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잘 오르면 강력한 치유가 온다/안광욱 건강 걷기 4 안광욱의 건강 걷기

제대로 산(언덕) 오르기


“등산을 좋아하십니까?”,  “얼마나 자주 등산을 합니까?”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하려면 등산을 어느 정도의 빈도로 해야 될까?  아마 평균 주 1회 정도라면 주위에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약간의 시간을 내기도 어려울 정도로 쳇바퀴처럼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생활 속에서 일주일에 하루를 오로지 산을 오르는데 할애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만큼 당연히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과거와 비교하면 어떨까?
 
 옛 주거지의 대부분은 산과 근접했거나 산 속에 있었다. 생존에 필요한 많은 것을 산에서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 밖을 나와 마당을 몇 걸음 벗어나는 순,간 이미 산의 계곡이나 산기슭, 산허리의 어디쯤이었다. 간혹 드물게 평지에 거주한다하여도 일을 보려면 인근의 산이나 고개 한 두개는 넘어 다녀야 했던 것이 과거의 삶이다. 어렸을 때 많이 듣던 말이 ‘산에 나무하러 또는 나물 캐러 간다.’이고 산 고개 한 두개 넘어야 하는 경우라도 표현은 그냥 ‘장에 또는 읍내에 간다.’일 뿐이었다. ‘등산’은 최근에 사용되기 시작한 단어이다. 일상의 삶과 하나였던 산이 서서히 생활공간과 분리되면서 부르게 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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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가파른 언덕과 산 고개(嶺), 즉 현대인들이 등산이라 말할 수 있는 지형을 걷는 일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우리 발의 구조와 기능은 당연히 그에 적합하게 진화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강한 발목관절과 하지 근육, 요철이 산재한 지면에 안정하게 착지하기 위한 2개의 종 아치와 1개의 횡 아치 등 3개의 강력한 발바닥 아치가 그것이다. 이것은 과거에는 전혀 특별할 것 없는 모두가 다 갖추고 있는 필수 능력이었다. 발은 지금의 잘 다듬어진 평탄한 지면을 걷기 위해 설계된 것이 절대 아니다. 잘 닦여진 평지 위주의 포장도로는 선명한 발의 아치와 하지의 강력한 관절과 근육을 회복할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능력의 10%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걱정할 일이 우리 뇌에만 해당 되는 일이 아닌 것이다. 수백만 년 동안 걸쳐 인류가 지속적인 노력으로 이미 갖춰 놓은 발의 능력을 유지, 활용 하려면 지금보다 아주 많이 산과 친해 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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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오르기’라도 매연이 지배하는 도시의 언덕보다 산을 찾아야하는 것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숲’이 있기 때문이다. 숲의 나무는 인간의 대사 찌꺼기들을 흡수하는 대신 인간의 생명과 건강유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산소를 무한으로 방출한다. 수천수만 종의 식물이 어우러져 뿜어내는 피톤치드와 아로마(식물성 방향 치료성분)는 산이 제공하는 천연의 심신 치료제다. 이것이 인간에게 등산이 단순한 개인적 취향이나 선택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등산을 하는 동안 우리 몸은 소중한 숲의 선물들을 몸 안에 가득 채우고 체내 유해 가스들을 몸 밖으로 가능한 많이 배출하기 위해서 스스로 호흡을 변화시키는 지혜를 발휘한다.  가슴뿐 아니라 거의 몸 전체를 이용해 숨을 깊이 몰아쉬고 내쉬는 역동적이고 거친 호흡!  이는 몸이 스스로 필요에 의한 현명한 전략적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피하지 말고 즐겨야 할 것이다. 하지만 계단 훈련 시에는 숨이 턱에 찰 정도의 강도는 피하는 것이 좋다. 산에는 있는 숲이 아파트 계단에는 없기 때문이다. 주 1회 등산도 부족하다. 7일 간의 매우 이상하고 왜곡된 보행에서 고작 반나절의 탈출일 뿐이다. 발을 본연의 발답게 만듦과 동시에 온몸에 생기를 충만케 하고 몸과 마음을 온전히 정화시키는 걷기! 우리에겐 연례행사가 아닌 ‘생활 등산’이 필요하다.
 
 올바른 자세의 등산은 강력한 치유행위다. 치유적 등산은 완등이라는 결과보다는 오르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더 빨리, 더 높이 산을 오르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한발 한발 올바른 자세로 걸음을 옮기다 보면 정상이 쉽게 눈앞에 다가오는 느낄 것이다. 산은 악산(바위산) 보다는 육산(흙산)이 좋으며 능선이 반복되고 중간 정도에 클라이맥스가 있는 것이 오르기에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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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덕을 올바르게 오르는 방법은 먼저 소개된 ‘계단 오르기’ 방법과 거의 동일하여 계단 오르기가 이미 체득된 독자라면 매우 쉽다고 느껴질 수 있다. 약간의 차이점을 설명하면 계단은 높이가 정해져 있어 보폭을 조절할 수 없지만 언덕을 오를 때는 보폭을 임의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산의 고도와 이동거리, 신체 능력 등 필요에 따라 보폭의 자유로운 조정이 가능하다. 또 올바른 계단 오르기는 발의 앞부분만으로 균형을 잡아야 하는 반면, 언덕 오르기에서는 발바닥 전체로 체중을 지지하므로 균형 유지 측면에서 계단보다 훨씬 안정감이 있고 편안하다.
 
