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는 최고의 온몸 스트레칭 안광욱의 건강 걷기

평지걷기-팔흔들기(하)/안광욱 걷기교실

 

팔의 스윙과 관절 견인
 
  걸을 때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팔의 움직임은 인간의 오토매틱 운동 메커니즘인 ‘상호교대운동’본능에 의해 일어난다. 상호교대운동은 좌우, 상하, 동측, 편측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자동으로 두 팔과 두 다리, 이 네 개의 지체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정확히 앞뒤로 엇갈리도록 도와준다. 덕분에 일부러 순서를 정하거나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걷기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걷는 동안에 팔이 단지 다리의 움직임에 상응하여 저절로 흔들리는 수준에 그치고 만다면 보행에서 치유적 효과가 발생되기는 어렵다. 상호운동에 의한 상지 스윙을 이용해 어깨와 팔 전체를 견인하려면 몇 가지 조건을 더 충족하여야 한다.
 
  첫째, 원심력이 충분히 발생할 정도의 보행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임상적으로 시속 4Km 미만에서는 충분한 원심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적정 보행 속도는 약 시속 5Km 전후가 적당하며 너무 빠른 보행 속도에서도 오히려 어깨 근육의 긴장으로 인해 견인효과가 줄어든다. 둘째, 상지 전체를 완전히 이완한 상태에서 스윙해야 한다. 상지 이완을 위해서는 당연히 어깨와 팔 근육을 긴장시키는 팔꿈치 스윙자세는 피해야 하며 일부러 팔꿈치를 접지 않더라도 팔 근육이 긴장된 상태인지 수시로 관찰해야 한다. 현대인들은 의외로 팔을 늘어트린 상태에서도 어깨와 팔에 힘이 잘 안 빠지기 때문이다. 셋째, 후방 진자운동의 폭이 충분해야 한다. 후방 스윙의 정점이 높으면 팔의 자유낙하 거리가 늘어난다. 자유낙하 하는 폭이 커지면 그와 비례해서 상지관절 견인에 필요한 원심력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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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우 빠른 속보 등 비일상적인 보행을 제외하면 뒤쪽을 향한 팔의 스윙에서는 약간의 근력이 필요하지만, 반대로 몸 뒤에서 앞으로 향하는 스윙은 근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스윙 전 구간에서 근력이 필요한 시점은 손끝이 앞 쪽 스윙 최대 정점에 있을 때부터 체간 측면을 스치는 순간까지 뿐이고, 그 이후에 일어나는 움직임은 운동량(momentum)과 관성에 의해 저절로 이루어진다. 상지 관절을 견인하는 힘, 즉 원심력의 최대 발생 시기는 뒤쪽 스윙의 정점에서 팔이 지면 쪽으로 낙하하여 손끝이 체간을 지날 때다. 쉽게 말해 손끝이 몸통의 측면을 스치는 순간이다.
 
  위에서 설명한 스윙의 조건들을 맞추어 걸으면 손끝이 지면을 향할 때마다 팔에 무게감이 느껴지며 관절들이 기분 좋게 당겨지는 느낌이 든다. 이때 견인력은 각 관절마다 적절히 작용한다. 어깨 관절에는 팔 전체 무게의 견인력이, 팔꿈치 관절에는 아래 팔뚝과 손의 무게가 작용하는 견인력이, 손목관절에는 손과 손가락, 손가락 관절에는 그 다음 손가락 무게에 의한 견인력이 작용한다. 의도하지 않아도 각 관절마다 관절의 크기에 맞는 견인력이 작용하는 것이다. 오십견이나 회전근개 기능 저하 시 재활치료로 반드시 실시하는 치료가 관절 견인운동이다. 팔꿈치나 손목, 손가락 관절에 긴장과 통증이 느껴지면 자기도 모르게 팔을 쭉 펴면서 손끝을 털어내듯 흔들게 된다. 상지 전체 관절의 건강관리의 승패는 평소 보행시에 적절하게 상지 스윙을 하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팔의 스윙과 스트레칭
 
  스트레칭을 간단히 정의하면 뼈를 제외한 연조직 전체를 대상으로 한 늘이기 운동이다.  스트레칭은 그 성격에 따라 크게 둘로 나뉘는데 조직을 원하는 길이에서 유지하는 정적 스트레칭과 근육의 수축력과 반동을 이용해 관절 범위를 늘리는 동적 스트레칭이 있다. 그 중 걷기에서 취하는 스트레칭 형태는 후자로, 보행 속도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동적 스트레칭에 비해 부드럽고 은근한 것이 특징이다.
 
