이상이 올 수도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수련이란 규칙적인 반복을 의미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 한번의 무리한 수련에 효과를 기대하지 말고 매일 조금이라도 반복하는 것이 좋으며, 척추와 관절을 중심으로 전후, 좌우, 상하의 균형이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따라서 한 종류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이 과정에서 땀이 많이 나고, 몸이 떨리는 진동이 오고, 울고, 웃고, 노래하고, 춤추고, 기절하고, 사물을 투시하는 등의 이상현상들이 무의식중에 일어날 수가 있다. 이러한 현상은 생명에너지(prāṇa) 흐름의 변화에 의해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잠시 쉬면 없어진다. 때로는 몇 달 동안 지속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사람은 건강이 아주 나쁘거나 억압된 의식이 많은 사람이다. 그러나 이 모든 현상은 수련이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놀라거나 중단할 필요는 없다.

    

글  오종천(대한요가연맹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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