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팔단금으로 찾은 건강(1)/무팔단금 1 무팔단금

무팔단금으로 건강을 되찾기까지(1)/백오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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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적부터 무술이나 기수련, 불화(佛畵)에 관심이 많았었다. 이와 관련된 영화나 서적을 탐독하였고, 불화를 스스로 그리곤 하였다. 살아오면서 무술인, 기인, 기수련(호흡수련)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으나, 그들이 하는 것이 마음에 와 닿지 않아서인지 끈기가 없어서인지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었고 배워도 작심삼일이었다.

7세 때 걸승(일주일에 한 번씩 동네를 돌며 시주받아가던 승)이 집에 찾아와서 부모님에게 말하길 “저 아이는 불문과 인연이 있으니, 일찍이 불가에 보내라. 그렇지 않으면 필시 입산수도할 것이다. 만약 이도저도 아니라면 필시 큰일을 저지를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 곁에서 나도 들은 얘기이므로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부모님은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으셨다. ( 집에서 불화를 자주 그렸는데, 이것이 조짐임을 알았다. 과연 96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모두 고향을 떠났는데, 내가 살던 집이 지금은 절로 변해 있다) 

 

8세 때부터 선친께서 저녁마다 나를 앉혀놓고 신비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대개 한자, 역학, 천문, 풍수, 예언(비기), 동학 등에 관한 것이었다. 이것이 고 1때까지 이어졌고, 자연스레 그런 것에 눈을 뜨게 되었다. 집안사정으로 대학을 포기하려다가 장학금을 탈 수 있는 학교를 골라서 지방대에 들어갔다. 

 

20대에 주역에 평생을 바칠 것을 결심하고 스스로 주역에 입문하였다. 당시에 주역을 가르치는 곳이 없었다. 선생을 만나지 못하여 관련 서적을 사서 독학하였다. 재학 중에 군입대하고 훈련소에서 그림으로 차출되어 그림 그리는 일을 하였다. 군대에서 짬이 날 때마다 주역을 읽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다들 취업준비에 바쁘고 또 취직하는데 나만 홀로 3천년전 고서(주역)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문득 뒤돌아보니,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그래도 아주 친한 친구 둘이 있었기에 의지가 되었다. 그러나 한 친구(축산업)는 군대 가서 죽고 한 친구(가수)는 자살했다. 그리고 그들의 명이 거기서 다함이 이미 정해져 있음을 알고 사주공부에 몰두하기도 하였다. 절친 둘을 잃고 세상사 허무함을 느끼고 삶의 재미를 느끼지 못하였다. 친구를 만나도 대화가 통하지 않았고, 점차 사이가 소원해졌다. 결국 외톨이가 되었다. 외로울수록 더욱 더 주역에 매달렸다. 

 

2006년 몸이 비대해지면서 건강이 나빠졌다. 온갖 병마가 찾아왔다. 몸에 좋다는 약을 다 먹어도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그 부작용으로 고생하였다. 제일 좋은 약은 운동이라는 사실을 알고 운동을 배우고자 하였다. 헬스 같은 운동은 성격상 맞지 않고, 소시적부터 하고 싶었던 무술이나 기수련(기공체조, 호흡수련)을 하기로 하였다. 팔극권, 태극권, 공수도, 택견, 불무도, 태권도 등의 무술과 각종 호흡수련 등을 기웃거렸으나, 맘에 와 닳지 않았다. 배워도 며칠 하고 포기하였고, 체력이 따라주지 않았다. 기체조(기공)를 배우려고 여기저기 찾아다녔는데, 영 신뢰가 가지 않았다. (자기가 막 만들어서 하고, 또 공법이 조잡해 보였으며, 자기가 하는 것이 굉장한 공법인양 과장해서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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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은 꽤 오랫동안 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하여 그만두었다. 무술 같은 것은 나이가 들어서 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기체조를 배우기로 하였다. 서적과 온라인 영상을 통하여 중국의 3대 기체조(도인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금희, 팔단금, 역근경. 이는 오랜 세월에 걸쳐 그 효과가 입증된 것들이라고 하였다. 이걸 배우자 하는 생각에 스승을 찾아보았으나 왠지 국민체조나 요가 동작 같은 것이어서 느낌이 없었다. 각종 동영상을 봐도 각양각생이고 그 행공이 조잡해서 믿기 어려웠다. 따라해보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오금희는 동물동작 흉내 내는 것인데 유치하고 어렵고 또 느낌이 없었다. 팔단금을 책을 보고 동작을 익혔고, 역근경도 책을 보고 익혔다. 중국의 3대 기체조 중에서 오금희만 빼고 나머지 둘을 마스터 하고자 마음먹었다. 제대로 가르쳐 주는 데가 없어서 혼자 책을 통해서 수련하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고, 하면서도 항상 석연치 않았다. 그러던 중 건강은 더욱 악화되었다. 