  스트레칭의 일반적 효과로는 긴장 이완, 관절 운동범위 증진, 부상 예방, 세포와 조직의 활성화, 순환과 신체 지각력의 증진 등 매우 다양하다. 스트레칭 운동은 연조직을 대상으로 하는 여타의 건강요법들에 비해 적용이 간편하고 단위시간 당 넓은 면적을 입체적으로 자극한다는 매우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수기 지압이나 마사지 등은 손이 접촉한 부위만의 국소적 자극에 그치고 표면에서 심부까지 동일한 자극을 주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스트레칭 운동은 각각의 부위를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동작에 따라 해당 관절을 경유하는 조직 전체에 영향이 미치며 심부에서 표면까지 균일한 자극을 줄 수 있다. 근육을 포함해 인대와 힘줄 그리고 신경과 혈관, 피부까지 총체적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이 모든 자극이 타인의 도움 없이도 일어나니 참으로 대단한 효율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렇게 저비용 고효율의 운동 방법인 스트레칭이 다른 건강법에 비해서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쉬워서’, 혹은 ‘이렇게 간단해서 운동이 되겠어?’하며 그 효과를 과소평가 하는 것이다. 고정관념을 바꿔야 한다. 시행이 쉽다는 것은 그 동작이 인간에게 꼭 필요하기에 ‘누구나’, ‘언제나’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다. 쉽다고 하여 그 가치를 가볍게 여기고 실행하지 않는 것은 흔하다는 이유로 공기와 물을 등한시 하는 것과 같다. 강조하지만 세상에 많은 것일수록 인체에 중요한 것이며 인간이 쉽게 할 수 있는 동작일수록 중요한 운동이며 건강법이다. 필자가 과거 의료기관의 치료 현장에서 오랜 세월 애지중지 갈고 닦았던 국내외의 치료 테크닉들을 모두 내려놓고 걷기 연구의 길을 걷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걷기는 앞서 설명한 관절 견인은 물론 스트레칭까지도 한 걸음에 모두 해결한다. 물론 지금의 보행 습관으로는 이러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자세를 조금 바꾸면 곧 가능해진다. 스트레칭이 이루어지려면 평상시 보행에서의 관절 가동 범위를 넘어서야 하는데, 즉 다리의 보폭이 지금보다 넓어져야 하고 팔의 스윙 각도 지금보다 커져야 한다는 것이다. 보폭을 넓히면 하지 전체와 골반이 스트레칭 되고 스윙 폭을 넓히면 상지 전체가 스트레칭 되며 보폭과 스윙 폭을 동시에 늘리면 몸 전체를 스트레칭 할 수 있다.
 
  몸 전체에 스트레칭이 일어나는 시기는 보행 단계 중 ‘입각 말기’부터 ‘동시 입각기’까지의 구간이다. 이 구간에서 보폭을 넓혀 뒷다리를 멀리, 상지 스윙을 크게 하여 뒤팔을 멀리 보내면 고관절과 견관절의 신전 각도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하지에서 시작한 스트레칭 라인이 동측 복부를 경유하여 반대 측 가슴과 손끝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 발을 내딛을 때마다 신체의 위아래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스트레칭 라인이 형성되니 두 걸음이면 X자 형태의 전신 스트레칭이 가능해진다. 이런 방식으로 100보에 50번, 1000보에 500번의 전신 스트레칭이 일어난다고 할 때, 보통의 속도(평속)로 걸었을 경우 1초 남짓에 두 걸음을 걷게 되므로 우리는 10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에 600번의 스트레칭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걷기에 의한 스트레칭은 정적 스트레칭 보다 지속 시간이 짧고 일반적 동적 스트레칭보다는 강도가 약하므로 이를 아쉽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별도의 운동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되고, 특별한 도구나 장소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 매일 무한히 반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약간의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으므로, 결과적으로 걷기를 제일 효과적인 스트레칭법으로 정의하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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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신 스트레칭을 위해 어깨와 고관절의 신전각을 평소보다 크게 할 때에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는 개인마다 다르다. 현재의 상태를 반드시 고려해야 부상의 위험 없이 점진적으로 관절과 조직들을 스트레칭 할 수 있다. 자신의 어깨관절과 고관절이 어느 정도의 스윙 각과 보폭에서 스트레칭이 일어나는지를 먼저 확인한 뒤에 이 기준점에 도달하도록 팔다리를 멀리 뻗으며 보행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을 위한 적절한 보폭과 스윙 각도 확인법
 