 올바른 산 오르기는 계단 오르기와 같이 체형을 단기간에 바로 잡는 효과가 있으며 특히 뒷모습이 더 아름다운 특징이 있다. 산을 오를 때 자신의 뒤태 매력이 뒤따라 올라오는 등산객에게 전달됐다면 올바른 산 오르기 기술이 어느 정도 성취된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뒤에 오던 등산객이 자신의 옆을 무심히 지나쳐 간다면 올바른 걷기에 실패한 증거이다. 아름다운 뒤태의 주인공 얼굴을 확인하지 않고 그냥 지나쳐 가는 것은 인간의 본능상 어렵기 때문이다.
  
 잘못된 산(언덕) 오르기 자세는 다음과 같다.
 
 1. 상체와 고개를 과도하게 앞으로 숙인다.
 2. 등과 어깨가 굽고 상지의 운동(전후 스윙)이 전혀 없다.
 3. 뒤꿈치가 지면에서 들린 채로 발의 앞쪽에 체중이 실린다.
 4. 양발 간격이 넓게 벌어지고 양발 끝이 ‘팔자’ 형태로 바깥쪽을 향한다.
 5. 무릎관절을 곧게 신전시키는 단계가 없고 전 구간을 무릎이 굴곡 된 채로 산을 오른다.
 6. 산의 높낮이 정도와 산행 소요시간과 관계없이 보폭과 보행속도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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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된 자세로 산(언덕)을 오를 때 발생하는 문제들은 많다.
 
 1. 평지에서는 괜찮은데 산을 오를 때면 무릎, 고관절, 허리 등이 아프다.
 2. 산을 조금만 올라도 다리 근육이 피로하고 등산 후 근육통이 오랜 기간 지속된다.
 3. 산을 오를수록 어깨와 목근육의 긴장이 심해지고 손이 붓는다.
 4. 산을 오를 때 자주 현기증이나 두통이 발생한다.
 5. 산을 조금만 올라가도 호흡이 심하게 가쁘다.
 6. 등산을 중도 포기하거나 중간에 쉬는 횟수와 시간이 길다.

 


 
 제대로 산(언덕) 오르기의 방법을 보자.
 
 1. 중심을 앞으로 기울인다.(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전환 /추진력 발생)
 2. 체중을 뒷다리로 지지한 상태에서 앞발은 발목을 이완한 상태로 발끝이 지면을 향하게 한다.
 (발끝부터 뒤꿈치까지 앞발의 점진적 착지 / 앞무릎에 발생할 충격 감소)
 3. 체중의 전방 이동 시 엉덩이가 뒤로 돌출하지 않도록 앞으로 살짝 당긴다.(애플 힙과 허리 S라인 형성)
 4. 뒤쪽 다리 무릎을 곧게 펴 다리와 상체를 일직선상에 정렬시킨다.(무릎관절의 안정성 확보 / 무릎 신전 근과 굴곡 근의 피로 감소)
 5. 무릎을 폄과 동시에 발뒤꿈치를 아래로 내려 지면에 밀착시킨다. (마찰력 증가에 의한 안정성 확보 / 평소 굳고 짧아진 장딴지근육의 이완과 신장)
 6. 가슴을 활짝 열고 팔을 뒤로 힘차게 흔든다.(폐활량증가/가슴근육 탄력증강/어깨관절 견인 운동/ 상지 혈관 신축성 증진)
 7. 고개를 아래로 많이 숙이지 않는다.(요통예방 / 앞발의 충격 감소 / 심호흡을 위한 기도 확보)
 8. 산을 오르는 시간이 길거나 경사가 가파를 때는 상대적으로 보폭과 보행속도를 늦추며 팔은 더 크게 뒤로 흔든다.(추진력 증가 / 하지 근력 소모 최소화 / 산소 소비량 최소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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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로 산(언덕) 오르기의 효과를 보자.
 
 1. 제대로 계단을 오를 때에 나타나는 효과를 모두 포함하여
 2. 평소에는 도저히 엄두를 내지 못하던 산을 평생 처음 정상까지 올라간다.
 3. 천천히 산을 오르는 느낌인데도 앞선 등산객을 쉽게 추월한다.
 4. 평소 중간에 몇 번은 쉬어야 올라가던 산을 한 번도 쉬지 않고 정상까지 올라간다.
 5. 등산 후에 항상 발생했던 하지 근육통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6. 산을 오르는 동안 호흡이 심하게 가뿐 느낌을 받지 않는다.
 7. 장시간 등산에도 피로감이 거의 없으며 산행을 할수록 오히려 정신이 점점 맑아지고 에너지가 충전된다.
 8. 주 2회, 매회 5시간 이상 등산 시 2~3개월 후부터 평소 갖고 있던 만성(성인)질환 또는 증상들이 전체적으로 개선되거나 사라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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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사진 동영상/안광욱 (안광욱 걷기 약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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