2009년 여름 지인(68세)이 한 분을 소개해서 같이 식사는 하게 되었는데, 그분 나이가 70이라 했다. 말라서 약해 보였으나 행동거지가 남달리 민첩하고 오래 걸어도 조금도 피곤함이 없었으며, 다들 다리 아프다고 앉아 있는데도 혼자 서 계셨다. 여럿이 함께 경사가 급한 산을 오르는데, 뛰어서 오르고 또 뛰어서 내려가셨다. 그리고 힘든 기색이 전혀 없었다. 다른 이들은 모두 녹다운 상태. 몸이 경쾌하신데 무슨 비결이라도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무팔단금을 오랫동안 수련하였다고 하였다. 팔단금은 알고 있고 또 나름대로 하고 있었으나, 무팔단금은 처음 들어보는 것이었다. 내가 배울 수 있느냐고 했더니, 흔쾌히 가르쳐 주신다고 하였다. 시범을 보이셨는데 갑자기 가슴이 뛰면서 바로 저거다 내개 찻던 것이 바로 이거다 하고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이때부터 나의 무팔단금 수련은 시작되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오셔서 나에게 그것을 가르쳐 주셨다. 일주일에 한 동작만 배웠다. 공부가 끝나면 늘 나에게 밥을 사주셨다. 내가 사려하면 극구 사양하였다. 사부님은 늘 베풀기만 하시고 일체의 접대나 돈을 받지 않으셨다. 일주일에 한 동작 배우면 다음 주에 만날 때까지 그 동작을 완벽하게 익혔다. 처음에는 동작이 간단해서 쉬워보였는데, 하면 할수록 만만치 않음을 느꼈다. 그리고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굳어진 몸을 뒤틀고 젖히다 보니 몸에 무리가 와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거나 약을 먹기도 하였다. 또 인대가 손상되어 고생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그동안 워낙 운동을 안해서 그런 것임. 동작을 마스터 하고 나서 호흡법을 배웠다. 사부님 당부는 다름아닌 선인에게 가르치고 악인에게 전하지 말라였다. 사람이 아니면 전하지 말라[非人不傳]이다. 


일체의 음료수(캔, 병)를 드시지 않으셨고 또 먹지 말라 했다. 아침엔 밥을 안드시고 콩만 드셨다. 중식 석식도 소식하셨다. 담배는 많이 태우셨다. 2010년부터 3년 동안 이 공부에 전심전력하기로 하고는 용맹전진하였다. 기초체력이 약해서 먼저 기초체력을 기르기 위하여 푸삽, 의자오르내리기, 구보 등을 병행하였다. 무팔단금은 많이 한다고 해도 하루 세 번이다. 그런데 나는 하루에 30회 이상을 수련하였다. 무리해서 지쳐 쓰러진적도 많았다. 그러나 점차 살이 빠지고 키 166cm에 80kg였는데, 집중수련한지 3개월만에 10kg이 빠지고 6개월 뒤에는 66kg이 되었다. 무팔단금의 동작을 완전히 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함을 알았다. 동작을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몸이 말을 듣지 않기 때문이다. 동작이 완전히 몸에 붙기 까지 8개월이 걸렸다. 8개월 뒤에 몸은 가벼워지고 몸이 가벼워지니 정신이 맑아졌다. 정신이 맑아지니 생각도 긍정적으로 하게 되고 산만함이 없어지고 집중력이 좋아져서 두꺼운 책을 쉬지 않고 순식간에 읽을 수 있는 근기도 생겼다. 몸이 건강해짐은 물론 기력이 증진되니까 자신감도 생겨서 일에 대한 열정이 증가되었다. 몸이 건강해지면 정신이 맑아진다. 정신이 맑아지면 생각도 잡란하지 않다. 잡란하지 않으면 외물에 흔들림이 없다. 흔들린다 해도 바람이 다하면 본래의 자리에 선다. 흔들림이 없으면 하나에 집중할 수 있다. 하나에 집중하면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글 백오 

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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