 ▷ 적정 보폭 확인
 ① 전신거울을 옆으로 보고 선다.
 ② 상체를 수직으로 세우고 발끝을 11자로 하여 양발을 모은다.
 ③ 골반 앞쪽 서혜부에 손바닥을 가볍게 댄다.
 ④ 손을 댄 쪽 다리를 뒤로 하여 서 보폭을 전후로 조금씩 늘린다.
 ⑤ 손을 대고 있는 서혜부에 가벼운 정도의 스트레칭 자극이 오기 시작한 시점의 보폭을 거울을 통해 확인한다.
 
 보폭 사진.jpg » 적절한 보폭을 확인하는 방법
  
 ▷ 적정 후방 스윙 각도 확인
 ① 전신거울을 옆으로 보고 선다.
 ② 차렷 자세에서 한쪽 손바닥으로 반대쪽의 위쪽 가슴을 가볍게 댄다.
 ③ 손바닥을 댄 가슴 쪽의 팔의 팔꿈치를 곧게 펴고 어깨를 점점 뒤로 신전시켜 올린다.
 ④ 손을 대고 있는 가슴과 위팔 앞쪽에 가벼운 정도의 스트레칭 자극이 오기 시작한 시점의 스윙 각도를 거울을 통해 확인한다.
 
 스윙.jpg » 적절한 스윙 각도
 
  위의 방법으로 찾은 보폭과 후방 스윙 각도는 기존 관절과 조직이 긴장 상태에 있다는 전제에서 구해진 값이다. 따라서 꾸준한 걷기 훈련으로 관절과 조직이 유연해지면 스트레칭의 효과는 점차 감소하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보폭과 스윙 각을 늘려가야 스트레칭 효과가 유지된다. 임상적으로 대략 3개월을 기준으로 조금씩 보폭과 스윙 각도를 늘려 가면 부작용 없이 사지관절을 포함한 전신의 근육을 유연하고 탄력 있게 유지할 수 있다. 걸을 때 마다 반복되는 전신 혈관의 신축 작용은 혈관 질환과 혈액 순환 기능 장애를 예방하고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꾸준히 스트레칭을 의식하고 걸으면 골반과 어깨 변형을 교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트레칭의 방향이 정확히 골반과 어깨가 변형하는 방향 패턴의 반대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한편 넓은 보폭과 큰 스윙각에 더하여 약간의 속보로 걸으면 근육의 반동과 수축력이 평소보다 증가하므로 결과적으로 기존과 비교하여 더 강력한 동적 스트레칭이 일어난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 증진뿐만 아니라 엉덩이와 가슴을 volume-up 시키는 효과도 발생하여 아름다운 체형을 유지할 수 있다. 큰 폭의 팔 후방 스윙은 관절과 조직의 스트레칭만이 아니라 상지관절 견인력을 증가시키는 방법도 되는 만큼 팔 흔들기가 가지는 가치에 대하여 알고 보행 시에 팔을 적절하게 활용하려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적절한 보행속도, 넓은 보폭과 큰 스윙은 진취적이고 거침없는 정신을 가진 이들의 보행 자세다. 반대로 두 팔과 두 발의 움직임 폭이 좁으면 좁을수록 심신이 위축된다. 특히 느린 보행속도에서 보폭과 팔의 스윙 폭이 모두 좁은 걸음 습관은 노화를 급속히 앞당기는 행위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자신과 가족의 보폭과 상지의 후방스윙각의 점검이 필요하다.
 
