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수련,지금 여기서

사무실 책상에 앉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다 보면 어떨 땐 몸이 그저 머리를 받치고 있는 구조물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몸의 존재를 잊을 정도로 낮은 저항의 상태가 지속되면 신체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건강에도 좋을 리 없다. 아무리 비싼 오디오라도 낮은 볼륨에서는 제대로 된 소리를 낼 수 없듯이 우리 몸도 때때로 충분한 힘을 발산해주어야 맑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시간을 내어 넓은 공간에서 마음껏 몸을 움직여주면 좋으련만 사무공간에서는 그것이 쉽지가 않다. 남들이 보는 눈도 있고, 무리해서 움직였다가 옷이라도 뜯어졌다가는 낭패다. 그래서 오늘은 제한된 공간에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몸을 일깨울 수 있는 ‘짬짬이 체조’를 소개하려 한다. 

107.jpg


 기본 구상은 다음과 같다. 먼저 몸을 두드려서 잠자고 있던 신체를 각성시킨 다음, 일정 수준의 부하가 걸리도록 힘을 쓰면서 그동안 맥락을 상실했던 신체 각 부분들을 정렬시킨다. 중간항을 생략하고 말하자면 이것은 단전으로 향하는 경로를 재인식하는 것이다. 거기에 한 가지를 덧붙여 팔에 비틀림 자극을 줌으로써 기혈 순환을 유도한다. 기분이 저하될 때 매운 음식을 먹고 땀을 흘리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듯이 국부적으로 강한 자극이 전체의 순환을 이끌어 내는 방법이다. 이 대목에서는 신체적 운동 효과보다도 기분 전환으로서의 가치가 더 부각된다고 하겠다.


 1단계-두드리기. 가벼운 진동으로 몸을 일깨우는 두드리기는 언제나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이다. 구석구석 몸을 두드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현재의 몸 상태를 알게 되는 측면도 있다. ①등목: 먼저 축구심판이 옐로카드를 들었을 때의 손모양을 만든다. 검지부터 약지까지 네 손가락을 감싸 쥐고 엄지손가락을 빳빳하게 세워서 검지손가락에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팔 안쪽으로 목을 감싸듯이 손을 반대편으로 넘겨 승모근 일대를 두드린다. ②턱: 입을 반쯤 벌리고 위턱과 아래턱이 만나는 지점을 가볍게 두드린다. 아래턱이 아니라 귓구멍 앞쪽에 위치한 관절 부분이다. (이를 ‘턱 자개미’라 한다) 두드리는 주먹을 꽉 움켜쥐지 말고 손 안쪽에 약간의 공간이 남아있도록 한다. ③가슴: 주먹의 밑둥으로 쇄골뼈 밑 가슴근육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친다. 몸에 어느 정도 힘을 주면서 자신의 주먹을 받아내야 한다.
  ④겨드랑: 한쪽 팔을 위로 뻗쳐 들고 손가락 사이를 쫙 벌린다. 옆구리가 쭈욱 늘어난다. 반대편 손 검지쪽 주먹으로 겨드랑이를 두드리는데, 두드리는 팔을 깊숙이 넘겨서 오목한 부분이 아닌 등쪽으로 연결되는 부분을 친다. 들어올렸던 팔을 편 채로 천천히 내려서 마치 악수를 하듯이 앞을 향해 뻗고 동시에 겨드랑이를 두드리던 주먹이 앞으로 이동하여 뻗은 팔의 팔꿈치 직전까지 나갔다가 되돌아온다. 내렸던 팔을 다시 위로 들어올린 다음 손바닥으로 옆구리를 아래 위로 고르게 두드려 준다. 몸에서 가장 음한 부분을 열어 탁한 기운을 털어낸다는 느낌으로 한다. ⑤아랫배: 머리 위에서 주먹을 손바닥으로 감싸듯 마주친 다음 그대로 앞으로 원호를 그리면서 주먹 밑둥으로 아랫배를 가볍게 친다. 이 충격을 받아내려면 몸통을 순간적으로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106.jpg

105.jpg

104.jpg


 2단계-맞심주기. 한쪽 손바닥을 펴고 그 위에 반대편 손날을 얹어놓는다. (권총 사격자세와 흡사하다) 그런 다음 손날을 주인공으로 삼고 두 손에 서로 맞심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각도로 움직여본다. 아래로 누르다가 떠내기도 하고 반대로 베어서 당기는 흐름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두 손 사이에서 과도하게 저항을 주다보면 기운이 어깨에서 정체될 수 있으므로 적절히 힘을 조절하면서 오히려 힘의 뿌리가 되는 아랫배에 의식을 집중시킨다.

103.jpg

102.jpg

101.jpg


 3단계-팔뚝에 자극주기. 손가락 사이를 한껏 벌리고 다섯손가락에 힘을 주어 각 방향으로 곧게 뻗어나가도록 한다. 이것을 두고 뼘을 살린다고 표현한다. 그 상태로 가운데 손가락이 가슴에 꽂히도록 팔을 안쪽으로 꺾는데 이때 팔뚝이 시큰할 정도의 자극이 발생한다. 안쪽으로 비틀었던 팔을 반대방향으로 풀어내면서 손바닥으로 (가상의) 상대방의 턱을 바깥으로 밀쳐낸다. 이 때도 손목을 바짝 꺾어서 팔뚝에 긴장을 유지한다. 나가고 들어옴을 몇 번 반복하다보면 머리에 몰렸던 기운이 팔의 근육으로 옮겨가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글 사진 동영상/육장근(전통무에가)

 

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