 
 잘못된 팔 스윙 방법

 

 
 ① 스윙이 일어나는 전체 구간 동안에 손등이 앞쪽을 향하고 있다.
 원인: 흉추 후만, 라운드 숄더
 결과: 오십견, 회전근개 긴장, 심폐기능 저하
 
 ② 스윙 전 구간에 걸쳐 스윙속도가 동일하다.(등속 스윙)
 원인: 어깨관절의 긴장, 어깨관절 및 상지 전체 스트레칭 및 관절 견인력 저하
 결과: 추진력 저하
 
 ③ 팔을 몸통에서 벌려 좌우로 휘두르듯 스윙한다.
 원인: 흉추 후만, 라운드 숄더
 결과: 보행속도 저하, 견인력 저하, 오십견, 회전근개 긴장
 
 ④ 후방 스윙 각이 커지면 팔꿈치가 굴곡 되고 팔뚝이 회내하여 손바닥이 뒤로 향한다.
 원인: 라운드 숄더
 결과: 회전근개 긴장 및 위팔근육 긴장
 
 ⑤ 후방으로의 스윙 시 어깨가 올라간다.
 원인: 어깨관절 유연성 저하, 승모근 긴장, 회전근개 수축 및 긴장
 
 ⑥ 후방으로의 스윙 시 어깨가 뒤로 젖혀지거나 몸통이 회전한다.
 원인: 복근 및 척추 기립근 등 코어근육 약화, 회전근개 긴장과 수축
 
 ⑦ 후방으로의 스윙 시 손목과 손가락의 불규칙적인 흔들림이 발생한다.
 원인: 승모근, 견갑거근에 의한 어깨부위 긴장과 수축
 
 ⑧ 전방으로의 스윙 폭이 매우 큰 반면 후방으로의 스윙 폭이 상대적으로 작다.
 원인: 대·소흉근의 긴장과 회전근개의 긴장과 수축, 위팔근육 긴장
 
 ⑨ 시속 4km 이하의 어슬렁 걸음으로 보폭과 후방 스윙 각이 매우 좁다.
 원인: 고관절 유연성 부족, 하지근 약화, 어깨관절 긴장, 코어근육 약화
 결과: 전신 스트레칭 효과 상실, 상지 견인효과 상실, 전신무력, 의욕 저하
 
 
 올바른 팔 스윙 방법

 


 ① 스윙이 일어나는 전체 구간 동안에 손바닥이 몸통을 향하고 정면에서는 엄지손톱, 후면에서는 손날이 관찰된다.
 효과: 어깨관절과 등 교정, 심폐기능 향상
 
 ② 후방으로의 스윙 속도가 빠르고 전방으로의 스윙 속도가 느리다.(변속 스윙)
 효과: 상지 스트레칭 및 견인 효과 극대화 , 추진력 향상
 
 ③ 팔이 몸통을 스치면서 정확히 전·후방으로 스윙한다.
 효과: 보행속도 증가, 어깨관절 이완효과
 
 ④ 후방으로의 스윙 각이 커져도 팔꿈치 굴곡이 없고 팔뚝이 회내되거나 손바닥이 뒤로 향하지 않는다.
 효과: 가슴 및 상지 스트레칭 효과 극대화
 
 ⑤ 후방으로의 큰 폭의 스윙 시에도 어깨가 거의 수평을 유지한다.
 효과: 어깨와 가슴 교정
 
 ⑥ 후방으로의 스윙 시 어깨와 몸통의 회전과 흔들림이 거의 없다.
 효과: 코어 근육 강화, 척추와 어깨교정
 
 ⑦ 후방으로의 스윙 시 손목과 손가락의 불규칙적인 흔들림 없이 항상 동일한 궤도를 유지한다.
 효과: 어깨관절 견인 효과 극대화
 
 ⑧ 후방으로의 스윙 폭이 전방으로의 스윙 폭과 같거나 더 크다.
 효과: 상지 스트레칭 및 견인
 
 ⑨ 시속 4~4.5km 정도의 속도로 걸으며 보폭이 넓고 뒤쪽 스윙 폭이 크다.
 효과: 부드러운 전신 스트레칭, 상지 견인, 전신 이완, 심리적 안정감 획득
 
 ⑩ 시속 5~6km의 속도로 걸으며 보폭이 넓고 뒤쪽 스윙 각이 매우 크다.
 효과: 보다 강력한 전신 스트레칭, 힙과 가슴의 volume-up에 의한 체형교정, 보행 추진력 향상, 자신감과 진취성 등 긍정적인 심리요소의 획득
 
글 사진 동영상/안광욱(안광욱 걷기 약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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